요즘 자주 병고와 부고를 듣습니다. 저와 주변인들이 노쇠해지고 주님께 안기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24년 7월 28일 주일에 본가 올케의 삼우 미사를 봉헌하였는데. 같은 날 새벽 3시경 백주간을 같이하는 자매님의 딸 이현진 마리아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부고를 받았습니다. 허리가 아프다고 하더니 동네 병원을 거쳐 큰 병원에 가보니 암이고 전이까지 되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말씀 한마디로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이 움직이시면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으리란 희망으로 마음 합해 기도했건만…. 현진 마리아는 올해 마흔두 살입니다. 작년 11월 겨울에 결혼하였고 사회에서 촉망받는 전문 여성이고 교회에서도 성실한 반주 봉사로 칭송받는 젊은이였건만…. 두 달여 의료기술과 하느님 은총의 기적을 바라며 병구완을 하신 어머니의 헌신, 아빠의 사랑, 젊은 신랑의 애통해하는 모습에 참으로 가슴 아팠습니다.
연도로 장례미사와 장지까지 수행하면서 극도의 고통을 겪는 유가족을 위로할 수 있는 것이 기도와 아픈 길 동행뿐임을 안타까워합니다. 다는 알 수 없는 인생과 인간의 존재와 사건을 직면하며 나의 하느님 앞에 그저 황망할 따름입니다만 병으로 세상에서 극심한 고통을 계속 겪는 것은 본인도 하느님도 가족도 바랄 일이 아닐 것입니다.
현진 마리아가 1,000도를 넘은 뜨거운 열로 태워지는 동안 남은 자들은 또 밥을 먹고 또 때맞춰 예절을 하고…. 이것은 아직 산 자의 사명이겠지요? 인천 화장터 장면, 엄청난 분들이 돌아갔고 엄청난 인파가 마지막 예절을 하더군요. 죽는 사람이 참으로 많고 죽음이 참으로 가까이 있음을 실감합니다. 삶처럼 죽음도 성사라고 배웠고 그것이 틀림없다고 확신하지만 그럼에도 병고로 고생하는 분들과 고통스러운 그리고 때 이른 죽음에 한동안 마음 아픔을 간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주님 현진 마리아가 당신의 넓은 품 안에 아픔 없이 즐기게 하시고, 남은 유가족이 속히 슬픔과 아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