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연구방법론 제 4강
장소 :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
일시 : 2007년 2월 16일 오후 7시-9시 30분
강의내용 : 고구려고분벽화
강사 : 경주박물관장, 이화여대 교수 역임
2000년 정년퇴임 후 대학으로 갔다. 그 이전과 이후의 연구가 다르다. 이전 것이 재미는 없지만, 이전 것도 가치가 있다고 본다. 미술사를 해석하는 차원이 달라졌다.
최근에 발견한 미술사의 원리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와 서양미술에도 적용된다. 현재 하고 있는 학문이 보편성을 띠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중국의 기와는 전국과 진을 거쳐 한 대에 최성기를 이루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삼국과 통일신라에 와서 꽃을 피운다.
기와에 있는 문양을 구름무늬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기와문양을 보고 천상의 건물을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일본학자의 설)하는데, 사실은 기를 표현한 것이다.
그리스에 갔다. 나는 외국을 갈 때 미리 답사공부를 안하고 간다. 지식이 보는 것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책도 보지 않고 모르는 상태로 간다. 그리고 학생들과 답사 갈 때도 어디 가는지 이야기를 안 한다.
그리스에 가니 기와가 있었다. 기와의 무늬가 읽혀졌다. 옛날 사람들의 생각이나 근본은 우리와 같은데, 표현기법이 다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은 다른 표현방법을 보고 동서양을 다른 것으로 본다. 그런데 근본은 같았다.
아시아와 유럽미술은 다르다. 그러나 근본은 같다.
세계사는 있지만, 세계미술사는 없다. 처음으로 세계미술사라는 말을 써보았다.
무엇을 하든 준비가 되어야 한다. 고전의 독서, 여행, 교양이 미술사를 연구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론이 된다. 수준을 높이는 것이 소중한 방법론이 된다. 미술사가들은 자기의 수준은 낮은데, 서양의 대학자의 글을 말하여 대단하게 보지만, 사실은 지식으로 아는 것일 뿐이다. 미술사가는 죽을 때까지 닦아 나가야 하는 수행자가 되어야 한다.
석굴암 불상을 연구하려면 8세기 중엽의 신라를 알아야 한다. 그것들은 모두 사상, 종교, 미술이 뛰어날 때 나온 것이다. 내 자신이 그만큼 높은 수준에 이르러야 예술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 당시의 사람이 되어야 그 때의 작품을 읽을 수 있다. 추체험.
금강경을 반복해서 읽고 있다. 볼 때마다 다르다. 노자, 장자 같은 것도 한번 읽어서 되는게 아니다. 볼 때마다 해석이 달라진다.
혜능의 육조단경을 비로자나불에 관한 논문을 쓸 때 관련대목에 인용한 적이 있다. 그러나, 옛과 지금의 관점이 다르다. 노력을 해가는 동안에 사물과 예술작품이 바르게 보인다. 교양을 높이는 과정에서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보고 봤다하면 안 된다.
자기의 상태를 높여가는 그것이 모든 학문에서 중요하다. 그것은 최고의 방법론이다. 그래서 음악을 듣고 여행도 다니는데, 모두 자기를 높이기 위함이다.
고구려 벽화를 보러 갈수는 없고 하여 책을 보고 느끼려고 했다. 이를 공부하면서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게 되었다.
자기가 공부를 해야 남의 학설에 대해 옳고 그른지를 분별할 수 있다. 끊임없는 검증이 필요하다. 자기수준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덕흥리 고분벽화(408)는 북한에서 새로 발견한 것이다. 묵서명에 편년이 나온다.
덕흥리 벽화에 중국 한 대의 요소가 많다. 왜 한 대의 요소가 많은가? 그것은 고구려 문화가 낙랑문화와 관계에서 풀어야 한다. 낙랑은 333?년에 망한다. 광개토왕비와 한 대 서예와의 관계도 낙랑과의 관계 속에서 풀 수 있다고 본다. 광개토왕비가 제작될 당시 중국에서는 이미 해서가 성행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광개토왕비는 몇백년전에 한 대에서 성행했던 예서를 그대로 쓰고 있다.
안악에서 낙랑시대의 고분들이 많이 나왔다. 수천개의 고분이 삽시간에 발견되었다. 북한은 낙랑을 한국사에서 제거하려고 한다. 그래서 뭐가 나온지 모른다. 고구려에 한 대벽화가 많은 것은 낙랑의 문화와 관련이 있을 것이며, 낙랑이 망한 뒤 한 대 사람이 흩어져 경주에 까지 확산되었다는 것이 삼국유사에 기록되어져 있다. 고고학에서는 삼국시대의 토기에 낙랑의 영향이 많다고 한다.
평양에서 나오는 낙랑의 유물은 대단하다. 낙랑을 공부해야 고구려 고분벽화와 고구려 고분벽화의 한 대적인 요소를 알게 된다.
미술사는 어려운 학문이다. 작품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 돈, 여행, 사상, 문학 등. 그래서 특히 미술사가 어렵다.
학진의 연구비를 받으면 2년 내에 논문을 써야 한다. 그러나, 논문은 경우에 따라서는 10년 20년이 걸릴수도 있다. 2년내에 논문을 쓰는것은 어렵다. 그래서 짜깁기 표절이 유행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처럼 짜깁기와 표절이 많은 나라도 없다. 대학교수가 이러한 문제에 걸려들면 관행이라고 말한다. 우리사회의 위험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는 심성이 파괴된다.
마왕퇴 한묘에는 기표현이 많다. 관에도 기가 폭발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러한 것이 우리나라에 온다. 늦게 왔지만, 고구려는 나름대로 기의 표현을 형성했고 기표현의 완성을 보았다.
우리나라 사람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서 모방했다. 현재 중국의 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한국을 무시한다. 그러나, 중국, 한국, 일본의 미술사에서 발전적 양상을 볼 때가 많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발전 완성된 것이 많다. 우리 것이 일본에 가서 완성을 보기도 한다.
그의 가장 좋은 예가 성덕대왕신종이다. 이러한 것은 중국에 없다. 신라에 들어가 조형적인 완성을 본 것이다.
밀교는 중국에서 일어나 일본에서 완성된다.
80년대만 하더라도 성덕대왕신종, 석굴암, 불국사에 대한 논문이 없었다. 가이드 정도의 글만 있었다.
자기가 준비되어야 강의가 들어온다.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선생이 아무리 중요한 이야기를 해도 안 들어온다.
문양을 공부할 때는 문양을 그려본다.
덕화리 무덤. 육각의 구조가 있어 혹시 화학과 관련이 있나 싶어서 학교에 계신 화학과 교수에게 여쭈었다. 관계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안 믿기 때문이다.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을 쓴 카프라는 물리학과 도교를 대비시키면서 글을 썼다. 그는 일본측 자료에 의존했다.
눈은 아무리 많아도 형태가 다르지만 모두 육각의 형태를 하고 있다. 벌집은 육각형이 연속되어 전개된 모양을 하고 있다. 축구의 골대망도 육각형이다.
벽화의 육각형 구조는 물의 형태이다. 물에서 생명이 탄생한다. 그것을 발견한 것은 “세기적이 대사건”이었다고 홈피에 올린 적이 있다. ?서 물이 생긴다.
사람들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알 수 없는 무늬들이 많다. 모르는 무늬를 계속 추적해야 한다. 서예를 연구할 때도 운필의 흐름과 텃치를 쫒아가 봐야 한다. 모네의 작품 또한 화가가 그린 과정을 따라가 봐야 한다. 뒤를 따라가 보는 것이다. 이것을 추체험이라 한다.
미술사를 하려면 스케치와 임서를 4,5년 해야 한다. 그래야 추체험이 가능해진다.
진파리 고분벽화의 문양을 서아시아의 영향을 받은 팔멧트와 반팔멧트로 보고 있으나 그것은 무늬의 본질을 못 읽은 것이다. 그것은 중국과 고구려에 영기의 싹이 본래 있었는데, 팔멧트와 결합한 것이다.
금강경에 부처님의 형상을 형상으로 보지 말라는 말이 나온다. 최근에 용은 용이 아니구나를 알게 되었다. 형상에 집착하면 형상에 감추어진 본질을 못 보게 된다. 이 도상을 완벽히 알면 많은 문제가 풀린다.
붉은색 팔멧트에 푸른 영기의 싹이 있고, 푸른색 팔멧트에 붉은 영기의 싹이 있다. 여기에서 점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벽화에 표현된 식물이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기문의 속성은 두 갈래로 갈라지는 것이다. 이 그림은 중국의 기표현 안에 연꽃이 결합한 것이다. 중국의 기가 더 큰 개념이고, 인도의 연꽃은 작은 개념이다. 중국의 우주관과 인도의 우주관이 결합인 것이다.
깨달음은 5년 10년 후에 올 수 있다. 이노우에 타다시의 운기화생이 20년 후에 비로소 이해되었다. 불교의 깨달음은 실천하면서, 자기 힘으로 깨달아야 한다.
두 마리의 용. 여기에서 매듭은 다시 시작하는 의미가 있다. 뎃상이 정확하다.
오회분 5호분은 조그맣지만 기가 엄청나다. 기의 폭발은 월드컵 응원에도 이어지고 있다. 핏줄이 이어져 온 것이라고 본다.
백호 강서중묘 무덤에는 영기문이 없다. 중국의 것에서 이러한 완벽한 조형이 없다. 7세기 사신도 자체에 응축되어 있다.
강서중묘의 사신도는 작지만 우아하고 아름답다.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영기표현의 발전 단계를 살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