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한 분의 불행을 확인했습니다.
이분은 약 6개월 전(금년 6월 말)에 타병원에서 위밴드수술을 받으셨는데,
금년 10월 초에 저희 병원을 방문하셨습니다.
수술 후 약 100 일간 일반식은 거의 못하시고 물종류의 음식만 가능했다고 했습니다.
밴드를 조금 조이면 아무것도 못 드시고 조금 느슨하게 하면 너무 잘 먹는 일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저를 방문하셨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밴드를 조금 느슨하게 하고 싶다고 하셨고,
기본적인 상담을 거친 후,
밴드와 식도, 위주머니의 상태를 점검해보았습니다.
일단 기본 X-ray 검사를 통해서 밴드의 각도 즉 척추뼈와 위밴드가 이루는 각도를 보면 거의 80%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척추(파란색 선)와 위밴드(빨간 화살표)가 이루는 각도가 45도 정도가 좋은데, 이분은 보시는 바와 같이 척추와 거의 90도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밴드가 미끄러진 경우입니다.
즉, 원래는 밴드의 아래에 있어야 할 위의 일부가 밴드 위쪽으로 밀려 올라와서 크게 주머니를 형성하고 그 주머니가 밴드를 아래방향으로 밀어서 밴드가 누운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처음 방문하셨을 때 이미 밴드 상태가 안 좋다고 말씀을 드리고 밴드를 느슨하게 해드렸는데,
오늘 방문하셨을 때는 상태가 조금 더 악화되었습니다.
조영제 검사를 해보았을 때,
조영제가 밴드 아래로 전혀 통과하지 못하고 위주머니에 머무르고 있고,
정상적으로는 보이지 말아야 할 위의 주름이 밴드의 상부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Anterior Band slip (전면부 밴드 미끄러짐) 의 소견입니다.
위의 사진 처럼,
밴드에 들어있던 4cc 의 식염수를 완전히 제거한 후에야 비로소 조영제가 통과하기 시작했고,
밴드의 각도도 조금은 좋아졌지만 아직도 불완전한 상태입니다.
이런 경우 정상적으로 밴드조절이 불가능하게 되어서 재수술을 받으시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수술 받은지 아직 6개월도 되지 않았는데……”
하면서 매우 걱정하는 군요.
물론 지금은 밴드를 완전히 느슨하게 한 상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음식 섭취가 가능하겠지만,
향후에 정상적으로 밴드조절이 힘들고 아마도 재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위밴드수술에 대한 관심이 상당합니다.
수술 문의나 수술건수 못지않게 의사들의 관심도 대단해서 지난 11월 26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 63회 대한외과학회 학술대회 겸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KSMBS, Korean Society for Metabolic and Bariatric Surgery) 창립 총회에 대한민국의 많은 외과의사들이 참가했습니다.
저는 그날 아침 첫 세션에서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조절형위밴드 수술법 (Laparoscopic Adjustable Gastric Banding for Minimal Morbidity)” 이라는 제목으로 저의 수술법을 동영상으로 발표했는데요.
그 동안 수많은 위밴드수술과 타병원에서 생긴 합병증 케이스를 재수술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의 노하우를 공개했습니다.
저희 병원의 마취과 원장님을 비롯해서 일부에서는 왜 벌써 노하우를 공개하느냐고 말리기도 했지만,
제 생각에는,
‘어차피 위밴드수술을 원하는 분들이 앞으로 많아질 것이고, 당연히 위밴드수술을 하는 외과의사의 수도 늘어날 것인데 가능하면 처음 하는 외과의사들도 합병증을 줄이고 제대로 된 수술을 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야 될 것 같아서, 그래야 미국, 호주 처럼 한국에서도 위밴드수술이 튼튼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정지화면을 통해서라도 더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최근에 경험이 부족한 의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위밴드수술을 해보려고 하면서 실수를 하거나 불완전한 수술로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수술 후 관리의 부실로 인해 효과가 반감되는 경우를 보면서,
‘이러다가 위밴드수술이 합병증만 많고 효과는 별로 없다고 오해 받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최선을 다해서 저의 수술법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수술이라는 것은 똑 같은 방식으로 하더라도 직접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에 따라서 상당히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각자의 개성(?)이 녹아 들기 마련이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똑 같이 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위밴드수술은 수술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수술 후의 관리가 체중감량의 성과는 물론 감량의 질(質)을 좌우하고 장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수술은 시작일 뿐이기도 합니다.
즉, 수술을 제대로 해도 수술 후 관리가 잘못되면 장단기 적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최근 어떤 병원에서는 엄청나게 싼 비용으로 위밴드수술을 하고 있는데,
밴드 미끄러짐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수술과정을 완전히 생략하고,
수술 직후 바로 밴드를 심하게 조여서 수술 후 일년간은 유동식만을 먹게 한다고 들었습니다.
살을 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이 죽만 먹고 살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수술이건 관리이건 재발 제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늘 환자(?)를 더 염려하시고 걱정해주시는 선생님은 분명 복받으실거예요~~ㅋ
전 늘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과의 짧은 유선통화 상담 후 수술을 한 것인데, 그 짧았던 대화속에서도 선생님에 대한 믿음이나 신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 수술 받은 것 진짜 행운입니다 ^^
지지난 주 언필 받고 며칠간 힘들었는데 지금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일주일 후 재방문하라 하셨는데 제가 괜히 게으른 탓에 가질 못했네요 ^^;
현재 변비만 빼면 컨디션이고 뭐고 다 제대롭니다~!
재수술꼭 받으셔서 안전한 관리꼭 시작하셨으면 좋겠네요ㅠ고통스러우셨겠어요ㅠ 병원과 수술은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우선은 안전하고 바람직한 관리가우선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몸과 마음 모두 고생하시네요~ 에고~ 지금이라도 박원장님께 정확한 말씀들으셨으니...
앞으로는 잘 풀릴거라고봐요~ 그분이 뉘신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
에고에고~
넘나 고생하셨겠어요~~
앞으로는 잘 관리받으세요
진짜 원장님같은 분 없는거같아요 . 그 수술직후 빡필해버리는 그병원 맨날 홈피에 박리다매 팝업띄워두던데 ... 대체 10cc를 한방에 넣는건 환자 죽으라는거 아닌가요 ...원장쌤처럼 원리원칙에 입각해서 수술하는 쌤들이 많질 않나봐요 . 제가 작년에 지흡함서 느낀거지만 박리다매 병원은 정말 이유가있더군요 ... 성의도없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없고 ... 날림공사죠 ... 저런수술해놓고 위밴드 수술이 대한민국에 뿌리내리길 바라는건 .. 같이 죽자는걸로 밖에 안보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