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직장의 부서별 단합대회 덕분에 양산 오봉산에서 간단하게 워밍을 하고
일찍 귀가를 하는것 까지는 좋았으나,
오랜만의 시간인데,
일기예보가 전국적인 "비"
나 원 참!
무슨 고추까루 뿌리는 겔까?
궁시렁 궁시렁.....
마누라한테 물어 본다!
일요일 드라이브나 헐까요?
맛있는 것 먹으러 갈꺼나?
돌아 오는 답변은 "초등학교 동창 친구들 모임이 있는데요..... 미안해서 우짜요? 하면서...."
베낭에 우의며, 비가 오는것에 대비한 옷가지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서
아침 일찍 눈을 떠서 혹시라도 비가 아니 온다면
시민회관으로 가야지.....
이윽고 새벽 6시에 눈을 뜨니,
햐!!!!!
탄성을 지를뻔 할 정도로 흐리긴 해도 비가 올건지 말건지 모를 정도로 날씨가 꽤나 괜찮으다.
기분 좋게 챙기고 시민회관으로 휘파람 불면서 달려간다.
전국적인 비가 온다는 예보에 가이드 산행버스가 보통때 보다는 많지가 않다.
내가 가끔씩 다니는 가이드 산행버스가 없다.
시간은 얼마 남질 않았으니,
사량도, 가야산, 매화산, 별유산..... 몇군데를 기웃 거려보니
아! 저기!
"남원 문덕봉,고리봉"이라는 현수막이 눈에 확 들어온다.
"빈자리 있어예?" 물음에
"아이코! 많이 있슴다! 어서 오세요" 답한다.
이내 출발을 하는데
빗방울이 뚜~우~덕~ 떨어지기 시작한다.
타고 보니, 이팀은 영리 가이드 산행팀이 아니다.
연령대가 대부분 50후반에서 60중반의 연배님들과 40중반에서 50중반의 여성분들이 주류를 이룬다.
아! 이게 아닌데....
출발후 2시간 지날때 까지 비는 더욱 세차게 내리고
그칠 날씨가 아닌것 같다.
버스에서 오가는 얘기에 귀를 귀울인다.
일단 도착해서 약간 비가 오면 올라가서 문덕봉에 오른후 그럭재에서 하산한 후,
뒷풀이나 거나하게 즐기거나,
비가 제법 온다면 그냥 온천으로 가서 여흥이나 즐기자는 얘기에.....
차창에 뿌옇게 끼인 서리를 죄없는 커텐으로 죽으라고 딲고 또 딲으며 니기럴.......
전라도에 다다르며 비는 거의 소강 상태로 접어들고
도로 바닥은 물이 없이 빠짝 마른 상태이다.
캬! 이럴수가...... 만세! 만만세!!!!
환호하는 나 자신에 스스로 킥킥 거리면서....
금풍저수지 옆의 삼거리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비가 개미 오줌 방울보다 작게 오는지 마는지.....
초입을 잘못 잡았는지 가시 넝쿨을 헤치며 모질게 시작을 한다.
가시넝쿨을 헤치며 반개척 산행인가? 10여분을 가다보니 마을 도로가 나온다.
마을도로를 그대로 따라 올라 와야 하는데....ㅉㅉㅉㅉ
축사를 지나서 왼쪽에 나있는 산행로를 따라 오르니
짙은 녹색의 요즈음 보기 힘든 넓은 보리밭이 나타난다.
밭을 지나서 좀 가다보니 산속에 큰 대나무밭이 나타난다.
보리밭에 대나무밭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이제는 비가 올것 같지 않다.
산행하기에 그지없이 좋은 날씨이다.
군데 군데 조망이 좋은 바위 전망대에 올라서 남원쪽에 보이는 광활한 평원과 첩첩산산을 즐기며...
1시간여 오르니 사방 조망이 확트인 멋진 암봉이 나타난다.
문덕봉 이란다.
지리산 서북능선과 주능선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지도를 놓고 어디가 어딘지 맟추어 본다.
정말 기가 막힐 정도의 아름답고 막힘없는 조망!
지리산을 조망할수 있는 전망대!
조망 좋은 곳에 앉아서 배도 채우고 조망도 하면서....
반짝이는 섬진강도 보이고...
비가 온다고 오지 못한 사람들은 아이쿠 배야!!!! ㅎㅎㅎㅎ
암봉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1시간 지난후,
그리고 그럭재(이름 참 희한타!!!)
일부 몇명만이 고리봉으로 직진을 하고 나머지는 하산을 한다.
연세가 60중반 이상은 되어 보이시는 어느 한분이신데..... 하산을 하시란다고
무척이나 아쉬워 하시던 분이시던데.....
산대장께서 얘기인즉,
저분, 오랫동안 산을 타신분 이신데
"요즘 기력이 좀 떨어 지십니다." 라며.....
나중에 하산후 본인의 처지를 탓 하시는지 깡소주를 연신 들이키는 모습에 안스럽기 까지 하더이다.
505봉, 두바리봉, 뾰쪽한 삿갓봉, 555봉을 거쳐 암릉 구간을 지나며 우뚝 솟은 암봉이 고리봉이다.
바위구간이 곳곳에 있어, 줄을 타고 내리고 오르고, 오르막 구간을 거쳐서 내리막 구간을 거치며
정말 지루할수가 없는 문덕봉에서 고리봉의 능선구간, 사방 확트인 조망!!!!
이건 정말이지, 횡재야!!!!
고리봉에는 1기의 무덤이 떡 버티고 있다.
왼쪽 급경사 구간으로 바쁘게 하산을 한다.
산대장 포함하여 총 6명이다.
잠시후 만학재에 이르고 왼쪽의 만학골로 내려선다.
물 말라버린 만학동 계곡은 촉촉한 물기로 인하여 무척이나 미끄러워서 하산객의 발목을 잡는 꼴이 된다.
어둠이 서서히 깃들기 시작하는 무렵에 계곡이 끝이나고 포장길로 접어든다.
20여분 포장길을 따라서 내려오니 전부 한잔 얼큰해져 계시다.
기존 회원님들 중에서 영계(?)에 가까운 일일회원인 나를 귀엽게 환대해 주시는 여성 부회장님 덕에
출출한 배를 돈수육에 김치 곁들여 쐬주 일배하고 나니 얼떨떨... 어리버리하다.
이팀은 항상 산행후 목욕 재계하고 저녁먹고 늦으막하니 출발한대요.
남원시내의 사우나에서 무료로 피로를 풀고 나니
옆에 계신 분께서 나 때문에 기분이 너무 좋으시다고 저녁에 반주까지 무료봉사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더이다.
매주 일요일 산행하는 팀인데,
연세가 좀 드시분들 끼리지만 정말로 건강하게 사시는 모습에 커다란 감명을 받은 하루이다.
그리고 정말 조망 끝내주는 문덕봉~고리봉 산행을 마친 내자신이 너무나 좋다!
집에 도착을 하니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이었지만 날아 갈것만 같은 하루이다!!!
첫댓글 좋은 산행 했네요 다음에 우리도 ㅇㅇ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