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바꾼 경제…인구 320명 항구마을에 생긴 60개 새 일자리© MoneyToday 코펜하겐에서 북서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덴마크 항구 토어스미네(Thorsminde). 인구 약 320명의 이 마을이 지난해 이후 세간의 이목을 모으게 된 건 인근에 들어설 덴마크 최대 해상풍력발전 단지의 운영 '허브'로 이 곳이 낙점됐기 때문이다. 발로 뛴 지자체, 덴마크 최대 해상풍력단지 운영 항만으로 '낙점' 토어스미네에서 약 20km 떨어진 바다엔 토르(Thor)라는 이름의 약 1기가와트(GW)급 해상풍력단지가 2027년 이전 가동을 목표로 들어선다. 덴마크 정부가 2030년까지 짓기로 한 대형 해상풍력 발전단지 중 첫 프로젝트다. 2021년 말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독일 에너지 기업 RWE가 지난해 4월 토어스미네를 토르 프로젝트 운영 및 유지보수(O&M) 항만으로 낙점했다. 약 30년간 풍력터빈의 유지보수를 위해 필요한 항만 서비스들이 2026년께부터 이 곳을 통해 이뤄진다. 이에 앞서 RWE는 해상풍력 단지 건설을 위한 기지 설립이나 측량작업도 토어스미네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인구 수 기준으로 작은 마을인 토어스미네가 인근 지역에서 특히 각광을 받는 대목은 지방자치단체가 해상풍력 개발기업과 적극적으로 협업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동력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마을 이름에서 프로젝트 이름을 빌려올 만큼 지리적으로 가까운 항구라는 게 큰 이유였지만 O&M 항만으로 낙점된 게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시 단위가 아닌 작은 항구라는 한계도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토어스미네 항구와 토어스미네를 관할하는 홀스테브로 지방자치단체(Municipality)로부터 해상풍력 프로젝트와 지역사회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토어스미네는 1967년 어업용 항구로 건설됐다. 그러나 어업용 선박이 대형화하고 어업이 쇠퇴하면서 어선 수가 급감했다. 1980년대 최대 100척에 육박하던 어선이 현재는 15척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항구의 빈 면적도 늘어났다.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토르스미네 항만 이사회는 항구의 이 빈 공간을 풍력 전용 항구로 개발하자는 전략을 세웠다. 전략 이행은 꼼꼼히 이뤄졌다. 약 4년 전부터 풍력 산업용 항구 건설을 목표로 항구의 오래된 빈 건물을 매입해 이 중 일부를 새 사무실과 창고로 전환했다. 부두에 위치한 어류 경매장도 현대식 건물로 개조해 풍력산업을 위한 무료 창고로 전환했다. 현재는 항구 면적의 절반 이상이 풍력산업을 위해 운영된다. 동시에 이 항구의 정체성과 밀접한 어업을 위한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어업과 해상풍력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이다.2020년 덴마크 에너지청이 토르 프로젝트 입찰을 시작하자 유력 해상풍력 개발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시작했다. 토어스미네 항구 측은 홀스테브로 당국과 함께 '귀하의 풍력 프로젝트에 전념합니다'라는 안내서를 만들어 개발사들을 먼저 찾아갔다. 안내서에는 토어스미네에 O&M 기지를 설립할 때의 이점들을 요약했다. SNS와 미디어를 통한 홍보에도 공을 들였다. 이듬해 RWE가 프로젝트의 낙찰 업체로 결정되자 미리 준비된 내용을 토대로 양측이 원활히 소통했다. RWE는 낙찰 후 약 4개월 만에 토어스미네를 O&M 항만으로 선택했다.
'바람'이 바꾼 경제…인구 320명 항구마을에 생긴 60개 새 일자리© MoneyToday
인구 320명 마을에 만들어지는 60개의 일자리
리셋 쇤더비 토어스미네 항구 책임자는 머니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는 작은 항구라는 한계를 인식하고 있지만, 반대로 매우 유연하고 고객에게 헌신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고 했다. 올해 여름 풍력발전 단지 건설을 목적으로 이 곳에 올 선원들의 선박 환승을 위해 항만 유역 수심을 높이는 등의 '맞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가 마을에 불어넣을 경제적 활력을 기대한 주민들의 지원도 있었다. 홀스테브로 지자체의 안데르스 데벨 기술 및 환경담당 이사는 "토르 프로젝트가 결정될 때부터 주민들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 기존 ·신규 사업체의 매출 및 거래 증가, 외부 인구의 토어스미네 정착률 증가 등 지역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에 초점을 맞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해상풍력 단지가 들어서며 토어스미네에는 약 60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장기적으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현재 토어스미네의 어업 관련 일자리가 약 40개인데, 단번에 이를 뛰어 넘는 규모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외부에서 이곳으로 이주할 프로젝트 관련 직원이다. 이 직원들이 숙소와 교통편을 이용하고, 쇼핑이나 외식을 하며, 현지에서 자재를 구매하고 보관하면 지역경제 활성화로 직결된다. 쇤더비 책임자는 "주민 대다수가 60세 이상인 이 곳에서 60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지역 당국은 토어스미네를 해상풍력과 관광기반 항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쇤더비 책임자는 "토어스미네 항구는 향후 북해의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매우 매력적인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해상풍력 항구로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했다.
어업이 활발했던 예전 보다 더 북적이는 마을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다. 데벨 이사는 "토어스미네에서 어업과 수산물 가공 등 연관 산업이 활발히 운영되던 때엔 인구가 지금 보다 3배 더 많았다"며 "이제는 해상풍력과 관광을 기반으로 마을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지자체 전체 에너지 산업의 발전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표했다. 그는 토르스민데가 O&M 항구로 낙점된 걸 계기로 "홀스테브로의 다른 여러 에너지 프로젝트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이끄는 지자체로서의 입지를 더 강화할 것"이라 했다.
'바람'이 바꾼 경제…인구 320명 항구마을에 생긴 60개 새 일자리© MoneyToday
코펜하겐(덴마크)=권다희 기자별 스토리 • 11시간 전
'바람'이 바꾼 경제…인구 320명 항구마을에 생긴 60개 새 일자리© MoneyToday
코펜하겐에서 북서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덴마크 항구 토어스미네(Thorsminde). 인구 약 320명의 이 마을이 지난해 이후 세간의 이목을 모으게 된 건 인근에 들어설 덴마크 최대 해상풍력발전 단지의 운영 '허브'로 이 곳이 낙점됐기 때문이다. 발로 뛴 지자체, 덴마크 최대 해상풍력단지 운영 항만으로 '낙점' 토어스미네에서 약 20km 떨어진 바다엔 토르(Thor)라는 이름의 약 1기가와트(GW)급 해상풍력단지가 2027년 이전 가동을 목표로 들어선다. 덴마크 정부가 2030년까지 짓기로 한 대형 해상풍력 발전단지 중 첫 프로젝트다. 2021년 말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독일 에너지 기업 RWE가 지난해 4월 토어스미네를 토르 프로젝트 운영 및 유지보수(O&M) 항만으로 낙점했다. 약 30년간 풍력터빈의 유지보수를 위해 필요한 항만 서비스들이 2026년께부터 이 곳을 통해 이뤄진다. 이에 앞서 RWE는 해상풍력 단지 건설을 위한 기지 설립이나 측량작업도 토어스미네에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