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도 작년과 똑 같은 밥상에 똑같은 반찬만 먹을 것인가?
“홍천-인-양-화-철원”선출직들의 선택, “국민노릇, 유권자의 몫”
새누리당 균열로 올해 대선과 내년 지방선거의 선거지형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황영철 국회의원(홍천-인제-양구-화천-철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기존 새누리당의 지역구는 철원출신의 한기호 전의원이 맡을 공산이 크다. 홍천을 제외한 전 지역이 한기호 전, 의원의 지역구였고 오히려 20대 총선서 갑자기 받은 황의원보다 한 전의원이 기존 당원들에게 더 가깝기 때문이다. 한 전 의원은 지난해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황영철 의원과 경선을 치른 데다 현재 새누리당 당원이다. 한 전 의원은 최근 SNS 등을 통해 비박계의 탈당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황영철의원의 탈당과 입당으로 홍천의 기존 새누리당 지방의원들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탈당시기를 엿보긴 하나 대부분 동반 탈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비례대표로 있는 박은정 군의원은 의원을 유지하기 위해 탈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혼자만 남는 것은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다. 비례대표1번으로 만들어 준 사람이 당을 박차고 나가는데 썩은 당에 주저앉아 의원직을 유지한다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명분도 약하고 지역유권자에게도 당당한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은정의원이 탈당한다고 해서 그 뒤를 이을 후순위순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의원의 소신 있는 판단을 기대해본다.
황의원의 탈당과 입당은 향후 대선과 지방선거, 총선에도 커다란 변화를 예고한다. 총선 선거구가 갑자기 거대공룡구로 바뀌면서 지금의 지역구가 21대 총선에서도 계속유지되리라 보는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 아무튼 20대 총선지역구가 바뀌기 전까지 홍천을 제외한 기존 인제, 화천, 양구, 철원지역은 한기호 전의원이 수년 동안 일구어 온 한 전의원의 지역구다. 당장 이곳의 지방의원들의 행보가 바른당으로 향할지는 미지수다.
홍천지역이야 황의원이 오리새끼 몰고 가듯이 바른당으로 몰고 가겠지만 기타지역은 크게 힘쓰지 못할 것이다. 단체장선거서도 마찬가지이다. 새누리당 출신의 군수출마예상자들이 경선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에 불리하면 그대로 남을 공산이 크다. 종전 느낌대로라면 황의원보다 한 전의원에게 줄설 공산도 오히려 크다는 이야기이다. 현직 단체장들이 탈당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데 아마 가장 늦게 움직이는 인물들이 새누리당에 그대로 남을 것이다.
한편, 박근혜 정부의 추락으로 민주당 문재인 대권후보가 상종가를 치고 민주당도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홍천, 인제, 양구, 화천, 철원 지역구서의 민주당은 죽은 자식 불알만지는 식으로 이미 야당근성을 잃은 지 오래이다. 홍천지역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한 주민은 “야당이 맥을 추지 못하는 것은 지지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맨날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며 썩은 철새가 죽지도 않고 방구들을 지고 내려놓지 않기 때문이라며 지역위원회가 젊은 정치인들을 키우고 발굴해야하는데 보수당과 똑같이 전직 공무원출신이나 측근 인사들로 공천이 행사된다”며 지방선거의 정당공천제가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정치가 살아야 경제가 산다. 정치인이 제대로 해야 지역경제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정치인이 정치에 대한 철학 없이 정치기회만 기막히게 엿보고 간보는 정치인 때문에 ‘이게 나라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기초단체장으로 일약 두 자릿수 대권후보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지방정치, 지방자치의 모범을 보였기 때문이다. 없는 세원을 찾아내고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정리하고 효율적인 예산운영에서 오히려 복지정책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이재명 시장의 올곧은 정치철학과 비즈니스적인 경영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콘텐츠가 있는 정치인이 정치를 해야 한다. 국회의원이든 군수든 지방의원이든 이제 소신 있는 정치인들이, 공부하는 정치인들이 제도권 안에 들어가야 하고 공부하지 않고 안주하는 위인들을 솎아내야 한다.
새해에도 작년과 똑 같은 밥상에 똑같은 반찬만 먹을 것인가? 국격을 무너뜨리지 않고 국가다운 국가를 만들고, 국민이 품위 있게 '국민노릇'을 할 수 있도록 눈을 부릅뜨고 선택을 준비하는 것은 우리 유권자의 몫이다.
용석춘 홍천뉴스투데이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