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년 전, 목사로 목회의 여정 50년, 해남중앙교회 목회사역 40년을 마쳤습니다.
은퇴하면서 목사로서의 사역을 다 내려놓았는데, 호칭은 목사님이라고 불러주네요.
은퇴하고보니 사실은 목사가 아니더라구요. 은퇴 즉시 평신도가 되어 있는 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평신도다.” 이 말을 수없이 선포하며, 철저히 평신도로 살기로 다짐했습니다.
아무리 목사입네 해도, 담임목사 아닙디다. 강단이 아니라 평신도 자리에서 예배드립니다.
평신도가 되면 주일, 수요일, 새벽 설교 안 해도 되고, 준비된 설교 듣기만 하면 되고,
심방 안 해도 되고, 교인들 눈치 전혀 안 봐도 되는 평신도가 되니 너무 편할 것 같았는데,
목사로서의 달려 갈 길 잘 마쳤는데, 뭔가 1퍼센트 부족한 것 같은 빈자리가 너무 컸습니다.
좋은 것 하나는 목사일 때는 항상 강단의 십자가를 등지고 예배를 드렸는데,
지금은 십자가를 온전히 바라보며 예배를 드리는 평신도의 특권을 누리니 정말 좋아요.
그런데 은퇴를 하고나니 영적, 육적인 삶에서 이런 변화, 이런 공황증세가 생겼습니다.
첫째는 영적 공황이 왔습니다. 은퇴하니 예배 인도자에서 예배드리는 자, 설교를 준비하고,
설교하는 자에서 설교를 듣는 자, 당회장의 자리에서 평신도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180도 뒤바뀌어 버리니, 영적으로 내 영혼이 혼란이라는 공황이 왔습니다.
한 달에 성경을 2독하고, 예배드리고, 큐티하고, 책을 읽어도 영적 공황은 계속됐습니다.
당연한 일인데 힘드네요. 시간이 지나 완전 평신도가 되면 없어질 영적 질병 같네요.
둘째로,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내가 사랑했던 교인들이 당연히 나와 점점 멀어집니다.
후임자는 나와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 당연히 자기 목회에 바빠, 전임자 신경 못 씁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 40년을 목회했지만, 섬기던 교회에 제 자리가 없어져 떠났습니다.
그러나 서운해 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것이잖아요. 배후에서 축복하며 기도하면 됩니다.
셋째로, 몸의 반응이 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영적 공황이 오고,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고,
목회자에서 평신도로 살아가다보니 몸이 적응을 못합니다. 거기에다 70이 넘는 나이입니다.
아무리 몸 관리를 해도 여기저기 아픕니다. 저도 지금 많이 아픈 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작은 병원, 큰 병원, 검사하고 수술하고 약 먹고 주사 맞고 당연하다 생각하고 받아들입니다.
“겉 사람은 후패해졌으나 속사람은 날로 새롭게 해 달라.” 는 기도가 내 기도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모든 분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