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타이를 넘어서라.’
스프링캠프에 들어가는 애리조나 김병현의 화두다.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 김병현의 보직은 셋업맨으로 고정될 전망이다.애 리조나가 지난달 젊은 소방수 매트 맨타이(27)와 4년간 2200만달러(약 275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연장했기 때문이다.팀 내 라이벌인 맨타이의 거취는 김병현의 보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김병현이 주목받는 메이저리거로 떠오른 계기도 맨타이가 제공했다 .김병현은 맨타이가 부상으로 빠진 전반기에 14세이브를 따냈지만 맨타이의 복귀 이후 셋업맨으로 물러났다.맨타이는 복귀 이후 15세이브를 포함해 1승1 패 17세이브로 김병현에게 틈을 주지 않았다.맨타이보다 확실한 구위와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지 않는 한 김병현의 보직변경은 기대난망이다.
김병현이 진지하게 땀을 흘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국내에 있을 때부터 온몸의 근육을 팽팽하게 조였고 이달 초에는 삼성의 전지훈련장까지 찾아가 는 열성을 보이며 국내 언더핸드스로의 원조격인 신용균 투수코치에게 비장 의 무기인 싱커를 사사했다.솟아오르는 직구와 활처럼 휘는 슬라이더에 싱커 를 새로운 레퍼토리로 추가한 김병현의 표정은 밝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불펜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봅 브렌리 신임감독의 투 수운용 방침에서 찾을 수 있다.투구수가 많아 연투가 힘든 맨타이의 스타일 을 고려할 때 시즌 중반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더블스토퍼 체제가 형성될 가 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특히 맨타이는 애리조나로 이적한 99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부상에 시달려왔다.해마다 겪어온 통과의례인 만큼 올 시즌에도 김병 현이 뜻하지 않은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지난해에도 맨타이는 두차 례나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출발이 맨타이에 비해 뒤처지더라도 역전 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