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호밀밭의 파수꾼] - J.D. 샐린저 지음 *강성민 선생님 추천*

[Angel Y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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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이란 책을 동두천고등학교 강성민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셨다.

예전 우리 독토에서도 강선생님의 추천으로 독서토론을 해본적이 있었는데

강성민 선생님은 이 책을 거의 셀 수도 없을 만큼 읽으셨다고 한다.

책을 읽는 습관은 사람마다 참 다양한다. 한번씩 읽고 감동하는 사람이 있고,

강성민 선생님 처럼 한 책에 꽂히면 수도 없이 읽는 스타일도 있고.

후자의 사람이 책에 대한 소개를 하면 참 믿음이 간다.

그 책을 읽었을 당시 나는 조금 우울한 기운을 느껴 별로였다고 생각했지만

강선생님의 손을 통해 다시 등장한 [호밀밭의 파수꾼]은 원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재미가 팍팍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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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The Catcher in the Rye)

J.D.샐린저(Salinger) 지음

A winter’s day in deep and dark December…

어느 겨울날, 깊고도 어두운 12월에…

고등학생이 되던 그 해 겨울, 오래된 카세트테이프로 듣던 ‘사이먼 앤 가펑클’의 ‘I Am a Rock’은 이렇듯 외롭고 쓸쓸한 가사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 노래의 화자(話者)인 ‘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 콜필드(Holden Caulfield)를 만나게 된 것은 정확히 그 후로 20년이 지나고 나서다.

크리스마스를 얼마 남기지 않은 눈 내리는 12월, 홀든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미식축구 시합으로 들떠있는 학교(Pencey Prep)를 뛰쳐나간다. 퇴학통지서가 차가운 아버지 손에 들어오기 전에 자신의 손으로 그 퇴학통지서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기 위해서.

빨간 사냥모자를 푹 눌러쓴 그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세상에 차가운 비웃음과 저주로 마지막 인사를 하며 – 그가 사용한 1950년대 미국영어의 비속어는 이 책을 한 때 금서(禁書)로 만들어 버렸다 – 그 곳을 떠나 자신의 집이 있는 뉴욕으로 가기 위해 기차에 오른다. 그에게는 모든 인간들이 거짓(phony)으로 가득 찬 혐오스러운 군상(群像)으로 등장한다. 더럽고 냄새 나는 이를 드러내고 모든 일에 참견해대는 애클리(Ackley), 홀든의 옛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돌아온 플레이보이 스트래들래이터(Stradlater), 에드몬트 호텔에서 보았던 온갖 추잡한 행동을 해대는 변태들, 그의 순수한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돈만 밝히는 창녀 써니(Sunny)와 포주 모리스(Maurice), 동성연애자처럼 보이던 옛 스승인 앤톨리니(Mr. Antolini)선생님, 심지어는 여자친구 샐리(Sally)와 부모님마저도 그에게는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주지 못하는 가깝지만 먼 존재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런 위선의 세상을 저주하는 그 소년이 자신의 진실을 감추기 위해 때때로 스스로의 모습을 거짓으로 포장하는 것은 이 이야기의 전반적인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그에게 있어서 유일한 순수와 위안의 상징은 바로 그의 여동생 피비(Phoebe) 밖에 없다. 그리고 그녀와의 대화 중에 그는 자신의 다소 엉뚱하지만 진정한 꿈을 털어놓게 된다 - 그것은 바로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어 벼랑 끝 위험한 곳에서 티없이 맑은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도록 그들을 지켜주는 것. 아마도 그가 호텔로 가는 택시 안에서 얼어붙은 센트럴 공원 호수의 오리들을 걱정한 것도 그의 순수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는 집을 떠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비 내리는 센트럴 공원 동물원에서 피비에게 회전목마를 태워주면서 큰 행복감에 휩싸인다. 그것이 어쩌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킨 순간이었을지 모른다. 결국 모든 이야기는 현재의 시점이 되어 그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상황에서 끝이 나지만 그는 그 모든 거짓된 인간들을 향한 그리움의 속내를 드러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는 말

“누구에게든지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만일 말을 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다 그리워질테니까요.”

가끔씩 외로운 뉴요커 홀든을 추모해본다. 그는 어쩌면 평생 은둔자로 살았던 샐린저 자신의 표상일지도 모르고 – 실제로 저자는 작품을 영화화하자는 수많은 제의를 단지 ‘홀든이 싫어할 것 같다’는 이유로 그가 죽을 때까지 끝까지 거절했다 – 혹은 존재감 없이 스쳐가는 힘겨운 우리 친구들의 표상일지도 모른다.

홀든, 눈 오는 12월이 되면 네가 그리워지겠지. 어디에선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거리를 헤매고 있을 것만 같은 나의 친구.

교사 강성민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