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18 여자프로배구 1위팀 도로공사와 6위 흥국생명의 경기가 김천에서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시즌 우승팀이었던 원정팀 흥국, 그리고 꼴찌였던 도로공사! 단 1년만에 운명이 완전히 뒤바뀐 두 팀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올시즌 정규시즌 우승팀이 결정될 수 있는 오늘 경기, 너무나 중요했던 오늘 경기를 되돌아봅니다.
오늘 경기, 스타팅 라인업
■ 오늘 경기 흐름 살펴보기
1세트. 홈팀 도로공사에서는 이바나 선수가 경기 초반부터 꾸준한 득점력을 과시한 가운데, 배유나 선수가 힘을 보탰습니다. 오늘 경기 전체 첫 득점을 속공으로 만들어낸 배유나 선수는 세트 중반 3연속 서브득점으로 첫 세트를 가져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반대로 흥국생명에서는 경기 처음부터 끝까지 범실이 문제였습니다. 1세트만 해도 정시영 선수의 서브 8초 위반 범실은 개인적으로 올시즌 처음보는 것이었고, 이어진 조송화 선수의 서브 범실에 크리스티나의 공격 범실(사이드라인 아웃)은 팀의 경기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1세트에만 범실 8개(총 19개 / 도로공사 12개)를 기록했으니 승리는 어려웠습니다. 1세트 25 대 15로 도로공사가 이겼습니다.
2세트도 출발은 흥국생명이 좋았습니다. 세트 초반 김채원 선수의 서브 득점에 조송화 선수의 블로킹! 그러나 크리스티나 선수가 다시 바로 서브범실을 기록하며 흐름이 끊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바나를 앞세운 도로공사와 어느덧 7 대 7 동점. 박정아 선수의 서브에이스로 역전까지 당했습니다.
1점 차이를 두고 두 팀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던 두 팀은, 다시 세트 중,후반부가 되면서 그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도로공사에서는 기본적으로 문정원 선수의 리시브와 함께 박정아 선수가 후위에서 큰 디그를 몇 차례 보여주었고, 좌우와 중앙에서 골고루 득점이 나왔습니다. 반대로 흥국생명은 해결사 부재! 크리스티나는 어려운 랠리가 진행되던 와중에 밀어넣기까지 완성하지 못하며 23 대 18을 만들어줬고, 결국 2세트도 도로공사가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3세트도 도로공사의 경기력은 거의 완벽했습니다. 홈에서 우승을 앞둔 큰 경기로 그 부담들이 컸을텐데, 선수들의 표정은 오히려 밝아보였습니다. 분명 경기 초반에는 흥국생명 선수들의 몸이 가벼워 보였지만, 한 세트 또 한 세트를 따내면서 제 페이스를 찾은 도로공사입니다.
반대로 흥국생명에서는 3세트 들어 특히나 이재영 선수의 공격빈도가 높아진 모습이었습니다. 경기 초반에만 해도 크리스티나의 공격 비중이 상당하다 싶을 정도로 높은 느낌이었는데, 2세트 중반부터 팀 공격 선봉이란 짐을 짊어진 이재영 선수입니다.
사실 오늘 경기 공격성공률이 그리 높진 못했지만(최종적으론 40%까지 끌어올렸으나), 크리스티나는 더 참담한 수준이었습니다(12득점, 공격성공률 28.95%). 공윤희 선수(8득점)가 일정 부분 제몫을 다해줬다고 해도, 결국엔 믿을 선수가 이재영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세트 막판 정대영 선수의 블로킹으로 19 대 19 동점을 만든 도로공사가 연이어 이재영, 크리스티나를 막아내는 3연속 블로킹 성공으로 승기를 잡았습니다. 결국 최종 스코어 3 대 0. 홈팀 도로공사가 오늘 경기 승리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 Today's Best Player : 도로공사 이바나 네소비치
■ Today's Worst Player : 흥국생명 크리스티나
오늘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인 24점(공격성공률 48.72%)을 기록해준 이바나(사진)는 확실히 에이스였습니다. 경기 흐름이 불리하게 돌아갈 때, 그리고 꼭 점수를 올려줘야할 때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켜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반대로 흥국생명의 외국인선수 크리스티나는 범실 7개, 그것도 중요한 순간마다(팀이 더 앞서나가야할 때) 나온 범실들이 팀원들 전체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득점도 단 12점,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단순히 득점이 많고 적고의 문제를 떠나서도 크리스티나의 오늘 경기 경기력은 들쭉날쭉, 팀이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선수 개개인에 대해 좀 더 덧붙이자면,
오늘도 리시브를 22개나 정확하게 받아낸(시도 34) 도로공사 문정원 선수(올시즌 리시브 시도 1,218개 1위 / 성공률 48.03%) 훌륭했고요. 이를 바탕으로 한 이효희 세터의 다채로운 세트(31개), 신인 이원정 선수와 틈틈이 교체해가며 체력안배를 해주는 김 감독님의 판단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배유나(10득점) & 정대영(8득점)의 센터진은 흥국생명과의 중앙 대결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가져갔고, 이는 박정아 선수가 오늘 경기 정상이 아니었음에도 팀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흥국생명에서는 3세트 때 공격에서 분전해준 이재영 선수... 점프력을 봤을 땐 몸에 문제가 있거나 그렇진 않아 보였는데, 확실히 시즌 초반에 비해서는 공격에서 잘 안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확실히 신연경 선수 시즌 아웃 후 리시브 부담이 컸나요? 오늘 경기에서도 리시브 점유율이 55.22%(17 정확)으로 공수에서 고생이 많았습니다.
공윤희 선수는 상대 블로킹을 이용한 공격(터치아웃작전)이 많이 먹히는 모습이었고(8득점), 그 뿐이네요. 김해란 리베로의 미친 디그쇼(23시도 / 19성공)를 득점으로 마무리지어줄 공격수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오늘 경기 승점 3점 획득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낸 도로공사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
지난 2014-15 시즌 이후 3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으로, 프로 출범 후 3번째 우승입니다. 이제 챔피언결정전으로 직행해 팀 창단 후 첫 번째 통합우승을 노리게 되는데, 무척 기대가 큽니다. 현재 공수에서 전력이 워낙 안정되어 있고, 또 주어진 20여일의 시간동안 체력 보충의 시간을 잘 갖는다면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반대로 흥국생명의 올시즌 경기력은 '지난 시즌 정규시즌 우승을 어떻게 해냈던 것일까?'하고 의문이 들게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외국인 선수 테일러 심슨의 시즌 아웃(부상)과 교체, FA 김수지 선수의 이탈, 이에 대한 보상선수 영입은 또 리베로 포지션(남지연 선수-활약도 없었던)! 에이스 이재영 선수도 부상에 마음고생(시즌 전 국가대표 차출 논란) 등등 악재가 많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되는 올시즌 추락(지난 시즌 우승한 사실이 더 이해가 안되는 거겠죠?)입니다.
많은 흥국팬들은 벌써부터 "다가올 FA 시장에서 이소영 선수(GS칼텍스)를 노려야 한다"는 주장들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솔직히 이소영 선수 팬으로서 GS팬까지 된 제 입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확실한 건 흥국생명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단 겁니다.
김나희 선수를 밀어낸 신인 김채원은 다음 시즌 기대가 크고요. 그 뿐입니다. 공윤희 & 정시영 선수는 좀 더 발전가능성이 있어 보이는데, 올시즌 활약이 그렇게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닙니다. 이한비 선수 파워는 무척 인상적이지만 많이 투박하고, 부상 복귀할 신연경 선수는 수비에 비해 공격에서의 활약이 조금 아쉽죠. 조송화 세터 백업을 키우는 문제도 있고요. 등등.
이소영 선수가 꽤 괜찮은 퍼즐조각이 되겠지만, 일단 새로운 FA 명단이 나오면 먼저 한 번 살펴봐야겠네요. 바꿀 외국인선수(2년 계약 종료로 원소속팀에서 풀리게 될 메디? 알레나?)에 신인 선수들까지. 무조건 공격쪽 보강이 필요해 보입니다.
■ Today's Photo
도로공사 우승의 1등 공신(?) 3인방! 문정원 선수는 올시즌 독보적으로 많은 리시브를 감당해냈고, 특유의 서브나 공격도 지난 시즌보다 훨씬 순도 높았습니다. FA로 영입한 박정아 선수(No.9)도 확실한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고요.
무엇보다도 전체 1순위로 뽑은 외국인선수 알레나 짱! 직전 시즌 케네디 브라이언에 헐리로 이어지며 고생했던 걸 생각하면... ㅠㅠ
반면 흥국생명에서는 김해란 리베로의 수비 최고였고요. 김채연 센터 자라나는 재미 쏠쏠합니다. 반면 정시영 선수(오른쪽)나 공윤희 선수는 좀 더 발전! 분발해줬으면 하네요. 개인적으로 기대치가 높습니다.
배유나 선수의 신난 표정 한 컷, 전새얀 선수(No.4)는 오랜만에 사진이 올라왔기에 또 한 컷. 도로공사 선수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