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2월15일 일요일
이 깜깜한 새벽녁에
연습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왜 이런 갈등을 하면서 대회를 나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로다
5시 출발하려고 하는데 카톡한다
기영언니와 탁샘이 비룡동으로 오는 중이라니
미안한 마음 접고 기다리기로
여자 선수 1등 기영언니와 함께 가면 덩달아서 나도 잘 뛰는 선수 같은 착각
새벽 여행길이 더 좋은 나올시다
청주 도착 아침
둥근해가 떠습니다
주차 할곳이 마땅치 않았지만
잘 추차하고 선수들 등장하는 뒷모습
생각보다 선수들 많이 참가
달리기는 보다 무심천 한번 둘려보기
무심히 흐른다고 무심천인가 ㅋㅋ
대청호때 배워는데 영 생각이 안남
미호천과 만난다고 적혀있음
무심천 철새인가 새들이 많이 보였다
물오리 인가
여기 까지 와서니
다리는 한번 건너봐야지
김광규샘 워밍업하는데
교감선생님
몸은 안풀고 뭐하노하셨다
난 달리기에는 별관심 없는 오늘
춥기도 하고
이게 뭐래 실습때 그린 무당벌레가 왜 여기에
버들강아지 보들 보들 한
아린 옷입고 있네
출발
오늘은 동반주 없이
탁샘 보내고
9킬로 까지 잘 갔는데
길위에서 만난 동반주
지나쳐 갈려는데 신발에 돌이 들어간것 같다고 신발을 벗고 있는 선수가 있었다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
내경험으로 보아 발바닥에 분명히 물집이 생겨서 그런것이 아닐까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발바닥이 접힌 상태 벌써 물집이 잡혀 있었다
그냥 가라고 했다
어디에서 와는냐고 하니
대전 주주클럽
대전이란 소리에 가까이 다가선것 같기도 하다
고향쪽을 날아가는 새만 보아도 좋다고 하지 않는가
이렇게 해서 이야기가 오가고 나이도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닉네임이 미루나무라고 했다
미루나무에 조각 구름이 걸렸네 하는 노래도 있는데 하면서 웃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도
자꾸 부담이 되는지 먼저 가라고 했다
보여줄수 없는 내마음에 찾아온 갈등도 있었다
지난날 대회때마다 동반주 해주신 분들의 마음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그마음 느끼게 한 청주무심천 대회
동반주가 되기 위해서는 온전이 그날은 자신의 기록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는 사실
상대를 위해서 자신을 내려 놓아야 하는것
얼마를 갈등하고 내린 결정일까
어려고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고 있는 것처럼
조금 가다가 다시 신발을 벗고
신발을 한손에 들고 걸어가는 것을 보는 순간
나를 내려 놓았다
나의 기록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함께 끝까지 걸어가는 것이 맞는것 같았다
오늘 이 대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늘 이 만남이 더 중요한 이유가 되었던 그날이었다
별다른 응급처지를 할수 없었던 상황인 만큼
천천히 가야하는 것이다
상대의 부담스러운 마음을 덜어주기 위해서 내가 궁금해한 것들을 물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골인점까지 올수 있었다
마라톤을 한사람이라면 한번쯤이라도 하고 싶은 쓰브써리이지 않는가
난 그날 쓰브써리를 한것이다
비록 하프지만 포기하지 않고 같이 올수 있었던 그것만으로도 난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잘했다고 나를 칭찬할수 있다
그렇게 다음 대회때 만나기를 기약하고 헤어졌다
가방를 들고 나오는데 아저씨 한분 다가와서 나를 데리려 왔다는 것이다
누가요
저기요 하는곳을 바라보니
동반주 하신 분이었다
맨발로 물집이 생긴 발를 들고 계셨다
함께 걸어 주어서 올수 있었다고 집에서 타왔다는 따뜻한 차한잔을 건네주셨다
이런 것이 행복한 동행길이 아닐까
처음 만남에서 좋은 감정을 같게 되고
같이하는 운동이 서로 서로 끌어당겨 주는 긍정의 빛을 발한 동반주
나만의 기분 좋은 느낌이 있어 좋은날
탁샘요
나를 두고
선녀씨까지 앞서가더니
우짠일이여
선녀가 먼저 들어왔다고
연습 부족 정직한 운동 맞지예
탁샘 날두고 가서 발병난것 아님감요
쥐가 난 다리를 달래면서
달려야 하는 이유가 뭐래요
내가보는 아름다운 기준이 자꾸만 달라지지만
그래도 변화지 않는것이 있다
그냥 땅바닥에 주저 앉자도 좋다
골인점을 달려온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
우리 멋지다고 외치면서
김광규샘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배고파서 못 간다는 나를 피워젤까지 주면서 먹고 같이 가면 된다고 하셔죠
대전마라톤 끝까지 동반주 해주셔기에 완주 할수 있었던 대회
잘할것이라는 응원까지
또 다른 도전의 목표를 세운다
하늘이 쌍뚱이 아빠 방가
얼매나 잘 뛰길래
오늘 상도 받고요 축하 축하
오늘도 기영언니 여자 1등으로 골인
대단합니다 언제까지 일등만 할겨 언니
오늘은 여명달리기의 날인것 같다
써브쓰리로 휩쓸어 버렸다
남자 1등 쓰브써리 모습 현덕샘
골인점을 향해 전력 질주
2등 훈력단장님 화이팅
3등 쓰브 간다 멋지다
숲해설사 8기 총무님 서동수샘 몇등이길래 상받고 축하 상복 터진날
달리는 사람들은 언제 어느때든 길위에서 만나기 마련이다
이용진샘과 윤회장님 하늘님
대회후 대전으로 이동한 식당에서 삼겹살 파티
완주후의 성취감
첫풀의 기념
서로 서로 응원해 주는 마음
한마음의 다독거림이 첫풀이란 이름표를 달게 해주는 것이다
또하나 잊을수 없는 대회
동반주의 마음을 헤아리게 한 대회
늦었지만
그동안 동반주 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대회
흔들리는 내삶에 바람막이 같은 마라톤
길위에서 보고 느낀것들
사람과 사람들의 마음
자신과의 싸움
완주와 포기란 갈등속에서 얻은 것이 참 많다
내마음이 그 어떤 갈등을 해도
변함없이 또 하루가 밝아오고 있다
그리고 난 아침이 오면
운동화 끈을 동여 매고 길위를 걷고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