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승천 대축일 미사 후, 우리 성가대원들은 마리아 지휘자님댁에서 점심을 대충 끝내고 빌립보내리 형제님 고향(한경면 두모리) 바닷가에 바롯잡이 가기로 하고는 가사일로 바쁜 형제 자매님 몇 분을 빼놓고 하눌숲 봉고차에 몸을 실었다. 한 삼사십분정도 아스팔트 길위를 달리는가 싶더니 이내 꼬불꼬불한 농노길로 접어들었다. 시간이 잠시 멈춘 듯 조용한 시골, 하고도 갯마을. 낮으막한 슬레이트지붕이 듬성듬성 바짝 배를 깔고 엎드려 바다에 연해있었다. 우리 빌립보 형제님 고향집은 그 중에서도 막다른 골목집 바닷물이 들라치면 한꺼번에 마당까지 점령해 버릴 것같은 불안과 적막감, 그야말로 자연친화적인 동화속 바로 그런 마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금새 똥깅이 한마리 마당을 배회한다. 누군가 그 놈을 냉큼 잡아다 은혜에게 내밀자 우리 귀염둥이 꼬마은혜 질겁을 해댄다. 엉성하게 쌓아 올린 돌담 사이로는 언듯 내비치는 농작물들이 뙤약볕 아래서 더욱 싱그럽게 보인다. 이런 풍경속에 자란 우리 형제님께 축복있으라!( 바오로 형제님이 주선한 그 숫자 77(?...??)은 행운이 따블 이어서 맘에 든다. 형제님만 희생하면 만사형통, 50%의 지분에 눈이 어두워 이 몸은 이제 사리분별이 모호하다.ㅋㅋ) 우리가 밖에서 웃고 떠드는 사이 빌립보형제 짧은 옷으로 갈아 입고 나오더니 작살과 구덕을 매고 고기 잡으러 간다고 나선다. 나서는 폼이 제법그럴듯 하다. 딴엔 의기 양양하게 나서지만, 결과가 주목된다. 어쩌다 재수가 좋으면 객주리 몇마리,아니면 어랭이, 정 그도 않되면 코생이 몇 마리나 잡아 오겠지? 어쩌면 빈 구덕만 덩그러니 내놓을지도... 우리는 별로 기대도 않고, 몇은 바닷물에 간신히 몸을 적시는 시늉을 하고, 또 몇은 그 엽기적인 77 수다로 한창 깔깔대며 웃고 있는데, 세상에나!! 우리 빌립보형제님 구덕에 광어를 다섯마리 씩이나 포획하고 나타난게 아닌가? 그 짧은 시간에 거짓말 같이, 모두들 눈이 휘둥그래지며 갑자기 형제님이 위대해 보이기까지 하는게 아닌가! 그러고보니 오늘따라 형제님 얼굴이 넉넉하고 잘생겨 보인다(다분히 아부성) 이 건 분명 하나의 사건이다. 빌립보 형제님이 광어로 포를 뜨는 동안 소주와 막걸리를 사러 아랫동네(신창리) 얼른 다녀왔다. 그 동네는 내 유년의 추억어린 마을 이기도 하다. 어쨋튼 광어 사시미에 기분좋게 한 잔씩 걸치고(남성들만) 저녁 때쯤 그 곳을 출발한 우리 대원들은 차 안에서 뽕짝에 맞춰 어깨 춤 추는 바오로 형제님과 은혜 공주님 덕분에 또 한 번 배꼽을 뺐다. 하귀 도착하자 뼈감탕 집에서 적당히 저녁을 해결하고 각자 집으로 향했는데, 난 오늘 막걸리만 줄기차게 마셔댔고. 막걸리로 이처럼 취해보긴 이 번 처음이고, 그 다음은 모른다. 오랫만의 썩 그럴듯한 소풍이었다. 동참하지 못한 단원 분들께 미안하다. 그런데 이 건 정말 뻥(가짜)이 아니다. 혹시 다음 기회가 주어지면 직접 가셔서 확인 하시라(참고로 낙지도 많다고 함) 끝으로 성가대원 형제 자매님들 성모승천 대축일 수고 많으셨고, 특히 지휘자 부부님께 장소는 물론 점심준비에다 차량제공까지 대단히 고맙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첫댓글 너무 재미나게 잘 다녀왓습니다...^^
그날은 장소제공에 차량제공 하신 대부모님,,,그리고 필립보내리 형제님 너무 즐거웠습니다,,,,
담 엔 나도 가야쥐.....ㅎㅎㅎㅎ
약간의 뉘앙스 집어 놓고 칸을 나누며 어땠을가요 ../
읽기가 눈이 가물 가물 해집니;다. 정말로 재미있게 놀다 오셨네요,,,, 부럽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