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욜
쏟아지는 비를 뚫고 모인 분들과 함께 오붓한 분위기에서 공감대화 강연을 듣고 왔습니다.
비가 와서 울적해지는 분들도 계셨겠지만
비 오는 날에만 느끼는 차분한 분위기를 즐기면서 편하게 들었습니다.
공감대화..
우선 대화란 무엇인가?
대화의 기능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대화가 서로의 욕구가 충돌할 때 갈등을 조절하고, 관계를 유지&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우리들이 대화를 미리 포기하면서 단절을 택하거나
대화를 해도 실패하면서 또다른 단절을 택하는 이유가 뭘까에 대한 질문도 함께 했습니다.
대화가 욕구충돌을 조절하고,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도록 기능한다고 하면
결국 우리들의 영원한 숙제- 자율성 vs 상호존중의 문제를 빼놓고 이야기가 되지 않겠더군요..
자율성과 상호존중의 균형에 대해서 이해를 제대로 하고 있다면
대화를 통해서 욕구가 조절되고 관계가 회복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그 둘 사이의 균형이 깨지고 왜곡되어 있다면
아무리 대화를 한다고 해도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자율성과 상호존중의 균형을 회복하는데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기준으로 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답니다..
유교나 군대와 같은
명령과 순종/ 지배와 복종이라는 잘못된 기준을 갖고 있다면 그 관계는 불평등할 수밖에 없고
그런 잘못된 기준 아래에서 대화법이란 학대의 도구로 쓰일수 있다니..대화..무조건 한다고 좋은게 아니네요..
( 문득 코메디같은 대화들이 생각납니다..하면 할 수록 어긋나고 억울함을 쌓이게 만드는 대화...)
그와 반대로
대등한 관계를 지향하는 건강한 기준을 갖고 있다면 그 속에서 대화는
충돌→ 마음상함→ 해소→ 균형잡기 의 과정을 통해서 억울함같이 마음에 맺힌 것들이 풀어지도록 다루어 주고(소통하면서)
관계회복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말처럼
우리는 제각각 다른 목적을 가진 수많은 조직들에 소속되어서 살아갑니다.
각각의 구조에 따라서 요구되는 것도 다릅니다.
어떠한 구조건 구조가 대화를 결정하기 때문에 먼저 각각의 구조를 제대로 파악해야 대화에 성공하고 인정받을것입니다.
예를 들어 명령과 복종이 절대시되는 군대에서 상하 평등관 관계를 요구하고 그에 따른 대화를 시도할 때...어떻게 될까요?
하극상이라고 규정되면서 제재를 받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대다수의 조직에서 "능력" 을 기준으로 인정받고, 가치가 주어지는 것과 달리
가족은 모든 조직과 연결되는 중심에 자리잡고 power station의 기능을 하면서 존재의 근원적 의미를 다루어야 한답니다.
성취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질때 건강한 관계를 추구하는 삶이 가능하겠지요..
욕구충돌을 조절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것이 건강한 관계라고 한다면
건강한 관계에서는
충돌시에 파생되는 불쾌한 감정들( 화,짜증,슬픔,억울함,원망,수치심,죄책감,열등감...)을 회피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정면으로 다루는 작업이 진행될 것입니다.
이럴때 건강한 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즉 대화 이전에 관계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하십니다.
건강한 관계회복이 선행 되어야 공감대화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엄마의 상한감정이 극복되면서 자율성과 상호존중에 대한 균형감각이 살아나는 만큼
엄마의 왜곡된 틀이나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때 아이들과의 공감대화도 진행이 가능하네요..
이래서 늘 기본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아이가 엄마의 기준에 이의를 제기할 때
부모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서 명령과 굴복을 관계의 기준으로 삼아 대응할것이냐
아니면 부모를 누르려는 것이 아니라고 이해하고 건강한 관계회복을 위한 기회로 받아들여서
아이의 도전에 기쁘게 응답을 할것인가...
내 선택에 달려있네요..
근데 아이는 늘 끊임없이 도전해요..숨 돌릴틈도 없이..그래서 너무 힘에 부쳐요..
단감자님의 강연을 듣거나 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긴장..그리고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부담감은
흡사 학교때 백지 답안지를 받아들었을때처럼 순간 당황스럽고 긴장되고 거북스럽습니다.
답을 어디까지 써야할지 막막했던것처럼, 완전히 내가 준비하고 소화한 만큼 답안지를 채울수 있는것처럼
내가 치유와 성장을 거치는 만큼 아이와의 관계도 달라지고 대화도 달라진다니.
에휴..참..학교 졸업하면 그런 시험하고는 영영 이별인줄 알았는데...
얼마든지 써도 좋다고 놓여있는 백지가 참 부담스럽습니다...
그냥 객관식으로 물어보면 찍기라도 가능한데..내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니까 너무 부끄럽고 싫습니다..
토욜 강연은 먼저 건강한 관계와 대화에 대한 본질적인 이야기를 나눈후에
예상 문제 풀이를 해봤습니다..
단감자님이 출제하신 문제를 여러분들께도 돌려드리지요?
" 아침에 늦게 일어난 둘째 딸이 깜짝 놀라고 당황해서 학교에 늦을까봐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약간 짜증도 내구요..
엄마가 둘째 딸의 마음을 받아주면서 서둘러 학교갈 준비를 하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때 그 소리에 놀라서 일어난 첫째딸이 기분이 안좋은 얼굴로 약간 짜증을 내면서 " 강박이야~! " 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여러분은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아..공감대화도 중요하지만 일단 학교에 늦지않게 등교하는게 중요하니까
학교에 다녀온 뒤 저녁에 이야기를 진행한다고 했을때 말입니다..
그 자리에 모였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답을 했습니다..
" 왜 강박이라고 했니?"
" 강박이 무슨 뜻인지 아니?"
" 강박 말고 다른 표현은 없을까?"
" 학교에 늦어서 서두르는데 당연한거 아니니? "
" 무슨 뜻으로 얘기한 거니? "
" 너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뭔가 언짢은게 있는것처럼 보이는데 지금 상황에 대해서 뭔가 언짢은 일이 있는거니? "
(이것 말고도 있는듯 한데 생각이 잘...)
대답을 다 모아본 뒤에 각각의 답변에서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공감과 초청이 가능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리고 위의 반응마다 느껴지는 감정들은 어떤것인가요?
공감대화를 진행하기 위한 공식을 힌트로 드리자면
1. 상황을 파악하라..( 문제 파악 단계) :
이때가 바쁜 아침이니까 일단 문제만 파악하고 기회가 주어질때까지 기다려주는 내공이 필요하겠습니다.
2. 욕구와 감정 읽기 ..
공감과 인정-너의 욕구를 인정한다는 것과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하는단계
3. 직면
이전의 단계에서 감정과 욕구에 대해서 다뤘다면 사실과 가치의 문제로 넘어가는 행도에 대해서 다루는 단계..
(부모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대화의 처음부터 가치를 강조하려고 할 때 일어난답니다.
감정과 욕구를 인정하지 않고 강요된 가치는 폭력과 학대와 처벌의 근거가 된다고 하니 좀 무섭네요..찔려서리TT )
위의 상황에서 어떻게 공감대화를 진행할지 정리가 되시나요?
각자 답안지를 정리해보고 공유하면 어떨까요? 흔히 하는 실수를 점검하기 좋은 기회같아요...
이번에 익산 정모에서도 같은 주제로 강연을 하신다니까
이번에는 내 아이와 겪으면서 힘든 상황에 대해서 질문도 미리 게시판에 하려고 합니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도움을 요청하는 만큼 단감자님이 구체적으로 답변해주실 것도 많을듯 싶어요...
그러니 익산 정모에 참여하시는 분들께서 미리미리 게시판에 필요한 질문들을 올리시면 더 많은 도움을 얻어가실거라 믿어요...
원래 자세한 강연 후기 잘 안씁니다.
내가 이해하고 소화한 내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매우 정리정돈이 취약한 사람이라서요..게으르기도 하구요^^
집에 오는길에 동네주민에게 강연 소감을 전하면서 아..내가 제대로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많구나 싶어서
후기 올려달라는 단감자님의 부탁을 외면하고 싶었습니다..
근디요..
다시 생각해보니
그날 단감자님ㄲ서 똑같은 상황을 보는 사람이 3사람이면 3개의 해석이 생기는게 당연하도고 하셨고
3개의 해석 모두 나름의 독특함이 있을터이니 힘들게 강연하신 단감자님에대한 보답으로
그리고 혹여 목빠지게 기다리실 분들을 위해서 부족하지만 후기를 올리자 마음을 바꿨습니다..
저 하나의 해석으로는 완성이 안되니까
나머지 분들...그러니까 8개의 해석이 함께 하기를 기대해봅니다..
8개의 해석이 모이면 1개보다는 좀 더 완성도가 높아지지 않겠어요?
나머지 7개의 해석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히히히히 ( 물귀신이라고 해도 어쩔수 없어요 ㅎㅎㅎ)
첫댓글 아.. 대화가 무엇인지.. 얼마나 중요한지..팍팍 와닿네요.. 저도 늘 절감해요.. 내 치유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진정한 공감대화 정말 안된다는 거요.. 형식으로 배워서 하는 공감대화에 진심이 담기지도 전달되지도 않을뿐더러.. 관계와 대화의 진정한 친밀감과 진정성이 느껴지지도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생각이 오히려 귀와 입을 닫게 할 때가 있는것도 같고.. 저도 단감자님의 공감대화법 강의 너무 듣고 싶고 기대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네요^^ 가을시선님이 올려주신 해석 참 재미있게 읽었어요.. 단감자님 강의보다 가을시선님 해석이 더 멋진것 같아요^^
제 해석이라니 민망합니다..단감자님이 하신 말씀 고대로 옮긴거여요...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시니 열심히 쓴 보람을 느낍니다..히히히
끊임없는 아이들의 도전..맞네요.정말 맞는 표현이예요.그 도전을 피하지 않고 성장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힘을 위해 우리모두 화이팅이라고 외치고 싶네요..님의 글.감사합니다.^^ 그 분위기가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저두 파이팅~! 목은 좀 나으셨는지 궁금하네요..뭐니뭐니 해도 건강이 제일이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못가서 속상했는데.. 현장의 엑기스를 못받아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가을시선님의 후기가 큰 위로가 되네요... ^^
"너의 욕구를 인정한다는 것과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하는단계"
-- 멋진 구절, 잘 읽었어요. 어찌보면 상대방의 욕구를 인정해 주는 게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는 의지가 아닐까 싶어요. 이것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봐야겠어요.
읽는 내내 아~~어쩜 요약을 잘할까..
잘읽었어요.
다시한번 읽어봐야 겠어요
내 감정 내욕구를 알아주지 않으면 남의 욕구를 알수도 느낄수도 없다는걸 알면서
내 욕구 감정을 무시해버리네요
그러니 아이들의 감정, 남편의 감정을 읽어 줄리 없죠..
요즘 제 스스로 묻습니다.
지금 느낌은?
시방 느낌?
뭐하고 싶니?
너 속상하구나..
너 기쁘구나..
조금씩 알아줍니다.
좋은 후기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