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패시브건축협회의 조민구국장이 다녀갔다.
조국장은 내가 기본이 되어 있는 집을 지어야겠다고 결정하고서 맨 처음 만난 사람이었다.
아내와 함께 서울소재 한국패시브건축협회로 찾아가 만났는데, 너무 친절하고 자세하게 상담을 해주길래 기분이 나빠서 나오면서 한마디 했다.
"돈도 받지않으면서 이렇게 친절하게 상담해주면 내가 빚을 지고 가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 다음에 오면 유료 상담을 하게 해달라."
그랬던 기억이 있다.
그쪽 협회 사람들 대개 그런 분위기다.
자존심 좀 깎아먹고 기분 좀 나빠지는 것만 감수한다면 거짓없는 답을 얻기에 이만한 곳도 없다.
그후로 세미나에 갔다가 괜히 불러지도 않은 남의 쫑파티에 끼어서 공짜로 밥 얻어먹고 온 것도 있고 여하튼 그 집에 빚이 좀 있는 편이다.
오늘 조국장의 방문 이유는 두가지 안건 때문이었는데, 한가지 안건은 월말에 조국장이 독일에서 홍도영건축가와 만난 연후에 최종 결정안이 나오면 패시브협회를 통해서 알려질 것이므로 이자리에서 거론하는 것은 맞지 않을 것 같고, 다른 한건은 람다하우스에 온습도로거를 부착할 장소를 정하는 건 때문이었다.
R.C.조 패시브하우스의 준공 초기 이후 온습도 변위를 모니터링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방문한 것이다.
기존에 내가 따로 기록하고 있는 자료가 있기는 했지만 따로 디지탈 기록계를 부착하여 자료 수집을 하기 원해서 수락했다.
결론적으로 내가 기존에 운영하던 3개에 협회에서 가져온 기록계 3개가 더해져서 이제 6개가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일단 핫런을 하기전에 측정장치 6개를 모두 한 곳에 모아서 1시간 안정화 후 초기 기록값들을 관찰했다.
계측기들이 믿을 만한지 초기값을 확인한 것이다.
6개 계측기의 온도 및 습도 기록값들은 비교적 신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대 편차가 온도는 0.4℃ 상대습도는 1% 내외 정도 오차값이므로 얼추 맞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의 온습도로거 기록계의 온도값이 평균적으로 내가 가진 것보다 0.3℃ 정도 높게 계측하는 것 같은데, 어느 쪽이 더 맞는지 또는 더 많은 시간을 안정화 하면 오차가 줄어들 것인지 판단은 유보하고 기냥 부착하기로 했다.
해가 떨어져가고 곧 밥 묵을 시간이기도 하고 이정도면 배가 산으로는 가지 않을 듯해서.
기왕 초기 켈리브레이션 확인하는 것이어서 외부 온습도 측정값과 기상청 발표 자료간의 편차는 얼마일까 싶어 두개 값도 비교해 봤다.
로거온도값이 16.2℃ 같은 시간대 기상청 금남방재관측소 기록값은 16℃이다.
상대습도값은 로거값이 35.5% 금남관측소값이 40%이다.
이정도 값이면 얼추 맞지 싶다.
이제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한 3년 정도 5개월에 한번 정도 주기적으로 기록된 값들을 열람하게 될 것이다.
기존의 모니터링은 그대로 할 것이지만 여기에 좀더 상세한 돼지털 기록값이 보충되는 것이다.
두가지 계측기가 가지는 다른 오차 요인이 있을 수 있다.
패시브협회의 로거는 벽부형이기 때문에 골조에 부착되고 기존 람다패시브하우스에서 사용 중인 측정기는 바닥 거치형이므로 골조에서 이격된 상태로 계측한다.
초기 기록계들의 기록 값은 앞에 측정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관측 위치의 특성이 가지는 영향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겨울에 바닥 난방을 하면 골조가 실내 공기 온도보다 더 따시고 여름에도 공기 냉방을 하면 골조가 실내 공기보다 온도가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평형 부하가 만들어 내는 복사 에너지 흐름이 거주자의 체감온도에 끼치는 영향이 있다.
그 정도가 얼마일까? 그리고 그런 차이가 거주자의 쾌적함에 어떤 영향을 줄까? 그런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