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
동지섣달 짧은 해에
털모자 눌러쓰고 두툼한 솜바지에
잔 때 묻은 잔바 차림에 인정 많은 아저씨
동네 어귀
양지바른 곳에 뻥튀기계 내려놓고
장작불 지피셨다
반짝이는 눈동자에 꼬맹이들
그 냄새 그 모습 턱 고이며 눈이 빠지네
한참을 돌리다 뻥하는 소리
하얀 연기 속에 구수한 냄새
우르르 순식간에
한 주먹씩 움켜쥔 튀밥 주둥아리 오물오물
물속에 미끼 던진 송사리 떼다.
그리도 좋은 고향 강냉이에 배만 곯았나?
아부지덜 몰아치는 회오리에 사방으로 흩어져
누구는 성공해서 사장이 되고
누구는 공부 잘해 선생이 되었고
강냉이 생각에 눌러앉아 있던 요놈 은
아부지가 생각난다. 이놈아! 공부 좀 해라
걱정 어린 아버지 한숨 소리 접었지.
아버지 밑에 배운 공부 지개 대학 작대기과 농사꾼이라네
갈 길 가는 내 인생 누굴 원망하겠소
쌀 한 되에 삭카린 조금 넣고
돌리고 돌리면 한 자루씩 만들어내는
밑천없는 뻥튀기 출셋길 만 허공에 그리다
농사꾼이 되었다지.
뻥튀기 좋아하다가 망한다고 하더니만
그 아저씨 간곳없고 오일장 뻥튀기로 번창했네
내 인생 뻥튀기라 기다리고 기다려도
허공 속에 흐르는 구름 같은 욕심
우리네 친구 오늘도 뻥튀기로 헤매고 있나요?
다 늙은 주제에 왜 그리 욕심은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게 뻥이여
지개대학 오래 다니다보니
혓바닥에 가시만 돋아나고
구수했던 강냉이가 깔끄럽기 한이없네
그래도가시 돋아 입안 이 다헤져도
그런 세월 왔으면 좋겠다고
출세했던 놈들 뱃속에 비만이 부러움에 눈초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