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의 이윤택 작 연출의 음악극 공무도하
공연명 공무도하
공연단체 국립국악원
작가 연출 이윤택
작곡 류형선
공연기간 2014년 11월 21일~30일
공연장소 국립국악원 예악당
관람일시 11월 29일 오후 3시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류형선 작곡, 이윤택 작 연출의 음악극 <공무도하(公無渡河)>를 관람했다.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는 고조선 때에 진졸(津卒) 곽리자고의 아내 여옥(麗玉)이 지었다고 전하는 노래다.
출전문헌인 《고금주(古今注)》에 의하면, 어느 날 곽리자고가 강가에서 백수광부(白首狂夫)의 뒤를 따라 물에 빠져 죽은 어느 여인(곧 백수광부의 아내)의 애처로운 광경을 보고 돌아와 여옥에게 이야기하였더니, 여옥이 그 여인의 슬픔을 표현한 노래를 지어 공후(箜篌)에 맞추어 부른 것이라 한다. 연대적으로 보아 한국 문학사상(文學史上)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왔으나 확실한 제작 연대와 원가(原歌)는 알 수 없고, 이 노래의 한역가(漢譯歌)인 듯한 4구(句)로 된 한문 표기의 짧은 노래가 전한다. 그 한역가는 다음과 같다. '公無渡河 公竟渡河 墮河而死 公將奈何(임은 건너지 말 것이지, 임은 물을 건너다가, 물에 빠져 죽으시니, 임은 마침내 어이 하리요)'
《해동역사(海東繹史)》에 의하면, 백수광부가 물에 빠져 죽으니 그의 아내는 통곡하여 울다가 슬피 공후를 타며 노래를 부른 후 자기도 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는 내용에 따라, 원작자(原作者)는 백수광부의 아내이며 이를 노래로 정착시킨 사람이 여옥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또 전하는 가사가 시경체(詩經體)인 것으로 보아 당시 중국에서 성행한 시경체가 한국에도 영향을 준 것이라 보기도 한다.
《공후인(箜篌引)》은 악곡(樂曲)의 명칭이고 작품명은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공후인(箜篌引)》으로 통칭하고 있다. 한편, 기록에 나오는 조선이 중국의 지명을 가리키는 것이어서 중국의 악부시(樂府詩)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음악극 <공무도하>는 새로 건립된 대단위 아파트단지로 이사한 중년남성이 자신의 아파트 동수와 호수를 기억을 못해 벌이는 이야기다. 중년남성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고, 아내의 휴대전화번호도 기억을 못 한다는 설정이고, 이 남성은 부근 하천 둑에 있는 한 포장마차에 들어가 망연자실(茫然自失)해 하다가, 포장마차의 나이든 여주인의 인도에 따라 과거로 되돌아가면서 전생에 이른다. 그의 전생은 삼국시대 고구려(高句麗) 사람이고, 아내와 자식을 남겨두고, 백제 땅으로 온조를 따라 떠나간다. 이 음악극에서는 내용을 복선으로 깔아, 한 시나리오 작가가 영화사의 제의를 받고 <연변일기>라는 작품의 소재를 얻기 위해 직접 연변을 방문한다. 작가는 연길의 한 음식점에서 동포여인과 상면하고, 그 여인의 아름다운 노래와 미모에 반한다. 그 여인은 북한 여인이고 남편이 행방불명되어 연길로 나이어린 아들과 함께 와, 음식점 손님을 접대하고, 노래도 부르고 성매매까지 하는 처지임을 알게 된다. 그런데 이 여인은 자신이 평양음악대학 출신임을 밝힌다. 작가는 이 여인에게 구혼을 하고, 아들을 자신의 아들로 호적에 넣고, 동거에 들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행방을 감춘다. 작가는 백방으로 아내를 찾다가 두만강을 건너 북으로 들어간다. 당연히 북한 경비대에게 잡힌다. 북한군은 취조 중 작가가 별다른 뜻 없이 단순히 아내를 찾기 위해 도강을 한 것임을 알고는 자신들이 이용할 가치가 없는 자임을 판단하고, 판문점을 통해 되돌려 보낸다. 남한에서는 불법 입북한 명목으로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2년 뒤에 석방시킨다. 작가는 석방되자마자 다시 연변으로 간다. 그리고 또다시 입북을 해, 그리던 아내와 만나 아들과 함께 꽁꽁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탈출한다. 그러나 북한 경비병의 눈에 띠게 되고, 경비병의 사격으로 아내와 아들과 함께 목숨을 잃는다.
한편 아파트를 찾으려던 중년남성은 휴대전화를 찾고, 아내에게 전화를 해 자신의 아파트 동수와 호수를 확인하면서 삼국시대의 과거와도 결별을 하고 현실로 되돌아오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길고 가는 끈을 천정에서 바닥까지 촘촘히 배경 전체와 그 앞 무대 양쪽에 늘어뜨리고, 그 끈에 백두산 천지, 두만강 부근 연변풍경 영상 등을 투사해 극적효과를 높이고, 오케스트라 박스에 50인의 국악관현악단이 자리를 잡고, 극의 도입에서부터 대단원에 이르기까지 연주로써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출연자들 역시 타악기로 흥을 북돋아, 출연자들의 춤과 노래, 그리고 연기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한다. 의상 또한 시대적 변화에 맞는 의상과 소품 그리고 장신구에 이르기까지 잘 어울렸고, 포장마차, 수레, 무대한 가운데 서있는 나무 한그루에 이르기까지 극의 내용과 조화를 이룬 수준급 대소도구였고, 무대 왼쪽 남녀 해설자 겸 도창의 좌석배치도 인상에 남는다.
안숙선,유미리, 정민영, 손재영, 허정승, 임재현, 안이호, 김봉영, 방수미, 박진희, 유지숙, 조경희, 이금미, 이졍규, 김병오, 최병재, 박성호, 양명희, 박현숙, 이주은, 위희경, 김민경, 조준희, 강효주, 김세윤, 채수현, 박현영, 조정희, 이종화, 신진원, 김미성, 특별출연 윤종식, 김다빛 등 출연자 전원의 열창과 무용, 그리고 호연은 관객의 탄성과 갈채를 받기에 충분하다.
김혜자, 김태은, 김진정, 김영신, 이지은, 이미영, 권문숙, 박민지, 조은주, 이윤정, 박지애, 이도경, 아하경, 이혜경, 고은비, 최나리, 권덕연 등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춤사위도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꽹과리 박상인, 북 임용남, 징 강병혁, 장구 유지형, 열두발 상모 이명모, 무속장구 이승우 등 풍악수들의 출연도 극의 분위기 상승을 주도한다.
지휘 류형선, 연주자 임준형, 김정수, 이창우, 주민경, 김용수, 박치환, 이승헌, 황세원, 김보미, 박계전, 김준희, 안경희, 이소라, 여수연, 이지혜, 임은정, 박세연, 이지언, 박영승, 서정곤, 김준영, 유수지, 이화연, 윤나금, 서수복, 황영남, 김태정, 정명선, 안은경, 김연수, 고검재, 이범석 등 국악관현악단의 연주도 고품격 고수준으로 음악극과 조화를 이루고, 노래에 날개를 달아 돋보이도록 만드는 역할을 했다.
총제작 김해숙, 작창감독 판소리 작창 안숙선, 음악감독 작곡 편곡 류형선, 안무감독 한명옥, 서도소리작창 유지숙, 연기감독 김미숙, 조연출 이승우, 덧배기춤지도 하용부, 안무 최경자 안덕기 협력안무 연기자움직임 김윤규, 암악조감독 최병삼 김영길 박치완, 기술감독 조인곤, 무대디자인 김경수, 의상디자인 송은주, 조명디자인 조승희, 영상PD 이용의, 영상디자인 이도경, 분장디자인 김종한, 음향디자인 고종진, 미디프로그래밍 전찬율, 효과음 이채욱, 타악편곡 서수복, 편곡 노래지도 악보 김아현, 등 제작진의 기량과 열정이 드러나, 국립국악원의 이윤택 작 연출의 음악극 <공무도하(公無渡河)>를 한폭의 명화 같은 음악극으로 탄생시켰다.
11월 29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