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말 화본소설 ‘三言’의 宗族 이야기와 宗族 인식
- 불멸의 세계로서의 종족과 관련하여 -
Ⅰ. 머리말
Ⅱ. 불멸의 세계와 종족
Ⅲ. 祖宗과 子孫
Ⅳ. 先塋과 祠堂
Ⅴ. 맺음말
삼언에서 종족 관련 핵심 용어가 사용되는 사례가 적어도 62편으로 전체 120편의 반 이상을 차지하였는데, 이는 명대 종족 인식의 확산과 그 필요가 반영된 결과였다.
삼언을 전체적으로 볼 때, 필멸의 세계와 불멸의 세계라는 공간을 설정하고, 필멸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궁극적으로 인과율을 통해 불멸의 세계와 결합하고 있다. 이러한 구도는 ‘조상 - 나 - 후손’으로 이어지는 종족의 세계와 유사했다.
삼언에서는 영생불사 및 불멸의 세계에서의 삶을 최고의 가치로 설정하였다. 하지만 이에 도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함을 공언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福’의 획득을 강조했다. ‘복’ 가운데는 ‘자손 많은 것’을 비롯하여 관직, 재산, 건강과 장수 등이 있고 그 복을 얻는 최선책 역시, 수행, 선행, 공덕 쌓기였는데, 이들은 모두 종족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핵심적 요소였다.
삼언에서 종족은 필멸의 세계와 불멸의 세계를 결합한 조직이자 믿음의 세계였다. 조종은 조상신이 되어 후손들을 보우하고, 후손은 조상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제사를 지냄으로써 복을 받고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제사를 지내주는 후손이 없다면 죽어서도 제사를 받지 못하는 떠돌이 귀신이 된다고 믿었다. 이에 후손의 확보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었으며, 그 대책으로 첩 들이기, 데릴사위 삼기, 양자 들이기, 외손자 나누어 갖기 등을 소설 형식으로 제시했다. 또 선영은 조상의 유해를 보존하고 정기적으로 조상을 추념할 수 있는 공간이었고 사당은 조상의 영정이나 위패를 모셔두고 일상적으로 조상과 같이 사는 공간으로, 종족을 영속시키는 물질적 기초였다. 이에 삼언에서는 선영과 사당에 대한 안정적 유지가 조상을 지키고 종족을 영속시키는 현안이라고 하였을 뿐만 아니라 무덤을 새로운 종족 형성의 출발점이자 상징으로 그리기도 하였다.
삼언의 작가들은 이러한 종족 인식과 종족 이야기를 120편 곳곳에 배치하여 이야기를 흥미 있게 만들고 ‘세상 사람들을 깨우치려는’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