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로가 성종에게 올린 개혁안. 시무(時務)란 지금 힘 써 행해야 할 일, 즉 당면한 국가 정책이란 뜻인데, 28조 중 22조만이 전해지고 있다. 그 중요한 내용을 보면,
첫째, 불교에 대한 비판을 통해 유교 정치 이념의 구현을 추구하고 있다. 그는 제20조에서 "불교를 행하는 것은 자신을 수양하는 근본이요, 유교를 행하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근원입니다. 자신을 수양하는 것이 죽어 좋은 세상에 갈 수 있는 밑천이라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지금 세상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지금 세상은 지극히 가깝고 죽어서 가는 저 세상은 지극히 먼 것인데도, 가까움을 버리고 지극히 먼 것을 구함은 또한 잘못이 아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둘째, 중앙 집권적인 정치를 지향하고자 하였다. 지방관을 파견할 것(제7조), 지방의 호족 세력을 억제해야 한다(제17조)는 등의 건의를 보아 알 수 있다.
셋째, 그는 중앙 집권적인 정책을 강조하기는 하였으나 왕권의 전제화는 경계하였다. 제14조에서 "만약 성상이 마음을 겸양하게 가지고 항상 경외(敬畏)하게 신하를 예우하시면, 신하는 반드시 마음과 힘을 다하여 나아가서는 꾀를 구하고 물러가서는 바르게 보필하기를 생각할 것입니다. 이것이 이른바 임금이 신하를 예로써 쓰고, 신
하는 임금을 충으로 섬긴다는 것입니다." 라고 하여 군주의 도리를 강조한 것이 그의 입장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