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창립, 지역약사회와 정보공유로 동네약국 활성화
4000 페이지 정보, 64개 질환 상담자료 1200여 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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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광 약국경영연구회장 |
의약분업 이후 약국의 양극화는 약국가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 해 9월 건강보험공단과 대한약사회가 고려대 약학대학 최상은 교수팀에 의뢰해 작성된 '적정보상을 위한 약국 지불제도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병원과 인접한 약국은 월평균 4억 7,413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반면 주변에 의료기관이 없는 약국의 월평균 매출은 1,239만원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드럭스토어 형식의 대기업 자본이 약국가에 진출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네약국이 사라지면 의료전달체계의 왜곡현상으로 인해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권이 침해됨과 동시에 간단한 증상으로도 의료기관 이용률을 높여 진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약국경영연구회(회장 이재광)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동네약국 활성화를 위한 정보공유에 주력하고 있다. 이재광 회장은 "처방전이 적은 약국의 약사들은 작은 정보나 약국경영에 관한 노하우가 절실히 필요하다. 내가 알고 있는 약국경영기법을 다른 약사들과 공유하고 처방전 없이도 약국경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약국경영연구회를 창립하게 됐다"라고 창립목적을 밝혔다.
정보공유 ? 친목도모로 '꿩 먹고 알 먹기'
약국경영연구회는 2004년 문을 열었다. 대구광역시에서 성서종합약국을 운영 중인 이재광 약사가 당시 대구시 달서구 약사회장이었던 김학동 약사와 반동환 부회장 등 15명과 힘을 모았다. 이 회장은 "정보 공유를 통해 약국경영을 활성화시키고 편안하고 재미있는 경영을 하자는데 뜻을 함께 했다"며 당시를 회상한다.
약국경영연구회의 주요 활동은 공개 세미나다. 1년에 적어도 8차례정도 공개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2005년과 2006년에는 전지 세미나를 떠나기도 했다. 특히 1박2일간 제주도로 떠났던 첫 번째 전지 세미나는 약국 인테리어와 재테크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 회장은 "결혼 후 가족과 떨어져 떠난 첫 여행이라는 약사도 있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라며 "밤새워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마치 학창시절 MT에 온 듯 즐거웠다"라고 그 날의 설렘을 전한다.
입소문 타고 다른 지역 약사들까지 찾아
전지 세미나 외에는 주로 지오팜 강의장이나 FM치과병원 세미나실을 임대한다. 교통편의성과 경비절감을 위해서다. 주제는 건강기능식품 등 시의성 있게 약국경영연구회 임원진이 결정하고, 강사는 연구회 자체적으로 충당하거나 필요하면 외부에서 초빙하기도 한다.
이 회장은 "창립 초기에는 주로 달서구 지역회원들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점차 입소문이 나 다른 지역 약사회원들의 참여도 활발해졌다"며 "많을 때는 60여명, 적을 때는 20여명의 회원들이 모인다"고 자랑을 아끼지 않는다.
홈페이지와 어플로 약국IT화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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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경영연구회 홈페이지 메인화면 |
약국경영연구회의 가장 특화된 점은 바로 IT 기술의 도입이다. 2009년 10월 문을 연 약국경영연구회의 홈페이지(www.pharms.net)는 상담 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 PC의 해상도에 맞게 제작됐다. 홈페이지에는 회원 약국에서 갖고 있는 제품 정보 등 약 4000페이지 분량의 정보가 담겨있다. 이 회장은 "약국에서 상담할 때 아이패드를 이용하면 신뢰도 향상과 동시에 해당 내용을 즉시 이메일로 전송해 환자가 집에서 자세한 내용을 받아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2011년에는 '약사랑'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했다. 약사랑 어플에는 약국에서 상담 횟수가 많은 64개 질환을 중심으로 약 1200여 컷의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현재 아이패드와 아이폰 용으로만 개발돼 애플스토어에서 9.99달러에 판매된다. 가격은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책정됐다.
이 회장은 "어플 제작비용만 1500만 원 이상이 지출됐다"며 "수익을 낼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약사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개인적으로 욕심을 부린 결과"라고 쑥스러운 웃음을 보인다.
대구시약사회와 손잡고 정보공유 넓혀
약국경영연구회는 최근 3년간 대구시 전체로 그 활동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이 회장이 대구시약사회 약국경영정보위원회 이사를 맡으면서 약국경영 강좌를 대구시약사회 차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약국경영정보위원회는 전국에서 최초로 도입된 기구로 정보통신위원회와 약국경영위원회의 합작품이다. 이 회장은 직책을 맡음과 동시에 약국경영연구회의 모든 자료를 대구시약사회 홈페이지(www.daeguyak.net)에 공개하고 약 13회에 거쳐 매 월 1회씩 대구시약사회관에서 강좌를 열고 있다. 현재 회원 수는 30여명이지만 필요하면 언제든지 누구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이 회장은 개국약사들을 위한 약국마케팅의 핵심으로 '차별화'를 꼽는다. 좋은 제품을 고를 줄 아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모르는 부분은 지역 약사회를 통해 문의하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이 회장은 용기를 내면 약사회 임원들이 반드시 자기 일처럼 나서 고수의 노하우를 전수해줄 것이라고 귀띔했다.
처방전 없이도 약국경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싶다는 이 회장. 정보도 공유하고 평생 친구도 만들 수 있는 약국경영연구회의 2013년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 문의 약국경영연구회(www.pharm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