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수많은 일들을 처리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매일 부딪치게 되는 사람들 중에는 함께 일을 해나가는 사람도 있고, 나를 위해 뭔가 봉사를 해주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내가 누군가에게 봉사를 해주어야 되는 경우도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수없이 많은 일들이 발생하고 해결해 가게 됩니다.
이런 우리의 삶에 있어 사람관계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평생을 같이하든, 잠시 스치고 지나가든 항상 곁에 두고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싶은 사람은 역시 성의를 다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시장이나 식당에서 아주 잠깐 스치고 지나갔지만 나를 대하는 태도에 성의가 넘치는 사람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성의를 다한다는 태도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안에 너무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직무에 성실하게 임하고 마음을 쏟는다
☆나의 편리함보다는 타인의 요구나 상황에 맞춰준다
☆친절한 태도를 가지고 일의 핵심을 파악한다
☆안될 때 안되더라도, 되게 하려는 노력을 다한다
☆영혼없는 응대나 무시, 무관심의 태도를 절대 보이지 않는다
자폐스펙트럼이나 ADHD단계에서는 성의라는 이 좋은 덕목을 아직 타인을 위해서는 발휘하지 못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쏟기 마련입니다. '성의를 다함' 속에 포함된 사회성을 아직 배우지 못한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태균이는 동화책 베껴쓰기에 열중인데 며칠 전 노트를 보고는 자기 나름의 성의를 다한 베껴쓰기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빼곡히 쓴 것도 그렇지만 문단별로 색깔을 달리하며 자기능력 안에서 성의를 다한 표시가 역력합니다.
그럼에도 사회적 생활이나 마무리에는 아직 성의가 부족합니다. 시장가면 장바구니를 잘 들어주고 집까지 잘 챙겨서 가지고 오지만 집에 들어서면 장바구니를 아무렇지 않게 휙 던져 놓습니다. 무거운 것 옮기는데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주긴 하되 성의는 잠시 땜빵만 하고 자기갈길 가버립니다.
이런 태도는 확실히 아직 사회성이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결과이며 '사회성'과 '성의를 다함'은 얼마나 깊은 연관성을 갖는지 알 수 있습니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맞추어주려는 뇌가 아직 미성숙이라면 남을 위한 일에 성의를 다하는 태도는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성의를 다하게 만드는 분위기도 아주 커다란 사회교육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확실히 어렸을 때부터의 강조해 온 사회적 교육이 사회분위기나 매너를 크게 다르게 만듭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여성이나 어린아이들이 도움이 필요할 듯한 일을 혼자하면 주변 남성 누구든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성의를 다해 도와주려는 태도가 아직 크게 부족하며, 중국은 아예 그런 개념조차 없는 듯 합니다. 더 긴 미래에 바뀌기는 하겠지만 타인의 일을 돕는데 성의를 다하는 사회적 교육은 확실히 교육을 통한 뇌발달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회전교차로나 신호등없는 사거리 등 운전자의 규칙의식에 의존해야 하는 지대에서도 서양인들과 운전방식은 아직도 크게 차이가 납니다. 사실 회전교차로에서의 운전규칙에 대해 우리는 교육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저 먼저 달려들면 그게 우선인 것이 여기 현실입니다.
회전교차로가 많은 제주도에서 살다보니 많은 운전자들이 회전교차로 활용지식이 부족한데다가 타인을 위한 예의에 성의를 다하는 교육을 접하지 못한 현실이 수시로 드러납니다. 먼저 회전을 하고 있는 차량이 우선인데도 그냥 들이밀어대며 끼어드는 차량들이 너무 많습니다.
'성의를 다함' 이런 예쁘고 칭찬할만한 태도는 전두엽의 영역에서 가동되는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의를 다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것부터 타인을 위한 것까지 광범위하며, 타인을 위한 사회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자신을 위한 성의태도는 비사회적이고 외곬수적 성격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애완동물키우기에 열성을 갖는 상당수 사람들 중에는 버리기도 잘 합니다. 동물에의 사회적 인식과 생명에의 존중이란 기본 개념없이 그저 끌리는대로 집에 들이고 즐기기는 하되 그에 수반되는 뒤치닥거리와 보살핌의 노동력은 회피하려는 무성의한 사람들이 최종선택은 버리는 것입니다.
성의있는 태도가 얼마나 전두엽 영역에서 관장되는 것인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성의를 다한다는 것에는 그래서 ☆자기자신에의 이해와 파악 ☆하고자하는 일에의 계획성과 결과예측 ☆하고자하는 일에 대한 사회적 통용성 등등을 두루 기획하고 생각할 수 있는 전두엽 기능이 꼭 가동되어야 합니다.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분노를 쉽게 폭발하는 일에 성의를 다하는 사람들에게 성의를 다한다고 결코 표현해 줄 수가 없습니다. 성의를 다하는 일에 전두엽의 영역이 반드시 가동되어야 한다는 것은 다음의 실험으로 알 수 있습니다. 내아이를 대할 때와 다른 아이의 영상을 볼 때 비슷하게 뇌가 움직여주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어린아이에 대한 사랑이 뭔지를 아는 사람입니다.
내아이를 볼 때와 다른 아이를 볼 때 전두엽활성에 차이가 심한 엄마일수록 다른 아이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가까이있으면 학대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정인이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양부모의 뇌상태가 이랬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성의를 다해야하는 마인드와 태도에는 사회성이란 덕목의 성숙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대행위에 성의를 다함'이라는 모순적이고 비논리적 조합은 있어서도 안되니까요. 이런 모순적이고 비논리적 조합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전두엽 기능이 비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자폐스펙트럼의 아이들이 감각추구 행위에 온갖 성의를 다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비사회적이며 주위 분위기를 망치게하는 민폐행위적 요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폐자녀의 부모로써 좀더 어릴 때 감각추구 행위를 충분히 풀도록 도와주고 비사회적 행동으로 가지않도록 대체행동을 늘 생각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커가면서 비사회적 감각추구 행위에 온갖 성의를 몰두하는 비극적이고 모순된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해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막막상황일 때, 그냥 자동차태우고 달려보는 것도 좋고, 자연으로 들어가 마음대로 해보게 하는 것도 좋고, 놀이동산가서 발길닿는대로 걷고 즐겨보는 것도 좋고, 맛있는 것 찾아 신나게 먹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을 위해 성의를 다하는 부모는 아이가 아무리 어려운 처지라 해도 결국 알고 느끼게 됩니다. 성의를 다한다는 것은 성심誠心에다 진심眞心과 열심熱心을 더한 일이니까요...
뇌과학적 사회적 감정이란 결국 전두엽 소관이며, 성의를 다하려는 태도에다 사회적 감정을 입혀주는 일, 부모가 해야하는 정말 위대한 일이 될 것입니다.
첫댓글 그림이 성의를 다 하는것, 1 정도 된다할까 갈길이 멉니다. 날이 갈수록 고집은 쎄지고...
태균씨 옮겨 적는 일 정말 진심이네요. 배꼐 쓰다 어느날 문득 일기가 나오길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