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이야기] 동백나무
사철 푸르고 두꺼운 잎… 불 잘 붙지 않아 방화림으로도 쓰여요
입력 : 2022.11.28 03:30 조선일보
동백나무
▲ 동백나무 꽃 색은 빨간색이 가장 흔하지만, 흰색이나 분홍색 등 다양한 색을 띠기도 해요. /필자제공
동백나무는 일찍이 목련류와 함께 관상 가치를 인정받아 17세기부터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아온 식물이에요. 지금까지 재배 품종으로 키워낸 종류만 2000가지가 넘지요.
동백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대만·일본에 주로 자생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울릉도와 같은 섬이나 남·서해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이처럼 섬이나 바닷가는 물론 내륙에서도 잘 자라요. 또 한라산에서 자라는 동백나무의 경우 해발 1000m가 넘는 높은 곳에서 자라기도 하지요. 우리나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백나무 군락지가 전북 고창 선운사 등 총 7곳에 있어요.
동백나무는 15m 정도까지 자라요. 잎 표면은 광택이 나는 짙은 녹색이지요. 동백나무는 통상 겨울에 꽃이 핀다고 하여 동백(冬柏)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하지만 봄에 꽃이 피는 것도 있는데 이는 춘백(春柏)이라고 부르고, 또 늦가을에 꽃이 피는 것은 추백(秋柏)이라 부르지요.
동백나무의 꽃 색은 빨간색이 가장 흔하지만, 흰색이나 분홍색 등 다양한 색을 띠기도 하는데요. 대부분의 꽃은 풍매화(風媒花)라 하여 바람이 가루받이(수술의 화분이 암술머리에 옮겨붙는 일)를 하는데, 꿀이 풍부한 동백꽃은 동박새라는 새가 가루받이를 해줘요. 그래서 동백나무를 조매화(鳥媒花)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꽃잎 하나하나가 날리는 벚나무 등과 달리, 동백나무는 꽃이 질 때 통꽃으로 꽃송이 전체가 떨어집니다. 꽃이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목이 잘리는 모양을 닮았다며 과거 제주에서는 불길함을 상징했다고도 해요.
동백나무는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한 방화림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잎이 사철 푸르고 두꺼워서 불이 잘 붙지 않기 때문이지요.
동백꽃의 씨앗을 압착해 얻은 동백기름은 쓰이는 곳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머리에 바르는 등 미용 용도로 주로 쓰였는데 일본에서는 공업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조선 시대에는 동백기름의 생산량이 적어 주로 왕실이나 사대부 집안에서만 쓸 수 있었대요. 일반 백성은 이 기름을 사서 쓰기가 어려워서 생강나무 등의 다른 열매를 활용했는데, 그래서인지 충청도나 일부 지역에서는 생강나무를 동백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대요.
김용식 전 천리포수목원장·영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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