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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안내면향우회
 
 
 
카페 게시글
유머광장 스크랩 뻔뻔한 세상의 탄생
조현태 추천 0 조회 15 10.02.21 09:1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하나님께서 심심하신지

골프 한 게임 하자고 하신다.

하늘공원CC로 갔다.

내가 먼저 Tee-off 를 했다.

공은 길다란 커브를 그리며 워터 헤저드로 퐁당했다.

하나님 차례다.

엉성한 자세로 툭 치니

공이 또르르 굴러 호수 한 가운데로 향한다.

은빛 물고기 한마리가 튀어 오르더니

꼬리지느러미로 공을 떠 받친다.

이어 수리란 놈이 날아와 공을 물고 하늘 높이 솟아 오른다.

그린 위로 나는가 싶더니 홀 근처에 공을 떨어 뜨린다.

공이 몇바퀴 굴러 홀 속으로 쏘옥 빨려 들어간다!

미들 홀, 알바트로스! 홀인원이다.

볼멘 소리로 외쳤다.

"아버지, 장난 좀 그만 치세요!"

 

골프도 재미가 없어 시큰둥해 하고 있는데

갑자기 서쪽 하늘이 캄캄해지면서 장대같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추녀 밑에서 비를 피하던 하나님께서 번개 몇개를 집어 서북쪽을 향해 냅다 던진다.

그 중 하나가 바위에 맞았는지 돌가루가 푸썩하고 하늘로 퍼져 올라간다.

"이젠 나도 늙었는지 베락하나 내 맘대로 안돼!

 슬라이스도 슬라이스지만, 처자들이 하도 성형수술들을 많이 해서

 누가 누군지 분간이 가야지 원!

 뺑덕어민 줄 알고 베락을 날리면 월매가 맞아 죽지를 않나..."

 

일케 하나님께서 풀이 죽어 고개를 떨구고 있는데

저만치서 날 건달 한 놈이 다가 온다.

까치, 조까치다.

 

"하나님 저하고 내기나 합시다!"

"뭔 내기를?"

"하나님 여기에 헌금 걷은 게 십만냥 있습니다.

 

 하나님의 고향은 하늘입니다.

 하늘은 하나님의 통치권이 미치는 영역입니다.

 저는 땅에 있구요.

 땅은 저의 지지기반 입니다.

 

 자 이제,

 돈을 하늘 높이 던지겠습니다.

 하늘로 올라가는 것은 하나님 몫이요

 땅으로 다시 떨어지는 놈은 제 몫입니다.

 룰은 50:50으로 매우 공정합니다."

 

하나님은 기가 막혔다.

너무 선하고 깨끗한 하늘이 문제였다.

일이 없으니 심심해진 탓이다.

하릴없이 날 건달 같은 까치 녀석을 데리고

시간을 죽여야 한다는게 화근이었다.

 

이제부턴 권리를 되찾아야 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곤 에덴 동산에 능금나무를 심고 뱀도 부르고

이브에게는 옷을 벗도록 했다.

판도라도 이상한 상자를 가져와 '심심풀이 고홈' 이벤트에 동참했다.

 

세상은 시끄러워지고 너저분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죽음처럼 고요하던 바다엔

넘실넘실 파도가 일고 쪽빛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온누리에 웃음이 피어 올랐다.

뻔뻔(Fun Fun)한 세상이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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