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6.수요일 저녁
외국인이 귀국을 했나?
침대매트2, 이불, 요, 옷가지, 여행가방 등등..
엄청난 쓰레기가 마당에 쌓였다.
아침에 없었으니 낮에 누군가 버린 것인데,
예전 같으면 평리1교 다리 위로 버렸을 만한 게
다리의 폐기물 배출을 금지한 다음에 우리 마당에
버리고 싶게끔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CCTV가 정면에 있으나,
설사 촬영(녹화)가 되었다 해도
행정기관에서 처리해 줄 까닭이 없다.
섣불리 분노를 일으키거나 원인행위자를
응징하려 힘쓸 것 없이 행정복지센터와 상의하여
유료로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는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아르딤복지관에서 점심식사 후
"물고기는 더이상 없다"란 제목의
책을 읽다가 흥미가 떨어져 반납해 버렸다.
하도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에
TV뉴스는 물론 유튜브의 뉴스도 짧은 것만
잠시 들여다 볼 뿐 숱한 시간을 공상과 멍때리기로
지내다 보니 이제는 별 다른 생각 없이 보이는 대로
보고 들리는 대로 듣고 그에 따른 느낌에 젖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점차로 마음이 고요해지면서 잡념이 졸고
그다지 심각하게 여겨지는 사안이 없는 상태로 무심하게
사물을 대하면서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깊은 생각 없이
대화도 하고 물건도 만지작거리며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내키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쉬엄쉬엄 걷는 게 습관화되었다.
90~100세까지 살게 되는 시대이니 만큼 허송세월 말고
새로이 우언가를 추구하며 배우고 실행해 보라는 이야기를
더러 듣곤 있으나, 굳이 누군가 쓰고 발간한 책을 읽고 싶지 않으며
유명한 인사라거나 석학이라거나 한 명사에 관한 정보에도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다.
내 주변을 살피고 자주 만나거나 곁하거나 대화하거나
어쩔 수 없이 더불어 살아가야만 하는 가족이나 이웃에
관한 상념이 떠오르면 내처럼 강물처럼 흘러가는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볼 뿐...
두시가 지나가면서 발안에도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다행스럽게 작은 우산을 가방에 챙겨왔으므로 솔가지 향을
냄새 맡다가 우산을 펴고 발안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도서관에 잠시 머물다가 별다르게 끌리는 도서가 없기에
남부복지관에 가보기로하였다.
물건나눔장터에서 일하는 봉사자를 찾으니 어제와 다른 이였는데,
사용하지 않은 전자제품과 손자가 방에서만 깔끔하게 가지고 놀던
블럭을 버리기 아까우니 나눔해줄 방도가 없느냐 물었더니 담당자의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기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 통화하다 보니 바로 뒷편 세미나실 인근에서 같은 목소리가 들려
내 탁자 쪽으로 오도록 해서 상의를 하게 되었는데, 4~5년전에 내가
CMS로 후원금 계좌 등록하던 때의 복지사가 아닌 인물로 얼굴이 익은
사람이라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며칠 내로 믹서기와 음식분쇄기와 블럭을 가져다가 제공하기로 하고
의자에 앉아있을 때에 할매로 부터 전화가 왔다.
예견했던 대로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니 아기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올 수 있겠느냐는 뻔한 용건이라서 내가 하원시키겠노라 답변하였다.
현재 시간상 아파트로 걸어가서 자동차를 가져오기에는 하원시각이 촉박하고
비가 뜸을 들이며 폭우와 보슬비로 변화를 거듭하기에 향남약국으로 들어가
생수와 차 한 잔을 마신 다음 16시 15분 경 어린이집으로 갔더니 유모차가
비에 젖은 채로 마당에 놓여있었다.
허겁지겁 인근 건물의 재활용처리장에 가서 박스를 두 개 가져다가 물기를
닦고 아랫쪽 주머니에 담긴 빗물을 처리한 다음 벨을 눌렀다.
잠시 기다리니 빗줄기가 가늘어지기에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건널목을
지나 귀가하던 중에 아기가 물었다.
"차는 어디 있어요?"
"운동장에 가고 싶어요."
그래서 집에 유모차를 갖다 두고 아기랑 차를 타고 다시 운동장으로...
옷에 소변을 저리는 통에 번잡하긴 했으나 강아지풀을 갖고 노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나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는 시간이 아늑하고 풍요로웠다.
▼2024.07.16.화요일/종합경기장 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