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들은 10년쯤을 감옥에서 보냈다 하더라도 언제나 운명을 바꿀 꿈을 꾸고 있다. 그러나 종국에 가서는 얼굴에 남은 죄수 표시의 낙인이 도주를 방해하기도 한다. <운명을 바꾼다는 것>, 이것은 기술적인 전문 용어이다. -p.350
감옥에서 10년이나 되는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탈옥의 희망도 거의 사라졌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구절을 읽고 내게는 길게만 느껴지는 10년이란 세월이, 특히 감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상대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의 세월을 보내고 1~2년이 남았다면 그들은 얌전히 그 세월을 견디겠지만 또 다른 10년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분명 남아있을 것이다.
그는 체레빈이 자신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청중이 온 주의를 기울여 자기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믿으려 애쓰고 있는 것 같았는데, 반대의 경우를 인정하는 것은 그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 p.403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하는 말을 다른 사람이 듣고 있지 않다고 느낄 때, 우리는 무시당하는 듯 한 느낌에 기분이 상하고 무력해진다. 화가 났을 때 그 사람의 말을 못 들은 척 무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사람들의 그러한 심리를 잘 표현한 대목이라고 생각했다.
첫댓글 사람에게 있어 '듣는다'는 행위는 때로 '말한다'는 행위보다 더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위로를 받는 때는 위로의 말을 '들을 때'가 아니라, 내가 마음속에 고여있던 고민을 입밖으로 퍼나를 때라고 생각합니다. p.403의 문장은 '경청'하는 일이 얼마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일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