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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겄능가? 내 팔자가 그런 것얼. 지리산으로 약초캐러 댕기던 서방이 죽고 내가 여그 삼거리에다 주막얼 시작험서 혼자 단단히 작정헌 일이 하나 있구만.”
“멋인디요?”
“임자 있는 사내 물건언 욕심얼 안 내기로.”
“그 일이 어디 여자욕심으로 되는 것이간디요. 거개넌 사내들이 보챈깨 헐수 없이 치매끈도 풀고 그러는 것이제요.”
“사내가 아무리 욕심얼 내도 내가 치매끈을 단단히 매놓제. 그래서 그런지 이 근동 아낙덜헌테 내가 못 들을 욕언 안 듣고 사능구만.”
“잘 생각허셨소. 술장시럴 해묵드래도 그렇게 살면 욕얻어 묵을 일언 없겄제요. 헌디, 요근래에넌 쓸만헌 사내럴 못 만냈는갑제요?”
“자네가 그걸 어찌 아는가? 농사철이라서 그런지 사내 하나 만내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줄을.”
“아짐씨 얼굴에 아랫녁에 공방들었다고 써 있소.”
“흐흐, 자네가 귀신일네.”
“주막살이 몇 년만에 사내보는 눈 하나만 키웠구만요.”
“자네가 잡년일쎄. 내 주막에 들어올 때부텀 알아는 보았네만, 말허는 것얼 본깨 진짜 잡년이구만.”
“아무리 잡년일망정 싫은 사내헌테넌 치매끈 안 풀어주요.”
“하먼, 그래야제. 헌디, 내가 어제 기가 맥힌 사내 하나럴 보았네.”
“먼 사내를요?”
틀림없이 서방님 얘기일 것이라고 짐작하며 옹녀 년이 물었다.
“조선비네 정자에서 방사를 허다가 끌려 가 멍석말이에 몽둥이 찜질얼 당헌 사낸디, 물건이 어지간헌 도끼자루만허데.”
“흐흐흐, 아짐씨도 참, 사람 거시기가 어찌 도끼자루만허다요? 그놈으로 맞으면 어지간헌 년언 맞장이 나뿌리겄소.”
“아니, 참말이랑깨. 내가 그래도 주모노릇험서 숱허게 많은 사내럴 만냈제만, 그리 잘난 물건언 첨이었구만.”
주모의 눈이 갑자기 게슴츠레해지면서 얼핏 물기까지 비쳤다. 순간 혹시 서방님하고 주모하고 벌써 아랫녁을 맞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옹녀 년의 뇌리를 스쳐갔다.
“그래서요? 맞촤넌 보았소?”
“손맛만 봤구만. 마누래가 기다린담서 기언시 가뿔데. 어뜨케던 붙잡아 놓고 자근자근 묵을라고 했는디, 마누라 아랫도리에 꿀단지럴 묻어놓고 왔는지 뒤도 안 돌아보고 가뿌리드랑깨."
어찌나 허퉁시럽던지 저녁내 내가 한 잠도 못 잤구만. 자네가 보기에 내 얼굴이 밉상인가? 내가 여직껏 맘에 둔 사내를 놓친 일이 없는디. 잘 난 물건 가진 그 사내넌 물건만 자랑허고 가뿌리드랑깨.”
“지조가 있는 사낸갑소.”
“그 얘기 그만허새. 잘 난 물건 생각헌깨 또 몸이 요상시러지네.”
“호호, 참고 사니라고 애쓰시요, 아짐씨가.”
옹녀 년이 주모의 꼬드김을 뿌리치고 밤길을 털레털레 걸어왔을 서방님을 떠올리며 빙긋 웃었다. 그런 서방님을 두고 비록 서방님의 부탁이기는 하지만, 딴 사내를 홀려 어찌어찌 아랫녁까지 맞출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던 자신을 떠올리자 몽둥이 찜질 당한 몸으로 아랫녁방아까지 찧느라고 생고생을 한 서방님한테 미안해지기도 했다.
‘고맙소, 서방님. 내가 어뜨케던 조선비 놈얼 홀려가꼬, 서방님의 분풀이럴 허게 맹글제요.’
옹녀 년이 내일 어떻게 조선비를 꼬드길까를 곰곰히 궁리하며 중얼거렸다.
다음날이었다. 정자 아래 계곡가에 가마솥이 걸리고, 가마솥 안에서 누렁이 한 마리가 통채로 익어갈 때에 조선비가 친구들을 끌고 왔다. 그것도 퇴기임이 분명한, 한 눈에 보기에도 나이 서른 가까이는 될 것 같은 기생들도 두 명 데불고 였다.
‘세상에 기생의 씨가 말랐든개비구나. 저런 년도 기생이라고 데리고 오다니.’
옹녀 년이 속으로 중얼거리며 가마솥에 불을 때는데, 명색이 선비들의 천렵이라고 돌아가며 시도 한 수 씩 ?고 하던 천렵판이 이내 놀이판으로 바뀌었다.
기생 하나가 장고를 치고 다른 기생이 춤을 추는가 싶더니, 나중에는 기생 둘이 모두 장고춤을 추었다. 옹녀는 춤과 노래를 귀동냥 눈동냥하며 부지런히 개고기며 다른 안주들을 주모가 시키는 대로 정자 위로 날랐다.
자신은 철저히 놀이판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심부름만 할 뿐이라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알게 모르게 조선비한테 틈틈이 눈길을 주었다. 그러다가 눈길이 마주치면 얼른 고개를 돌리는 체 했다. 어쩔 수 없이 천렵판에서 심부름은 하고 있지만, 다만 품삯 몇 푼이 아쉬었을 뿐, 자신은 함부로 몸을 굴리는 계집이 아니라는 시늉을 보였다.
술판이 좀 더 무르익었을 때였다. 사내들이 초홍이라고 불렀던 기생이 소피라도 보려는지 정자 뒤로 돌아갔다. 그러자 초홍이의 어깨를 안고 손가락이 저고리 섶 사이로 들어 갈둥 말둥, 옷고름 위의 불룩한 곳을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며 손장난을 치던 이선비가 나도 소피나 좀 봐야겄구만, 하고 중얼거리며 따라갔다.
정자 뒤로 조금만 올라가면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었고, 소나무 숲을 지나 열 댓 걸음 내려가면 빽빽한 오리나무 숲이 대낮에도 어두컴컴했다. 초홍이 년이 뒤에서 사내가 따라오는가 오쩌는가 곁눈질하며 오리나무 숲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내들은 남아있는 기생의 창부타령을 들으며 개고기를 씹고 있었다. 아까부터 소피가 마려운 걸 꾹 참고 있던 옹녀 년이 조선비와 눈길을 한번 슬쩍 맞추고 정자 뒤 소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기생과 이선비는 보이지 않았다.
옹녀가 막 치마를 올리고 속고쟁이를 벌리고 쭈그리고 앉을 때였다.
오리나무 숲에서 간드러진 웃음소리가 호호호 들렸다.
‘저것덜이 대낮부텀 일판얼 벌릴 모냥이네. 헌디, 조선비 놈이 따라올 중 알았는디, 비깜얼 안허네.’
옹녀 년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치마를 올리고 일어서는데, 또 이선비와 기생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이, 아이, 호호호. 벌건 대낮에 멋허자는 짓이다요?”
기생의 코맹맹이 소리에 이어 아, 어떠냐? 대낮방사가 훨씬 재밌니라? 하는 이선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제 년은 숱한 사내들과 밤이건 낮이건 가리지 않고 살방아를 찧었지만, 막상 남의 그런 꼴은 또 처음이라 옹녀 년이 살금살금 오리나무 숲 쪽으로 다가가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고개만 비쭉 내밀었다.
“초홍이, 이것 우리가 얼마만인가? 자네 아랫녁 구경한지가 일년은 넘은 것 같구만.”
이선비가 계집의 치마를 걷어 올리고 제 바지도 절반만 내린 채 방아고를 확에 디밀면서 하늘을 향해 흐 웃었다.
“엄처시하 이선비님 덕분에 이 년은 일년 열두달을 독수공방으로 살았소. 오늘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뒷물꺼정 했소. 번개불에 콩구어 묵기제만, 얼렁 날 좀 죽여주씨요.”
“고맙구만. 동무들이 이상허게 여길랑가 모르니, 얼렁허고 가세.”
이선비가 엉덩이를 깝죽거리자 초홍이 년이 아흐아흐 입술을 깨물면서 신음을 삼켰다.
‘아무리 대낮방사라고 하지만, 허는 꼬라지덜이 간에 기별도 안 가게 생겼구만.’
옹녀 년이 참 싱거운 살방아도 다 있다고 혀를 툭 차는데, 이선비가 두 다리를 쭉 뻗으며 푸르륵 떨었고, 초홍이가 사내의 등짝을 꽉 부등켜 안고 두어 번 온 몸을 풀쩍거렸다. 그런데 그것이 옹녀의 눈에는 계집이 사내 좋으라고 일부러 그러는 것 처럼 보였다. 아무리 사내한테 허천들린 계집일지라도 살방아 몇 번에 구름을 탈 리가 없었다.
“어뜻소? 반분언 풀렸소?
저고리 고름을 매며 계집이 물었다.
“풀리다마다, 자네는 어땠는가?”
“이년도 구름을 탔구만요. 이선비님하고 저하고는 아랫녁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어디, 나하고만 잘 맞던가? 조선비하고도 잘 맞고 김선비하고도 잘 맞지 않은가. 그나저나 오늘 자네 수고하겠네. 사내들을 떼로 상대해야허니. 엽전은 무거울 것이고, 내가 특별히 금가락지를 준비했구만.”
이선비가 허리춤의 주머니에서 금부치 하나를 꺼내어 초홍이 년의 손에 꼬옥 쥐어주고는 먼저 몸을 일으켰다.
‘인자본깨, 저 년은 기생이 아니라 갈보구만. 돈만 주면 아무 놈한테나 치마를 올려주는 갈보여. 참, 더런 놈의 인간들도 다 있구나. 명색이 선비란 놈덜이 갈보 두 년얼 데려다가 아랫구녕이나 맞추고.’
옹녀 년이 제 처지는 생각지 않고 침을 퉤 뱉는데, 이선비가 오리나무 숲을 나와 정자 쪽으로 돌아갔다. 초홍이 년이 그런 이선비를 흘끔 바라보다가 금가락지를 노리개와 함께 달린 주머니에 간직하고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이선비를 따라 정자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리나무 숲을 빠져나와 계곡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사내를 품었으니, 뒷물이라도 할 모양이라고 짐작하며 옹녀 년이 허리를 편 때였다. 누군가 뒤에서 와락 부등켜 안았다.
“어메, 이 일얼 어쩐디야?”
옹녀 년이 나즈막히 비명을 내지르며 제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아까부터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지. 두 사람의 방사를 침얼 질질 흘리며 보고있더군. 어떠냐? 아랫녁에 고뿔이나 안 들었느냐? 콧물이 흐르지 않으냐?”
조선비 놈이 손 하나를 옹녀의 가슴에 넣고 다른 손은 치마 속을 더듬으며 이죽거렸다.
“이러지 마씨요. 이년이 그리 하찮은 계집이 나이요. 금부치 하나에 땅바닥에서도 치매럴 올리는 갈보가 아니란 말씸이요.”
옹녀 년이 가슴을 더듬는 사내의 손목을 꽉 움켜잡으며 말했다.
“이년아, 잡놈이 잡년을 알아본다고, 내가 네 년의 속내를 펄쌔눈치채고 있었니라. 어제부터 나한테 보내 온 제발 나 한번 안아달라는 네 년의 간절한 눈빛을 내가 어찌 몰라보겠느냐?”
조선비가 계집의 아랫녁을 손가락으로 확인하며 귓가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었다.
“이 년이 언제 그랬소? 정숙헌 여자가 어찌 낯선 사내헌테 눈길인들 준단 말씸이요. 우연히 눈길이 마주칠 수도 있잖소. 어서 이 손을 치우씨요. 안 그러면 소리를 지를라요.”
“소리를 지른다고? 어디 질러보그라. 누가 눈 하나 까딱헐 중 아냐? 좋게 말헐 때 내말을 다소곳이 듣는 것이 좋을 것이니라. 삼거리 주모한테 들으니, 주막을 굴러다니던 계집이람서?”
주막 계집은 호불호도 없는 줄 아시오? 주막 계집은 때와 장소도 모른 줄 아시오? 누가 오까 무섭소. 얼른 손 치우씨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옹녀 년이 사내의 손을 모질게 뿌리치지는 않았다. 시늉으로만 안 되요, 안 되요, 하면서 손을 밀어낼 뿐이었다. 계집이라면 치마만 둘러도 좋다고 덤벼드는 조선비가 계집의 그런 속내를 모를리 없었다. 계집을 뒤로 슬그머니 밀어 눕혀놓고 두 다리로 아랫녁을 깔고 앉으며 하늘을 향해 씩 웃었다.
‘이 놈얼 시방 각단을 내뿌러?’
사내의 능글능글한 웃음에 옹녀 년의 뇌리로 그런 생각이 스쳐갔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될 일이었다. 삼거리 주막에 일손을 거들어 준다고 찾아온 까닭이 무엇인가? 정자 위에서 살풀이 한번 했다고 서방님을 붙잡아다가 개패듯이 두들겨 팬 양반 조선비한테 앙갚음을 하기 위해서 꾸민 수작이 아니던가? 사내라면 서방님 하나면 족했다. 물론 새김치만 먹다보면 어쩌다가는 신김치도 먹고 싶은 날이 오기야 하겠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서방님과의 질펀한 방사 몇 번으로 아직도 아랫녁이 꽉 찬 듯이, 움찔움찔 꿈틀거리던 서방님의 연장이 아직도 그곳에 있는듯이 생각만으로도 온 몸이 짜릿짜릿한 옹녀 년이었다. 조선비와 살풀이를 하고 싶은 욕심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그렇다고 너무 매정하게 대해서도 안 될 일이었다. 자칫 조선비가 이 계집은 쉽게 속고쟁이를 벌려줄 년이 아니라고 체념을 하게 되면, 서방님의 앙갚음은 못하게 될지도 몰랐다.
옹녀 년이 가만히 있자 자신이 생긴 사내가 허리춤을 뒤지더니, 제법 묵직해 보이는 금가락지를 꺼내어 눈앞에 디밀었다.
“어떠냐? 나를 받아주면 이것을 너한테 줄 것이다. 다른 동무들 것보다 두 배는 값이 나갈 것이니라. 해우채를 엽전으로 준비하려다가 엽전은 무거울 것같아 금가락지로 만들었니라. 한번 오입값으로 두돈짜리 금가락지면 애기기생의 머리를 얹어줄 값은 안 되겠느냐?”
조선비가 금가락지를 옹녀 년의 눈앞에서 빙빙 돌렸다. 어쩌다 한 돈짜리 금가락지는 구경을 했지만, 두 돈짜리를 눈앞에서 보기는 또 처음이었다. 침이 저절로 꿀꺽 삼켜질만큼 욕심이 생겼으나 옹녀 년이 말했다.
“그것은 나헌테 줄라고 가져 온 것이 아니지 않은개비요. 춤추고 노래하던 꽃같은 기생헌테 줄라고 가져온 것이 아니요?”
“너를 만내기 전에야 그랬지. 헌데 어제 오후 너를 잠깐 보고 난 다음에 맘이 바뀌었니라. 초홍이 년이나 춘심이 년이사 동무들과 구멍동서 된지 오래고, 그년들의 젖통이며 아랫녁 수렁길이 어찌 생겼는가도 다 아는데, 함양에 쓸만한 계집이 없어 그년들을 데리고 오기는 했다만, 그년들보다 네가 열 배는 좋구나.”
“나겉은 년이 멋이 좋다고 그요? 입에 발린 말씸언 허덜 마시씨요.”
옹녀 년이 고개를 외로 꼬며 생긋 웃었다. 그때였다. 아랫녁을 타고 앉은 사내의 사타구니 사이에서 꿈틀 움직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이 사내의 물건이 저 혼자 발광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옹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내가 너한테 뭘 얻어 먹을 것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겠느냐? 내가 마음만 먹으면 남원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기생년도 내 것으로 만들 수가 있니라. 막상 돈 싫다는 계집이 있는 줄 아느냐? 정조네 뭐네 내세우는 계집들도 몇 십냥 푼돈 앞에서야 고개를 내젓지만, 돈 백냥이나 앵겨줘보그라. 부처님, 부처님하면서 환장하고 덤벼들 것이니라.”
“허면 이년헌테 돈 자랑 허지 말고 그런 기생을 찾아가씨요.”
옹녀 년이 팩 톨아진체 사내의 가슴을 밀어내는 시늉을 했다. 그것도 사내가 옆으로 굴러떨어지지 않을만큼만 기운을 썼다.
“그런 소리 말그라. 오늘은 너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만리장성을 쌓아야겠구나. 안 그러면 내가 저녁에 잠을 못 잔다.”
“나넌 싫소. 대낮에 이러기넌 참말로 싫소. 선비님의 동무들이 올까 무섭소.”
“숲이 빽빽하여 대낮이라도 초저녁 쯤은 안 된 것 같냐. 글고 동무들도 다 눈치가 있어 내가 돌아가야 올 것이다. 또 기왕에 구멍동서들인디, 못 보여줄 것이 뭣이더냐? 금가락지를 받고 나를 한번만 받아주거라.”
“나넌 싫소. 금가락지 하나에 내 몸얼 팔기넌 싫소. 난 갈보가 아니요.”
옹녀 년이 아랫녁을 자근자근 두드리는 사내의 물건을 느끼며 금방이라도 밀어낼 듯이 설쳤다. 그러자 사내가 아랫녁에 더욱 힘을 주며 옹녀 년의 손을 끌어다가 금가락지를 쥐어 주었다.
“누가 널더러 갈보라고 했느냐? 정으로 주는 것이다, 정으로.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했는데, 그 정으로 주는 것이다.”
“정으로 주신다니 받제요. 헌디, 그 정값을 시방 꼭 해야 쓰겄소? 이따가 천렵이 끝나고 동무들이 돌아간 담에 허면 안 되겄소? 주막에 방이라도 하나 얻어 가지고 차근차근허면 안 되겄소?”
옹녀 년의 말에 사내가 고개를 내저었다.
“나도 그러고 싶다만, 이놈이 급허다고 안 허냐? ”
말끝에 조선비가 옹녀 년의 손을 끌어다 제 사타구니 사이에 놓아주었다. 단단히 화가 난 사내의 물건이 손끝에 잡혔다. 옹녀 년이 한숨을 푹 내쉬며 그걸 한번 잡았다가 놓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