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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구 웃는얼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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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 스크랩 영화/울지마 톤즈
이순구 추천 1 조회 105 10.10.13 08:0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며칠전 이해력이 많이 부족한 둘째를 심하게 혼내고는 미안해서

오늘은 아이를 데리고 대학로에 나가 영화를 보았다.

<울지마 톤즈> 티브이에서 다큐로 방영이 되기도 했다는데 우리집은 티브이 안켜고 산 지 6년째라 그런 방송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아프리카 수단 톤즈라는 마을에서 의사로 신부로 가르치는 교사로 살다가 간암으로 올해 1월에 짧은 48세의 삶을 마감한 이태석 신부의 실화 다큐멘터리였다.

 

시간적으로도 그리 여유가 없었고

경제적으로도 넉넉지 못해서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다니는 것은 자주 하지 못했다.

내게 있어 유일한 문화적 행위는 다같이 보아도 좋은 영화가 나오면

아이들 데리고 함께 영화관을 찾는 것이다.

여름 휴가때나 방학에 가끔 같이 영화를 보는데

오늘은 고3인 큰아이는 학교 가고 작은아이만 데리고 길을 나서니

아들아이가 작년에 엄마와 보았던 영화를 기억해 주었다.

그럼 일 년 만이구나.. 순간 아이에게 참 미안했었다.

올해는 아들아이에게 영화 한 편도 안보여주었던 모양이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 홀로 9남매를 키워냈고 이태석 신부는 그중 8번째였다 한다.

자녀들 중 아들 한 명이 이미 신부로 서임을 받았고 딸도 수녀가 된 터이라 어머니는 의대를 졸업한 아들이 신부가 되겠다고 했을 때 만류하고 반대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말했다 한다.. 하나님이 너무 끌리는데 어쩌냐고..

 

내전과 가난으로 힘든 수단의 톤즈 마을에 가서 병원을 세우고 학교를 짓고

그리고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다. 위에 군림하는 사제가 아니라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과 함께 하는 그 안에서

그는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었다.

외롭지 않느냐고 물으니 아이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다고 했다.

 

그런 그가 수단의 후원을 위한 모금행사로 일시 귀국했다가 건강검진을 받고 말기암인 것을 알게 된다.

1년 4개월간 투병하다가 48세의 한창 나이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떠났다.

 

남편 없이 9남매의 아들을 키워낸 이태석 신부의  팔순의 어머니는 아직도 아들을 그리워하며 울고 계셨다.

 

요즘 지치고 힘들어 자신에게 많이 투정하고 살았다.

 

그러나...

남편없이 9남매를 키워내고 자식까지 앞새워 보낸 어머니의 삶 앞에서

내 삶의 무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가벼워졌고...

 

내 아이 내 가족에만 편협하게 눈돌리고 살아가기에 급급한

내게

큰 사랑을 실천하고 간

이 태석 신부의 삶은 지극히 작은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다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아프리카 톤즈의 주민들이 이 신부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나도 계속 줄 줄 울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감동이 없이 사는 삶에

너무 오랫동안 견뎌온 탓이었을까?

 

오늘은 많이 울었다.

 

아들에게 무엇을 보았는지 느꼈는지 묻지 않았다.

 

그 아이가 본 것만큼 느끼면 그게 다이고

그 아이가 본 것만큼 엄마의 삶을 이해하면 다라고

여기며

 

토요일을 보냈다.

 

지극히 외롭다고 여길 때

소통에 대한 갈망을 이곳에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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