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진해로 넘어 오다
참 많은 것을 보다
왜성도
읍성도
노래비도 황포돛배와 삼포로가는길
두곡을 노래비 앞에서 감상하다
진해해양공원
우도
최고의 도서관
나는 그곳에서 책은 안보고
경치보며 푹신한 의자에 누워 눈감고 있었지만
남파랑길이 시내찻길옆으로
산길도로옆으로
공장담옆으로
부대담옆으로 난 길을
그 남파랑 표지기가 날리는 그 길을
나는 차로 지나갈 때
통쾌했다
내가 저 길을 걸을려고 했다니
저 매연속을
저 딱딱한 길을
저 재미없는 길을
어쩌면 무의미한 길을
무슨 고행이라고
아 안하길 잘 했다
그래
남파랑길 종주는
이런 길은 차로 하면서
포인트만
꼭 보아야 할 곳만 보는 거야
아니 남파랑길에서 벗어나 가까운 곳은
주변의 더 중요한 곳들을
보며 하는 거야
내 방법에 확신이 생기다
나는 남파랑길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근 까지 하는 거다
이렇게 남한완주를 하는 거다
우리나라를 한바퀴 도는 거다
다 돌면 무언가 손에 잡히겠지
내 인생도 익어 가겠지
시
내가 시를 가장 많이 쓴 때는
설악산 사고로 골절되어
아프고 고생할 때다
시라고 하기에 부족하고 부끄럽지만
그 때 느끼는 감정이
그 때 깨우치는 이치를
쓰고 싶었다
지금 쓰지 않으면
이 감정 이 느낌 이 정리된 생각이
잊혀지거나 없어질 것 같아 시를 썼다
보관했다
가끔 읽어 보면
아 그 때 그랬지 그 생각이었지 회상된다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다
큰 느낌이 올 때
큰 자각이 올 때
이 맘을 표현하면
그 것이 시이다
세상에 무수히 많은 시들이 발표되어 있다
하지만 수백 수천을 읽어 보아야
내 맘에 쏙 드는 시가 있다
이런 시는 잘 모셔서 암송해야 한다
특히 힘들 때
이 시들은 참으로 큰 위안이 된다
시만큼 인간의 감성을 움직이는 것에
노래가 있다
가사가 좋고 음율이 좋으면
시보다 더 영향력이 강하다
노래가사도 시이니까
시를 늘 가까이 하자
나도 쓰고 싶으면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