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원중의 E! Talk
촛불집회 참가자 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방송인 정선희(36)가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정선희입니다’를 비롯해 ‘불만 제로’ ‘이재용 정선희의 기분 좋은 날’에서 자진 하차한다.
소속사 측은 7일 “정선희씨가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갖고 싶어한다. 국민의 분노가 가라앉을 때까지 시사성, 데일리 프로 출연을 삼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예능 성격의 ‘삼색녀 토크’ ‘사이다’ ‘TV 동물농장’ 등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달 22일 ‘정오의 희망곡’ 진행 당시 정선희는 “아무리 광우병이다 뭐다 해서 애국심을 불태우며 촛불집회를 하지만 환경오염을 시키고 맨홀 뚜껑을 가져가는 사소한 것들이 사실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는 범죄라고 생각한다. 큰 일이 있으면 흥분하는 사람들 중에 이런 사람이 없으리라고 누가 알겠냐. 작은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큰 것만 생각하는 것도 모순인 것 같다”는 말로 뇌관을 건드렸다.
이후 청취자와 네티즌은 정선희의 DJ 하차뿐 아니라 협찬 업체에 협찬 중지 압력을 가했다. 정선희는 해당 프로를 통해 사과 한 뒤에도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6일 방송에서 “여러분의 마음을 아프게 해 죄송하다. 교만이 빚은 일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다시 시작하는 자세로 겸손하게 임하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의 주장대로 촛불집회 참석자를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 것이라 믿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 여겨 그간 침묵했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공공의 적’이 돼버린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는 울먹임 역시 이해되는 바다.
정치인이나 방송인은 말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최근 이들의 생각 없이 던지는 경박한 말, ‘오해야∼’라는 무책임한 말 바꾸기, ‘소나기 피하고 보자’ 식 사과에 대다수 국민이 지치고 분노한 상황이다. 그래서일까. 이만하면 수그러들 법한 여론이 “남기지 말고 다 하차해라” “시사성 프로는 하차해 놓고, 오락프로에서는 계속 희희낙락할 거냐”는 싸늘한 반응으로 갈라지는 것 같다.
개그맨 시절부터 ‘해박하고, 달변인 재원’으로 평가받아온 그다. 자숙 기간을 통해 말의 무서움과 신중함에 대해 깊이 통찰해보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