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주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과 관련하여 불교에서는 두 가지 방법론을 주로 다룬다. 그중 하나는 지눌이 주장하는 ‘돈오점수’이다. 돈오점수는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순간적인 깨달음(돈오)’이 필요하고, 그렇게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점진적인 수행(점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성철이 주장한 ‘돈오돈수’란, 단박에 깨우쳐, 단박에 닦는다는 입장이다. 돈오점수와 돈오돈수 중 어느 것이 더 적절한가?
돈오점수가 더 적절하다 생각된다. 깨달음의 과정에서 지눌이 주장한 '돈오점수'는 인간의 인지적 변화와 실천적 한계를 동시에 고려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성을 단박에 깨닫는 돈오는 수행의 방향을 결정하는 필수적인 인식의 전환이지만, 이러한 이치적 깨달음이 곧 습기(習氣)의 완전한 제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오랜 시간 형성된 관성과 습관을 지니고 있기에, 깨달음 이후에도 이를 삶의 영역에서 구체화하고 내면화하는 점수의 과정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성철의 '돈오돈수'는 깨달음과 닦음이 동시에 완료됨을 강조하지만 이는 도달하기 매우 어려운 이론적 정점에 가깝다 사료된다. 점진적인 수행을 배제할 경우에 이치로는 이해했으나 행위는 변화하지 않는 '인지와 실천의 괴리'를 극복하기 어려우며, 자신의 상태를 과신하여 다시 번뇌에 빠질 위험이 클 것이다. 때문에 돈오를 통해 올바른 지향점을 확립하고, 점수를 통해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닦아 나가는 과정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깨달음은 실질적인 효용을 지닌다. 따라서 돈오점수가 깨달음의 일회성을 넘어 인격적 완성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핵심적인 체계라고 생각하기에, 돈오점수를 주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