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리부는 소년-마네 | 명화산책 | 2005/04/19 21:49 |
http://blog.naver.com/501study/100012117668 | |
피리부는 소년
1866년/캔버스에 유채/161×97cm/오르세 미술관
‘피리 부는 소년’은 실제 인물의 성격이 잘 드러난 마네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이 그림의 모델은 왕실의 호위를 맡았던 근위대의 한 소년병이며 마네의 친구였던 근위대 대장이 데려왔다고 해요. 약간 긴장되어 있으며 어려보이는 것으로 보아 근위대에서 음악을 맡았거나 마스코트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요. 이미지가 아주 사실적으로 보이지만 손과 발 부분을 빼고는 명암을 잘 나타내지 않은 평면적인 그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크게 나눈 면에 무늬를 넣지 않고 평평하게 찍은 다색 고무판화 같아요. 실제로 마네가 이 그림을 그릴 시기에는 많은 화가들이 판화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자세한 묘사를 피하고 정해진 몇 가지색만 사용한 것도 판화기법의 영향을 받은 것이지요. 배경도 거리감이나 깊이를 무시하고 벽처럼 처리했네요. 소년과 배경 사이에는 약간의 빛과 공기가 섞여 있을 뿐 이미지를 방해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빨강, 검정, 녹색 등 최소한의 색만을 사용하면서도 풍성한 느낌을 주는 것은 색깔마다의 특징을 잘 살렸기 때문이지요. 검정과 빨강, 흰색의 대비는 개성 강한 목소리들이 모여 하모니를 이루는 합창곡 같아요. 이렇게 단순한 방법으로 그린 그림이 마네에게는 여러 작품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매우 성공적인 것에 속합니다. 마네는 인상주의이기는 하지만 시시때때 달라지는 빛의 변화에 민감했던 화가들과는 다른 면이 있어요. 그래서 인상주의를 분류할 때 마네를 제외시키는 경우도 있답니다. 화면 전체에 빛을 들여놓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부분을 강조한 점이지요. 약간은 인공적인 조명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어요. 마네에게는 모든 것을 골고루 비추는 햇볕 이외에 그림에 매력을 주는 색다른 빛을 발견하는 눈이 있었던 것이지요. 이 그림에서도 소년의 얼굴색과 흰색이 다른 색에 비하여 강조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칫 어둡고 밋밋할 뻔했던 화면이 질서를 무시한 밝은 색들의 느닷없는 등장으로 생기를 되찾게 되었어요. 반면에 점차 밝아지거나 어두워지는 중간색이 없어지면서 색면이 평평해지고 형태의 표현은 더욱 단순해졌어요. 이런 효과는 마네의 도시적이고 세련된 감각에 힘입어 고전적인 기법과 현실성을 잘 조화시키는 역할이 되었습니다. 마네는 그림은 우리가 늘상 보는 풍경과는 다르므로 화가 나름의 꾸밈이 화면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네 (1832.1.23~1883.4.30)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으며 인상주의의 대표적인 화가입니다. 부모님은 그가 법관이 되기를 원했으나 자신의 소질을 키워 화가가 되었습니다. 시대적으로 너무 앞서가는 그림을 그려 공모전에서 번번이 낙선하였고, 그런 비난이 오히려 그를 주목하게 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올랭피아’, ‘풀밭 위의 식사’, ‘온실’ 등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