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의 음율로 회귀한 그림의 긴 호흡
임재훈 개인展
2016. 12. 21 - 12. 27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4층 (T.02-736-6347, 인사동)
임재훈이 그리는 비오는 풍경의 노래는 온갖 질곡속에서도 박차고 비상하는 새의 날개 짓을 닮았다. 무채색 혹은 무채색에 가까운 단색의 황홀한 군무(群舞)는 철새들이 이슬을 떨치고 푸드덕거리는 소리를 연상케 한다. 어느것 하나, 음악이 아닌 것이 없다.
글: 김영재(미술사상가, 철학박사)
When spectators find the music in Lim's paintings, they connect with the musical melody in them, Lumps of pigments in the pictures are reminiscent of play ducks and drakes play, and traces of pigments runing across the canvas resemble rhythmical melodies.
Ruskin declares that sculptures are frozen music. Following Ruskin definition, Lim's oil pigment sumi-e paintings deserve to be called a frozen orchestra.
Watching spectators in front of Lim's paintings, they watch notes and rests in total astonishment.
When you say. Lim's ink painting drawn by oil pigment, is not because it is drawn in white and black tone. When you hear the paintings that deserve to be musical oil ink paintings, you will see the rhythm of the raindrops: fell a rhythm of the nature from defrosted scenery and the vigor of the vital power.
Lim's painting embraces musical melodies, not because of the musical surroundings of Lim's studio and memories of his childhood, but because of the moderate and spontaneous orchestra-like atmosphere of the painting.
In a sense, music is a suffocated ordeal: composer note is a prison without bars. In that context, musicians are destined to be standardized like cans. However, music is beautiful, because it contains a gesture of the soul in interpreting notes by the character and talent of the composer.
Lim's song of rainy scenery seems to be the flapping of bird's wings wide open to the sky. Afascinating group dance of the monochrome or achromatic color in Lim's painting reminds spectators of the playing of musical notes.

임재훈의 그림에는 음악이 깃들인다. 비단 임재훈의 화실에서 볼 수 있는 음악 CD들과 음악적 분위기 속에서 자라난 어린시절 임재훈의 추억 때문만이 아니다. 임재훈의 그림은 그 자체가 음악, 그중에서도 절제되면서도 자유분방한 오케스트라를 닮는다. 원체 음악이란 숨막히는 질곡(桎梏)이다. 작고가의 악보는 창살 없는 감옥이다. 음악가는 통조림처럼 정형화된다. 그런데도 음악이 아름다운 것은 그 획일화된 연주속에서 개성과 재능이라는 이름으로 재해석하고 진동하는 영혼의 몸짓을 담기 때문이다.

임재훈이 그리는 비오는 풍경의 노래는 온갖 질곡속에서도 박차고 비상하는 새의 날개 짓을 닮았다. 무채색 혹은 무채색에 가까운 단색의 황홀한 군무(群舞)는 철새들이 이슬을 떨치고 푸드덕거리는 소리를 연상케 한다. 어느것 하나, 음악이 아닌 것이 없다.
임재훈의 그림에서 음악을 발견하는 것은 음악적인 율동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속에서 색채의 덩어리 혹은 색점은 물위를 스치는 물수제비를 닮았다.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궤적들, 큰 물 튄 자국에 이어 작아지는 자국들은 리드미칼한 음률을 닮았다.
러스킨은 말하기를 ‘조각은 얼어붙은 음악’이라고 했다.

그 비유를 원용하자면 임재훈의 유채 수묵화는 그중에서도 빗속 군중은 얼어붙은 교향곡이라 할 수 있다. 그림 앞에서 관중은 호흡을 멈추고 간침을 삼키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군중이라는 음표와 쉼표를 보게 된다. 유채로 그린 수묵화라는 표현은 비단 수묵과 같은 흑백의 화면 때문만은 아니다. 음악적 유채 수묵화라는 수사(修辭)가 붙으면 빗줄기의 리듬이 보이고, 해동(解凍)된 풍광이 들려주는 자연의 내재율이 느껴질 것이다. 생동하는 기운이 보일 것이다.

임재훈은 그 누구보다 자유롭다. 형식, 타인의 시선과 평가, 그리고 그 어떤 규범도 그의 세계를 침범 할 수 없다. 어느 날은 수채화 물감으로 인물화 해외 풍경을, 어느 날은 유화 물감으로 진득하고 무게감 있는 악기 연주자를, 또 어느 날은 모나미 사인펜으로 작품을 그리는데, 그중 어느 것도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는 것이 없다. 모든 사물과 풍경, 인물을 ‘임재훈 化’해 버리는데, 이는 어딘가 역동적이면서도 차분하고, 따뜻하면서도 외로운 일종의 변증법적 접근이라고나 할 수 있겠다. 자신과 자신의 작품에 대한 프라이드가 대단한데, 이는 본인의 작품이 대단하다고 여기는 우물 안 개구리나 맹목적이 자기애가 아니,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저울질 하지 않고 스스로의 중심을 굳게 가지며, 작품 한 점 한점에 최선을 다 한 것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이다. 사실 그는 상당히 고집스러운 원칙주의자이다. 아부도 싫고, 의미없는 어울림도 싫어하고, 누군가 질서를 어지럽히는 꼴을 영 보지 못한다. 미운 털이 박혀도 꼭 입바른 소리를 하고야 만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매력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의 그의 향상성과 인간 내음에 있다. 그는 건결한 도자기에 때마다 커피를 그라인딩하고, 직접 천천히 내려 친우에게 대접하는 것을 좋아하고, 이메일로 자료 보내기가 번거롭다는 핑계로 오토바이로 15분 거리를 우비를 입고 비를 맞으며 작품 CD를 가져다 주며 얼굴 한 번 더 보고 목소리 한번 더 듣는, 따뜻하고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다. 그에게는 팬이 많다. 화려한 기교와 쇼맨십 없이도 진심이 보는 이의 마음에 잔잔하게 전달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는 20년 후에도 30년 후에도 든든한 고목나무처럼 똑같은 감동을 우리에게 선사할 것이다.

임재훈 | LIM, JAE-HOON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2016 제 13회 개인전(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2015 제 12회 개인전(갤러리수)
2013 제 11회 개인전(갤러리수)
2011 제 10회 개인전(갤러리수)
2010 제 9회 개인전(갤러리수)
2008 제 8회 개인전(갤러리수)
2007 제 7회 개인전(갤러리수)
2006 제 6회 개인전(갤러리수, 현대백화점, 갤러리H)
2005 제 5회 개인전(현대백화점 초대, 열린미술관)
2004 제 4회 개인전(이형갤러리)
2003 제 3회 개인전(경인미술관)
2002 제 2회 개인전(서울 조형갤러리)
1990 제 1회 개인전(광주 남봉미술관)
단체전
화랑미술제(코엑스) / 한·독 현대미술 초대전(베를린)
미주한인 ‘한국 100인 작가 초대전’(hyuns-Art Gallery, LA)
한국·러시아 현대미술초대전
한·일 미술교류전 / 남부 현대미술제 / 부산비엔날레 출품
보다나리 300호 대작전
해체와 전환전 / 원전 / 에뽀끄전
조미회전 / 현대 사생회전 / 무더위 속의 호흡전
동강 미술축제 초대전
청유회전 / 무진회전
한·독 문화교류전(독일 키포른시 박물관)
조대60년전(조선대학교 미술관)
섬n섬 연홍흥미술관 개관기념전(연홍미술관)
현재
상명대학교 평생교육원(서양화) 출강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출강(압구정)
현대 아이파크 문화센터 출강(용산)
조미회, 무진회 회원
서울시 서대문구 냉천동 228번지 3층 (화실) / C.P : 010-9038-4440 화실 : T.02-392-9458
Lim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81-6 / T.010-9038-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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