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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3. 6. 9.(일)
산행지 : 경북 군위 아미산(737m)-방가산(755.8m) 기암괴석
산행구간 : A조: 주차장-무시봉-아미산-756봉-돌탑-방가산-장곡휴양림(5시간) B조: 주차장-무시봉-아미산-전망바위-병풍암-주차장(4시간)
참가자 : 이재근, 최재욱, 정신화, 옥영동, 박정택, 윤재희, 김정숙, 장난심, 허금화, 김경수, 한혜란, 주영민, 이훈식, 박현준, 정성오, 박명덕, 박광순, 박민재, 황지선(이상 19명)
높은 산 위에 다시 높은산이 있다하여 아미산으로 불리어진다나요? 설악의 공룡능선 윗부분만 잘라다가 낮은 곳에 살짝 옮겨 놓은 송곳바위, 앵기랑바위를 걸었지요.
부드러운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바람에 그만 잎의 뒷면을 드러내버렸어요 속살이 햇빛에 반사되어 은빛으로 반짝였네요
내려오는 비탈에 균형을 잡느라 지금쯤은 장딴지가 뭉쳐 있겠지요. 알맞게 잘익은 오디, 산딸기, 버찌는 입맛을 달콤하게 해 주었답니다.
숭악 6월 산행기의 멋진 Prologue ! 총무님 멘트로 산행기를 시작하련다. 6월 9일, 음력으로는 5월 초하루.... 단오를 몇일 앞두고 들녘은 마늘과 양파걷이로 분주한데 총무아바타 김경수님은 좌석배정에 분주하였으니 무려 총19명이 참가하였단다.
군위는 삼국유사의 고향이라고 하던데 경북 오지의 설악공룡을 닮은 아미산, 아름다운 눈썹산을 산행지로 선정한 산행대장의 혜안에 일단 고개꺽어 감사 드리고 ... 흐린 날씨였지만 간만에 온 민재는 조잘조잘 신이났다.
신대구 고속도로 타고 청통. 와촌I.C로 나오니 보리밭과 개망초 그리고 노란 금계화가 만발이다. 어느 좋은 가을날 님들과 은해사 거조암 가던 바로 그 길이었다. 차타고 지나는 풍경들이 한적하고 여유롭기 그지없다. 우리가 갈곳은 영천과 군위의 경계인 듯 ! 첩첩산중에 길은 잘 닦여있고 군위댐이 차창가를 스치더니 장곡휴양림이 나타났다.
9시 반, 산행기점 “군위군 고로면 양지리” 아미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산행초입이 깜짝놀랄 장관이다. 산행 시작도 하기전인데.... 주차장에서 바라다본 풍경이 놀람의 연속이다. 설악에서 떨어져나온 듯 기이하고 멋진 송곳 바위, 앵기랑 바위가 떠억하니 버티고 서서 일행을 제압하는 거였다. 세상에나.....
하여 초반부터 헉헉거리면서 네발로 바위를 기어 오르는데 게스트님들이 모두 다람쥐수준이었다는 것 ! 오리들이 명심해서 단련해야 마땅함이 그 이유이닷.
힘들게 바위를 오르고 우회길로 낑낑 돌아나가면 적당한 거리에서 시원한 숲이 땀을 말려주고 목마르다 싶음 난심언니 가방에서는 시원한 오이가 한자루 쏟아져나오고 .... 그런데 나중에 보니 밥은 또 까묵했다는거...... 갑장이신 성오님도 커피랑 먹거리를 잔뜩 들고왔는데 십시일반하셨다지 아마....
두서없이 살면서도 마음은 한결같이 배려심으로 길이 든 우리 숭악님들아! 도란도란 이야길 하면서 두어시간 남짓 산길을 걸었을터 11시 40분경 일단 봉우리같은 봉우리가 나타났다. 일명 무시봉(^^ 667.4m ) 산은 낮았지만 어찌나 바위가 멋드러진지.... 해발 1400m 이상의 공룡 능선 저리가라 이렇게 낮은 산에 어떻게 저런 멋진 바위가 있다냐 저절로 감탄사 연발!!
아미산(737m) 정상에서 오리들끼리 인증샷 후 등산로를 내기위해 나무들을 간벌한듯한 구간을 지나니 먼저 도착한 일행은 점심을 이미 후딱한 뒤여서 오리조 끼리 단촐하니 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애초 계획대로 12시 반경 선두는 방가산 방향으로 출발하여 장곡휴양림으로 하산하고 오리는 병풍암을 거쳐 주차장으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오리가 먼저 내려가 차를 몰아 하산지점 장곡휴양림으로 가기로 하였던바, 계획이 잘 진행되질 않았다. 우선 오리가 선택한 길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함께 go하지않은 것이 후회될 정도로 길은 70도, 80도의 가파른 구간의 연속이어서 어찌나 용을 썼던지 나중엔 발가락이 다 아팠다. 그런데 ..... 두어시간을 악조건 하에서 고군분투하자 기대했던 병풍암이 나타났는데 ... 왠걸.... 오래전 큰 절이 있었노라는 토굴 터엔 氣쎈 스님이 십여년 수도 끝에 암자를 지으려고 제를 올리는 날이었던 듯!!
기진맥진 내려온 산행객들에게 수박과 따뜻한 오갈피 칡차를 대접하시고 가마솥 걸어 지어놓은 따뜻한 밥을 기어이 먹고가시란다. 갈길이 바쁜 우리는 그저 거절을 연발하였는데 어찌나 선제동자같은 그윽한 눈빛으로 모두를 감동시키던지...... 설마하고 들여다보니 떡과 산나물 그리고 정갈하게 부친 두부까지 토굴안에 삼베보자기 덮어 한 상을 차려 놓았던 것이다.
깊은 산중 ...맷돼지나 물 먹으러 오는 절터에서 이런 스님 만나뵙는것도 인연이었던걸까? 약초캐는 심마니들과 함께 한상에 둘러앉아 대접을 받고 보시함에 감사의 인사를 하고 ..... 다시 산을 오르는데 심마니들이 자기들 바랑에서 3년된 더덕 몇뿌리 꺼내서 우리에게 선물로 내미는 것이었다. 이런 더덕은 고삼이라고 한다던가????
그 이후는 그야말로 허겁지겁의 연속이었다. 기다리는 사람들 생각에 이놈의 산길은 왜 이리 끝이 없단가? 무거운 엉덩이를 씰룩거리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걸어내려가자 개취와 질경이 산딸기 넝쿨 무성한 "대곡지" 저수지가 나타나고 드디어 주차장이 보였다. 그리고 아뿔싸 전화가 왔다. 장곡휴양림쪽에서.....
하여 우리는 시간을 벌어볼꺼라고 눈 질끈감고 다리를 포기하고 좁은 수로를 용감하게 건넜다. 미안함을 좀 덜어보려고...... 사실 마음속으로 난심언니가 제일로 불안했다. 내려오면서 또 장갑 한짝을 잊어버려서 돌아가려고 했는데다 좁은 수로에서 떨어질까 조마조마!!!!!!
3시 10분경 드디어 장곡휴양림에서 선두와 조우하였고 일행을 모두 싣고 버스는 쌩하니 부산을 향해달렸다. 포항쪽으로 가서 시원한 물회를 먹고 싶노라는 제안도 있었지만 도중에서 시원한 맥주와 녹았다얼었다 엉망이된 하드로 마음을 달래면서 노곤하니 버스에서 한숨 자고 일어나니 부산이다.
화명동에서 목욕하고 물목에서 회먹고 이렇게 작은 산, 감동적인 큰산 산행을 매듭지었다.
숭악 사관 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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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리들의 행복이 담긴 글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토를 달자면 불안감이 내비치는군요, 수고했어요!
언제나 댓글달아주시는 넉넉함.... 감사드려요. 연화도에서 뵐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