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기성세대뿐 아니라 온·오프라인 점집을 찾는 MZ세대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언택트' 문화에 익숙한 이들은 유튜브나 앱 등 비대면 사주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달 12월 기준 지식거래 플랫폼인 ‘엑스퍼트’의 운세 상담 분야가 전체 매출액의 74%를 기록했다. 이중 거래 건수의 72%가 20·30대로부터 발생하면서 전체 매출액의 약 80%를 차지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새해맞이 타로’ 등 사주 콘텐츠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세 열풍에 맞물려타로 관련 유튜브 채널도 늘고 있다. 유튜브 통계 분석 사이트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타로 관련 국내 채널은 1100여개에 달한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도 20~30대 층이 두텁게 차지하고 있다.
타로카드의 기원은 명확하지는 않으나 18세기 후반부터 심령주의자들에 의해 타로 카드 해석과 카드점을 통한 점술에 쓰이기 시작했다. 같은 카드라도 사람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다. 온라인 타로 카페의 인기 요인으로는 편리한데다 댓글 창을 통해 다른 구독자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운세 앱도 인기다. 대표적인 운세 앱 '점신'은 누적 다운로드 120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온·오프라인연계 플랫폼 '천명', 포스텔러의 '운칠기삼', '홍카페' 등도 인기 앱으로 자리를 잡았다.
알바천국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 10명 중 9명이 '운세를 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운세를 보는 이유는 △막연한 호기심(42.7%) △불안한 미래에 위안을 얻기 위해(22.9%) △스트레스와 고민을 덜기 위해(13.2%) 등을 꼽았다. MZ세대는 대기 시간도 없고 수고를 덜 수 있다는 이유로 비대면 운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 '타로호랑' 유튜브 동영상 캡처
정은우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센터장은 18일 KBS라디오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에서 이같은 현상에 대해 "MZ세대의 불안함이나 막연함이 사주나 타로 유행에도 고스란히 나타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기성세대는 현재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운세를 보는 반면에 나이가 어려질수록 단순 재미라든지 나를 파악하기 위해서 점을 본다라는 이유가 높은 순위로 나타났다"며 "'내가 선명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욕구가 운세에도 고스란히 나타나는 거라고 봐야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정 센터장은 MZ세대가 운세를 보는 이유에 대해선 "어떤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다라기보다는 삶 자체가 막연한 호기심이나 불안 해소 때문"이라면서 "취업과 진로 변경이 각각 2,3위로 나타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이성보다는 자신의 취업 진로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트 세대는 스마트폰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앱 서비스를 굉장히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고 유튜브 운세 서비스 활용 비용도 굉장히 높다"고 전했다.
정 센터장은 MZ세대가 무료 콘텐츠뿐 아니라 유료 콘텐츠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구글 플레이에서 사주 타로 분야 1위인 '핼로우봇'이라는 서비스가 있는데 이 이용자의 80%가 MZ세대라는 보도가 있을 정도로 온라인 유료 결제에 대한 활용도도 굉장히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MZ세대의 운세 서비스의 또 다른 열풍 중 하나가 바로 배워서 즐긴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온라인 클래스 서비스 중 타로를 가르쳐주는 클래스가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하고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등에서도 타로를 풀이해주는 서적들이 놀라운 후원율로 마감이 돼서 '배워서 즐기자'가 또 다른 트렌드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거나 가벼운 위로를 얻는 정도에서 이용에 그쳐야지 모든 문제를 운에 맡기게 되면 어떤 주체적 삶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함께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