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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쟈게 무리했나 보다, 옆에서 코를 고는 소리가 어찌나 우렁(?)차던지 잠은 깼는데 몸이 천근만근이다. 전날 우리보다 대피소에 늦게 도착한 팀 중 한명이다. 경현이 옆에서 천둥벼락이 쳤으니 발로도 차보고 밀어도 봤는데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ㅎㅎ
대간 종주한다 하며 어디까지 가냐 물으니 끝이라 한다.
구간별로 나누어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한다고 하는데 그 일행 중 대장이 떠나고 나니 얼마 후 나머지 두 사람도 하산해 버린다.
죽어라 일어나 밖으로 나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들어가 경현이 깨우고 가방정리하고 기념 촬영 후 성삼재로 향한다. 성삼재로 광주에서 지원하기로 하여 삼겹살로 부탁했다. 황사로 망가진 목에 기름칠하려고 여유롭게 도착하여 한 시간여를 기다리며 등산복 코너에서 미비된 것 도 사고 핸펀이랑 카메라도 충전시키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승용차 한 대가 서더니 작은키 에 큰 배낭을 멘 사람이 차에서 내리더니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앞서 가는 게 아닌가? 저 친구도 혹 대간하는 친군가? 생각하며 그냥 무의미하게 흘려버렸다.
성삼재 안내판을 읽어보니 삼한 시대에 진한왕이 마한을 쳐 들어와 마한의 성이 다른 세 장군이 지켰다 하여 성삼재로 명명 되었다고 적혀있다.
기다림의 조바심이 날 즘에 관광버스 한 대가 올라와 관광객들이 우르르 내린다. 폼이 제주 사람들인 것 같아 말을 건네니 광양성당에서 왔단다. 고향 사람을 만나니 집 떠나 이틀이지만 무쟈게 반갑다. 그들도 우리 사연을 듣고는 파이팅 하라고 격려의 말씀들을 해 주신다.
그 분들 떠나고 조금 있으니 여객버스가 도착해서 휴게소 직원들이랑 우리가 기다리는 님 이 오셨다. 인사를 나누는데 성산형이 늘푸른 나무님, 지리산 자락을 날아 다니시고 전국의 산을 누비고 다니시는 산악인 이라고 소개시켜 주신다. 고기랑 무릅 보호대, 영양갱, 햇반등을 산행시 영양 보충하라고 많이도 싸 오셨다.
휴게소에서 밥 시켜먹고 열시가 넘어서야 마루금에 다가섰다. 배가 어찌나 부른지 정말 힘들었지만 내색도 못하고...
남고리봉 오르는데 늘푸른 나무님께서 우리가 지나온 지리산 자락을 하나 하나 설명해 주신다.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
묘봉치 지나서 만복대를 오르는데 앞서가는 사람이 보인다. 분명 성삼재에서 봤던 그 친구가 맞다. 정상 부근에서 만나 인사 나누고 소주로 갈증 해소하며 술을 권했더니 술을 못 한다고 보기엔 안 그런데, 군산에서 홀로 대간을 나섰다하니 정말 대단한 열정이다 생각하며 우리끼리 먹고 마시고 사진 촬영하고...
“오늘 어디까지 갈 계획이십니까?”
“고기리까지 갈 생각입니다. 첫날이라 무리하면 안될 것 같고 생각보다 무지 힘 드네요”
“저희도 고기리까지 갈 계획입니다. 천천히 같이 가시죠”
그렇게 동행하여 걷는데 도저히 우리와 발을 못 맞춘다 아쉽지만 우리만 속도를 내어 정령치 휴게소에 도착 성산형과 나무님 도착 전에 시원한 캔 맥주 하나씩 나발 불었다 그 시원함이란 정말...
휴게소 밖 화장실 근처에서 고기 구워서 점심 먹으려 했더니 사람들이 지나 다니고 마땅치 않아 북고리봉을 오르다 먹기로하고 배낭 짊어진다. 십여분 걸어 올라 등산로 이탈하여 숲속으로 들어가 반찬들 챙기고 삼겹살에 쇠주 한잔 걸치니 신선이 따로 있으랴
그렇게 배를 채우니 고통은 씻은 듯 사라지는 것 같다.
제주에서 준비해가 구워 먹다 남은 표고버섯은 고마움의 표시로 나무님 드리고...
다시 고리봉 정상을 향하여 전진 또 전진, 뒤에 남겨진 군산 친구 걱정을 하며
정상 부근에서 담에 대간길에서 만날 기약을 하며 나무님은 돌아가시고 고기리를 향하여 하산하기 시작한다. 경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심하고 긴 거리다.
조심스럽게 걷고 있는데 미끌하며 앞으로 넘어지려해 앞에 보이는 나무를 잡았는데 아뿔사 썩은 나무라 그냥 부러지며 쿵, 아픔은 별로 못 느꼈는데 열이 확 받았다. ‘이게 뭐하는 짓이지?’ 하지만 이내 산에 가면 썩은 나무와 여자를 조심하라는 만드레님의 말이 생각이 나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날머리에서 조금 알바(길을 찾아 헤메는 일)하고 포장 도로를 따라서 마을로 들어서며 민박집이라도 찾으려 하는데 송학여관이라 쓰인 건물이 보인다.
텐트를 치거나 혹 민박집이라도 하는 심정이었는데...
몰골이 말이 아니라 밖에서 기다리고 경현이가 들어가 숙박료랑 식사비를 조율하고 방에 들어가 한 사람씩 씻고 빨래하고 마당에 나가 바위산 오를 때 쓰려고 준비해간 자일을 두 나무 사이에 묶고 널었다.
그러는 사이에 성산형은 막걸리 사러 마을로 나갔다 돌아오시고...
저녁 시간이 되어 밥을 먹는데 전라도 음식치곤 반찬이 별루다. 여쭤보니 서울에서 내려와 소일거리로 하신다 하여 그런가보다 하면서도 꾸역 꾸역 잘도 먹는다.
주인장도 마주 앉아 같이 식사하는데 무슨 도사라 자칭하며 제자들이 어쩌구 저쩌구 하시는데 우리끼리 눈빛 주고 받으며 웃는다. 돌팔이 ㅎㅎ
배 터지게 먹고 안주거리 챙겨 방으로 돌아와 집에 전화하고 문자 확인하고 지도 꺼내어 내일 운행할 거리와 난이도를 얘기하며 소주를 마신다.
나무님의 고마움과 지난 하루를 회상한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무사히~~~
첫댓글 ㅋㅋ돌팔이는내가제대병원의사에게한말인데?생생정보보는느낌이네잘읽었다.영심이가.
수고 하셧습니다
인연이라는것이
참으로 묘한 일이지요
아름답고 소중하고
사랑합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네^^
함께 대간중이다. 희열도 고통도 느끼는 백만분의 일도 안돼겠지만. 그래도 글안에서 종주하는 내내 느껴보고싶다.대리만족 그런거~~~~대장님!화이팅임다.
옥대랑스탈도 한번해봐야지...?
델꾸가주세요~~~~~ㅎㅎ
델꾸가주세요~~~~~ㅎㅎ
느낌이오네 잼나고. 종주하며 먹은 술병 숫자도. ......
오늘도 무사히~
요때만난넘이군산정훈이아시 ~다시대간시작하는구나 아싸!!
감동묵었다~~~
뱉어 ~ 몸에않좋아.ㅋ
헐`~
같이 걷는 느낌으로~~
인연 중첩~~~필연
와 그힘든 ㅋㅋ대단대단 잘읽고 감동
인생길 대간길 그 고통의 길(5월3일)| -> 그 고통의 길을 왜 그리워 진다 말하실까?
빙엉아는 답하시오!!!
쐬주의삼겹살!! 정말로 행복만땅함을 읽는나도 절절 느끼고갑니다.
산에가면 썩은 나무와 여자를 조심하라.명언이네요.
늘푸른 나무님도 대단한 여성 산악인..쉬지않고 매일 걷는 다는게
무모한 도전 같은데 참 대단하네요...
아니지...여자는 산에가면 산사람으로 바뀌지이~~여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