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루뽈로는 이탈리아 작은 섬에서 거주하는 청년이다. 백수나 다름없는 마리오는 영화나 보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어느 날 파블로 네루다가 망명 온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 후 우편배달부 모집이라는 구인 광고를 보고 취직하는데 알고 보니 수신인는 파블로 네루다 뿐. 수북하게 쌓인 팬레터의 발신인을 보니 모두 여자다. 시인이 되면 여자에게 인기가 높아질 거라고 여긴 마리오는 여자 꼬시는 법을 배우려고 시인에게 접근한다.
마리오는 네루다한테 사인 받은 시집을 틈틈이 읽으면서 관심이 없었던 시에 대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된다. 편지를 배달하러 간 마리오는 네루다의 시집 속에 있던 표현들을 써가며 네루다에게 말을 건다. 처음엔 네루다가 황당해하지만 곧 대화를 이어나간다. 이로써 마리오는 자신이 내뱉은 표현들이 은유(메타포) 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마리오는 은유가 뭔지 질문한다. 네루다는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다른 것과 비교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적이 많았던 마리오는 이 새로운 표현법에 흥미를 품는다.
그러던 어느 날, 마리오는 해안가를 거닐던 네루다와 조우한다. 네루다는 집 수도꼭지에서 물이 안 나온다며 알아봐 줄 것을 부탁한다. 마리오는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은 수도공사를 공약으로 내세우지만 지킨 적은 없다고 말한다. 네루다는 그런데도 다들 아무런 불평이 없냐며 '사람은 의지가 있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고 말한다. 철썩이는 파도를 들으며 네루다는 시를 한 수 짓고 감상을 묻는다. 마리오는 우물거리다가 단어들이 이리저리 튕겨져 나와 멀미가 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고 대답한다. 이에 네루다는 미소 지으며 이렇게 말한다.
네루다: 자네가 한 말이 뭔지 아나?
마리오: 아뇨. 뭐라고 했는데요?
네루다: 그게 은유야
마리오는 베아트리체 루소라는 처녀에게 한눈에 반한다. "네루다 선생님 큰일 났어요. 사랑에 빠졌어요. 너무 아파요." "그것은 심각한 병이 아니야. 치료약이 있어." "선생님. 치료받고 싶지 않아요. 계속 아프고 싶어요." 하지만 쳐다만 볼 뿐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급히 달려가 베아트리체에 대한 시를 써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네루다는 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시를 쓰냐며 거절한다. 마리오는 밤늦게까지 잠들지 못하고 상사병을 진득하게 앓는다.
어느날 네루다는 조국 칠레에서 동료가 보내준 녹음테이프를 받는다. 시인이던 자신이 정치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를 회고한다. 네루다는 동료에게 보내는 답신을 녹음하면서 즉흥적으로 마리오에게 마이크를 건넨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이 섬의 아름다움을 소개해 달라는 말에 마리오는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베아트리체 루소' 라고 답한다. 네루다는 그 베아트리체를 한번 만나보자고 한다. 네루다는 베아트리체가 보는 앞에서 공책에 사인을 하고 마리오에게 선물한다. 그리고 마리오에게 앞으로 이 공책에 시를 적으라며 자네는 이제 시인이라고 선언한다. 마리오는 이후 틈날 때마다 네루다의 시를 표절해서 베아트리체에게 속삭인다. 결국 꼬시는 데 성공한다.
마리오와 베아트리체는 결혼을 하게 되고 네루다는 칠레로 떠나면서 녹음기를 비롯한 몇 가지 물건들을 두고 가겠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베아트리체는 임신한다. 마리오는 자식 이름을 파블로 네루다를 따 파블리토로 짓고 칠레로 이민 가서 시를 배우며 자라게 하자고 한다. 그러던 중 네루다로부터 편지가 온다.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편지에 마리오는 들뜬다. 가족들을 다 모아놓고 뜯어보니 네루다의 비서가 보낸 편지였다. '파블로 네루다가 섬에 두고 온 물건을 보내달라'는 사무적인 내용만 적혀있었다. 네루다의 옛 집에서 마리오는 녹음기를 틀어본다. 이 섬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보라는 목소리가 재생된다. 마리오는 네루다로부터 받았던 질문에 뒤늦은 답을 한다. 바다의 작은 파도, 큰 파도, 절벽의 바람소리, 나뭇가지에 부는 바람소리, 아버지의 서글픈 그물, 신부님이 치시는 교회종소리,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파블리토의 심장소리.
그리고 몇 년이 흐른다. 작은 섬의 주점에 파블로 네루다가 아내와 함께 들른 것이다. 그런데 마리오를 빼닮은 한 아이가 공놀이를 하며 나타난다. 곧 아이의 엄마가 뒤따라 나온다. 그녀는 아이를 파블리토라고 부른다. 그녀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설명한다. "그 이는 아들을 보지 못했어요. 태어나기 며칠 전에 죽었어요" 사회주의 시위가 발발했을 때, 마리오는 네루다가 기뻐할 거라며 참가했다. 원래는 연단에 서서 마리오가 시를 낭송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진압군의 폭력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우왕좌왕하는 군중에게 마리오는 깔려죽고 말았던 것이다.
베아트리체는 마리오가 녹음한 테이프를 가져온다. 원래 네루다에게 보내줬어야 했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고 싶었다고 한다. 네루다는 가만히 앉아서 테이프를 듣는다. "파블로 선생님께, 전 마리오입니다. 절 기억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에 선생님 친구들에게 우리 섬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보라고 하셨죠. 전 그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지금은 알 것 같아 이 테이프를 보냅니다." 마리오는 자신이 시를 지었음을 밝힌다. 하지만 창피하다며 여기서 읽지는 않겠다고 한다. 대신 군중 앞에서 이 시를 읽게 되었다고 한다. 시 제목은 '파블로 네루다님께 바치는 노래'라며 선생님이 없었다면 자신은 이 시를 쓰지 못했을 것이라고 토로한다.
일 포스티노(il postino)는 우편배달부라는 이탈리아어다. 위대한 시인 파블로 네루다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적어 내려갔다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가 쓴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1985)를 각색한 작품이다. <시네마천국>의 알프레도로 익숙한 필립 느와레가 네루다 역을 맡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극의 활기를 불어 넣어준다. 영화촬영을 마친 다음 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마리오 역의 마시모 트로이시의 안타까운 사연은 극이 진행될수록 병약해보이던 마리오의 모습과 겹쳐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1994년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가 공동으로 제작한 이 영화는 1996년에 이어 2017년 3월에 재개봉 했다. 특히 제68회 미국아카데미상에서 음악상을 수상한 사운드트랙은 2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차세대 피겨스타인 차준환의 우승곡으로 다시 한 번 수면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