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사보생(卧死步生)과 평생 반려자
2024년 4월 10일 오늘은 제22대 국회의원 선출 투표일이다. 우리 집에도 서로의 반려자 두 사람이 아침을 먹고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 중에서 정치에 참여하는 참정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투표장으로 향했다. 귀중한 한 표, 아니 나의 한 표와 나의 반려자 한 표 이렇게 귀중한 두 표로 국민의 권리인 참정권을 행사한 다음 나와 나의 평생 반려자의 건강한 노후 건강을 위하여 운동을 하러 갔다.
운동이라고 해봐야 특별한 것 없이 푸른 동해의 넘실기리는 파도를 보면서 해안의 테크 산책로를 걸어 가는 것이다. 괜히 이 나이에 야단스런 운동을 하다가 허리나 무릎이 뜨끔하면 운동을 하지 않는 것 보다 못하니까 잘 조성된 길을 걷는 것이 늙은이들에게는 최고의 운동이리라.
서로의 평생 반려자 두사람이 잘 조성된 해변가의 산책로로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동해안 절경을 감상하면서 걸었다.오늘은 이곳에 유난히 중국인 관광객이 많았다 왁자지껄 몰려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등 관광을 즐기고 있었다.
이삼년 전만 하여도 이 곳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별로 없었는데 작년부터 부쩍 늘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해변가의 테크산책로를 걷기 힘둘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졌다.
그 중국인 관광객들을 보면서 나의 평생 반려자와 저 중국인 관광객들은 여기가 뭐 볼것이 있다고 비싼 돈 들여 가면서 관광을 왔을까 하는 대화를 나누면서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로 산책로를 걸었다.
이 곳에 사는 필자로서는이 곳이 바닷가로써 부산 시민들의 휴일 나들이 장소이며 이 곳의 주민들은 생계의 터전으로써만 인식하여 왔는데 외국인 관광객이 아렇게 올 줄은 몰랐다.
이것을 볼 때 우리나라 국민들이 즐겨 찿는 외국의 관광지도 단지 그 곳 주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일 뿐 특별한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등잔 및이 어둡다는 말도 있듯이 가까운 내 주변도 살펴보면 비싼 돈 안들이고도 얼마든지 좋은 곳을 찿을 수가 있고 또 그 곳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평소에는 그 곳이 아무렇지도 않게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우리에게 감동을 주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상상일까?
중국인 관광객을 뒤로 하고 나의 평생 반려자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걷다가 옆을 보면 평생 반려자가 보이지 않아 뒤를 보면 한참 뒤쪽에서 바다의 경치를 보면서 오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러면 발밑에서 철썩이며 바위에 부딛히는 파도를 보면서 평생반려자가 가까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옆에 오면 나란히 걷는다. 걷다가 이번에는 평생 반려자가 어느새 저 앞에 걸어 가다가 자기의 반려자가없는 것을 알고 뒤돌아 보며 기다려 준다.
이렇게 걸어면서 기껏 한다는 이야기가 서로 보조를 맟추면서 걸으라는 핀잔 아닌 핀잔으로 부산 토박이 특유의 무뚝뚝한 부부의 정을 나누다 보면 어느듯 목적지에 도착한다.
목적지는 해수욕장이다. 과거에는 여름에만 많은 시민들이 해수욕장을 찾았지만 요즘은 사시사철 찾는다.
우리 부부도 해수욕장 위로 갈매기가 나는 것를 조금 보다가 다리의 피로도 풀겸 가격이 조금 저렴한 테이크 아웃 커피점에 들어가서 커피 두잔을 시켜 놓고 피로를 푼다.
둘이 커피를 마시면서 부부간에 일상적이고 그저 평범한 몇마디 대화를 나누고는 두사람 다 부산 토박이 답게 해수욕장 백사장을 말없이 보면서 부산 토박이 특유의 무뚝뚝한 부부의 정을 쌓는다,
비록 무뚝뚝한 무언의 부부의 정 쌓기지만 그 어떤 다정다감하고 달콤한 정을 나누는 것 보다 더욱 더 진솔하고도 깊은 정 쌓기일 것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무언의부부간 돈돗한 정 쌓기를 한 다음 집으로 돌아 올 때는 나의 평생 반려자의 무릎이 약한 관계로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해칠 우려가 있어 버스를 이용하였다.
오을은 국민의 권리인 참정권도 행사하고 운동도 하고 서로 평생 반려자와 돈독한 정도 쌓은 어쩌면 의미 없는 하루 같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하루였다.
와사보생(卧死步生)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늙은이는 부지런히 걸을 따름이다.
2024년 4월 10일
김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