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은 강이나 바다와 가장 비슷하다
아픈 것은 소리를 내지만
깊은 것은 침묵을 지킨다
이 가을이 다 지나기전에 청량사를 다시 찾고 싶어
템플스테이라는 사찰의 프로그램을 빌려
절집의 침묵에
푸~엉~덩
빠져들고 싶었다
감히
그래서 감히
세속으로 부터 도망치듯 그렇게
줄행랑을 쳤다
2박3일 동안
침묵이라는 절집의 무거운 사랑에 빠져도 되지 않을까
이 가을에
나의 이 가을날에
단정한 침묵에
내가 고스란히 껴안겨도 되지 않을까
그럴 자격이 나에게 있지 않을까
그래
나 자신에게 베푸는 선사하는 최대의 선물을 주는 거다
나를 위해 나에게
나를 위한 나에게
청량사에 쉬고싶다에 접속하여
그 소리를 연결지어
미리 예약해 놓은 사무국으로 간단하게 확인을 거쳐
수련복과 고무신을 받고 배정된 방으로
나의 온전한 휴식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설선당
사진으로 보이는 왼쪽 창문이 보이는 저 방이
내가 2박3일 동안 지낼 방이다
나와 함께 맺어질 인연은 뉘가 될까?
동침의 인연이 궁금하다
집에서 게으름을 피우다 출발이 늦었기에
오후 3시까지 도착하라는 지침을 어기고
지각을 하고 말았다
오늘 설선당에 묵게 될 분이 몇분이나 됩니까?
스님께 여쭤 보니 어제 두분과 오늘 참가할 분 네분
그래서 여섯사람이란다
야호~
번잡하지 않을 것 같아 좋았다
속딱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더더욱 좋았다
배정된 방으로 들어가니
아무도 없었다
잠시
챙겨간 짐을 옷장에 정리하고
설선당의 필수 규칙을 찬찬히 읽어 보았다
아침공양 6시 30분
점심공양 12시
저녁공양 5시
새벽예불 4시
저녁예불 6시
특히 공양시간을 꼭 지키란다
조금 있으니
아릿다운 여인이 방으로 들어온다
저사람 참 맑은 사람이다
참 곱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서로 인사를 했다
모습도 모습이지만
내면의 마음이 맑아 보였다
이상하게도 말한마디 건네지 않았는데
그런 느낌이 팍 들었다
그후
그녀와 난 마음이 아주아주 잘 맞아
죽이 탁탁 맞아 줄 곧 같이 다니고 행동하게 된다
통성명 이런 일상적인 절차는 굳이 하지 않았다
왠냐면
지내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고
사실
사람과 사람사이에
그런것이 뭐그리 중요한가 싶기도 했다
나와 같은 생각인지 그녀도 나에 대해 궁금해 하거나 질문이 없다
그냥 대충봐도 내가 언니고 그녀가 동생뻘이다
저녁 공양하기전에
청량사 경내을 한바퀴 돌았다
여전히 나무의자는 가을을 온전하게 뒤집어 쓴 채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가을
그리워 그리운...
어느책엔가
기쁨도 눈물 근처에 있다고 했다
죽비처럼 내 어깨를 마구마구 쥐흔드는
기쁨도
소나기처럼 내 마음을 자락자락 매만지는
눈물샘도
여기서는 안전하게 같은 시선으로 흐른다
유리보전은
약사여래불과 같은 의미란다
약사
마음의 병과 육신의 병을 치료해주는 부처
가을꽃 국화
저녁공양 시간이 다되어
설선당으로 향하던 나의 마음을 꽁꽁 멈추게 한 그 노란 국화
청량사 도량은 온통 꽃으로 둘러있다
누구의 작품일까? 누구의 마음일까?
누구의 베품일까? 누구의 자비일까?
사소한 꽃도 도량에 있으니 무한한 부처의 마음인냥
그렇게 숭고하게 여겨진다
공양간이 정갈하다
침묵이 필수기에 그저 조용하게 욕심을 버리고
내가 먹을 만큼만 음식을 가져오면 된다
절대로 절대로
남기지 말아야 할 것 같은 엄중함도 자동으로 따라 온다
잡곡밥에
몇가지 나물반찬
정말정말 정갈하고 먹음직스런 음식이다
천천히 느림의 식사를 했다
사찰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 내 혀가 정화된것 같은...
얼마전에 청량사 언덕에서 익어가는 양념을 보고
사찰음식을 경험해 보고 싶어 했었는데
실제 음식을 맛 보니 자연의 맑고 밝은 공기가
스르르 내 폐부로 물결치듯 단숨에 후루룩 가득찬 느낌이다
휴식형으로 신청했지만
저녁예불과 백팔배 염주꿰기 그리고 나에게 엽서쓰기는 누구나
필수로 해야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린 저녁공양을 마치고
저녁예불을 경험하기 위해 유리보전으로 향했다
나와 같이 방을 쓰게 된 그녀
그리고 예쁘장한 두 아가씨
이렇게 네사람은 수암스님의 안내를 받아
저녁예불을 드렸다
저절로 경건해지는 게 산사가 아니던가
해가 어슴푸레
산등성이를 넘어갈 즈음 저녁예불을 마쳤다
"새벽예불 할분 있나요?"
나와 그녀만 새벽예불을 드리겠다했다
그리고
스님과 함께하는 차담시간
입차를 우려서
찻잔에 차를 따라주신다
"청량사 템플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각자 여기까지 발걸음한 사연들을 이야기했다
가감이 없는 얘기가 나오는 시간이다
사는 곳, 나이, 직장, 가족관계
이런 질문이 이어져 가고
그리고는
스님께서 나에게 질문을 하신다
"나에게 할 말이 없나요,
할 말이 있을 것 같은데?"
조금 망설이다
스님
저가 가끔 절집을 찾습니다
근데
절집만 오면
이유없이 자꾸 눈물이 납니다
오늘도
저녁예불 드릴 때 눈물이 나는 걸 간신히 참았습니다
늘 의문이었답니다
실체도 이유도 없이 나는 이 액체의 의미는 도대체 무엇인가요
의미를 몰라
늘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을때라
이기회에 답을 줄 것 같기도하고
스님이면 내 맘을 읽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종교가 뭔가요
다시 질문이 이어진다
사실 절집을 자주 찾지만 온전한 불자는 아니다
그래서 지금은 무굡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그럼
오늘부터 절집이 내집인냥 다니란다
집 가까이 아무 절에도 좋으니
시간나는 대로 굳이 백팔배를 하지 않아도 되니
삼배도 좋고 칠배도 좋고 이십일배도 좋으니
무리하지 않게 기도를 해보란다
눈썰미가 얼마나 빠르신지 내가 무릎이 안좋은지 단박에 알아 보시고는
하는 말씀이시다
너무 오래 돌아왔어
너무 늦었어
사람마다 각자에게 맞는 종교가 있는데
난 불교가 맞다하신다
차담은 계속이어지고
어느새
산사엔 어둠이 깊어지고 있다
산고같은 아픔과 털어내야 할 옛 시간이 아직도 나에게
남아 그래서 온몸으로 말하는 것인가 싶기도 했다
차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참 마음이 평온했다
스님께 질문을 하면서도
눈물이 자꾸나 혼이 났다
울고 싶으면 참지 말고 크게 우세요
그래야 합니다
외로워지는 것도 괜찮습니다
외로움 그거 필요합니다
삶에서
가슴에 마른 장작이 남아 있다는 걸 알면서
활화산같은 용광로를 담아 놓고 이제껏 제어 했으니
얼마나 가슴이 답답했겠는가
누구나 절대고독은 있다
누구에게나 혼자만이 해결해야하는
외로움은 분명있다
그 해소의 방법이 다를뿐
방에 들어와선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른 체 나의 인연의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도 그렇지만
일산에서 왔다는 그녀도 평소엔 그리 말이 없다고 한다
근데 여기에 와서 나와는 이야기가 자꾸 길어진다고
남은 이야기는 낼 하기로 하고
새벽 3시 40분에 알람을 예약 해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예약해놓은 알람시계가 일어나라는 신호를 한다
어제 저녁에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자정을 넘겨 잠자리에 들었음에도
몸은 가뿐하다
하늘을 쳐다보니 별이 총총하게 빛나고
불빛을 따라 발길을 유리보전으로 향했다
스님께선
벌써 밤새 쌓여진 낙엽을 쓸고 계신다
산사의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새벽예불에 참석했다
먼저 범종루에서 은은하게 울려오는 사물소리를 들었다
고요한 산사에서 들려오는 울림은
공명이 되어 가슴에 희망의 씨앗을 품게 만들었다
부처님께 드리는 절은
내려 놓는 행위
머리를 가장 낮은 곳에 내려 놓으므로
얽매고 숨막히게 했던 그 모든 것들로 부터 내려지는 연습을 하는 것이란다
내려놓는 일이
쉬우면서 참 어렵다
동이 튼다
정적의 산사에 햇살을 가져온다
묵은 그리움이 나를 흔든다
망망하게 허둥대던 세월이
다가선다
적막에 길들으니 안 보이던
내가 보이고
마음까지도 가릴 수 있는
무상이 나부낀다
~가을의시~
백팔배 염주꿰기
용서할 일과 감사할 일과 바라는 일을 기도하며
일배에 염주한알씩
어제 스님께서 하신 말씀
우리가 이땅에 와 살면서
갖고 갈수 있는 것이 딱하나
남에게 베푼 나눔만이 손에 쥐고 갈 수 있다하신다
저마다의 기도 제목은 달라도
정성과 깊음의 마음은 같았으리라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가을을 접선하러 간다
변덕쟁이 같은 계절이 있어
삶이 더 달콤하기를 바라며
때론 쌉싸르한 향에도 견뎌지는 걸 게다
유년시절과 청소년시절을 보내면서
내가 갖고 있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늘 눈에 들어왔다
하고픈 것이 많았던 시절에
할 수 있는 게 적었던 시절 나를 잠재우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이 습성은 지금도 습관이 되어
내가 나를 쉽게 브레이크를 걸어 버리고
참지 않으려고 애써보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되고 만다
그래도
유일하게 여행만이 통제를 하지 않고 있다
이상스럽게 말이다
우리 네사람은 하늘다리로 갔다
이립을 바라보는 나이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이 젊은이들도 지금 얼마나 번민과 번뇌가 많을까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은 잠시 쉬고 있다고 한다
산에 오르는 것이 처음이라 정말 힘들어하며 올랐다
더이상 올라가지 못하겠다고 포기하려는 걸
오늘 아니면 언제 청량사 하늘다리를 건너 보겠는냐며
갖고간 간식을 나눠 먹으며
독려하기도 했다
하늘다리에서 내다 본 청량의 풍경은
온통 가을이다
이른 시간에 산객들은 이미 하늘다리를 마주하고 있다
어떤 일행분이 우리를 보더니
갖고 온 음식을 나눠준다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이중환의 택리지에도
자연경관이 빼어나 소금강이라 불렀으며
명산중의 하나로 평가 되어 있다
궁금하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다시 쓰는 택리지 전라도 경상도편을 읽은 적이 있다
아가씨 둘은
하늘다리를 깃점으로
절집으로 바로 내려가고
1박2일 코스로 왔거니와 체력이 고갈되어
더이상은 걷지를 못할것 같단다
우린
자소봉으로 다시 걸음을 옮겨본다
붉고 노란 단풍은 남아있는 까질함마저 녹인다
연적봉을 거쳐 탁필봉을 마주보며 자소봉을 오르려 했지만
공양시간이 되어 내려오고 만다
점심공양을 하고
낮잠 한숨 자고 나서 다시 길을 나선 응진전
그녀도 나도
좋다
그냥 좋다만
연발하며 걸었다
뭐그리 미사여구 수식어가 필요하겠는가
어풍대에서 바라본 청량사 전경
높은 산봉우리에 둘러진 산사는
말그대로 연꽃의 수술자리다
사랑은 아프지 않아도 눈물이 난다고 하는데
절집의 풍경을 어찌 사랑하지 않겠는가
지독하게
이런 풍경을 사랑해야지
눈물이 날만큼 두고두고 사랑해야지
그래야지
조리개를 여는 마음으로 노출의 빛을 담아내야지
청량사의 산행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
하지만
응진전으로 가는 이 길목이 가장 가을다운 가을 기운인것 같다
잠시의 만남도 인연이라고
아가씨 두사람도 같이 왔으면 참 좋았을텐데
이렇게 곱고 고운 길을 우리만 걷는다 생각하니
조금은 아쉬웠다
하늘다리 올라 갈 때 너무 힘들어 하였기에
그래도 수월한 이 곳으로 발걸음 했다면
좀 더 가을의 정취를 편안하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첩첩산중
오지중의 오지
구비구비 만나진 애정의 아름다움
나는 정말 행운아다
세속에서 입고 온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절집에서 내어준 이 옷차림이 참 편하다
마치 절집 식구가 된 듯한 그래서 쉽게 가을 바람앞에 부드러운
내가 되어 질 수 있었다
금탑봉을 돌아서니 목적지 응진전이다
외청량사라고도 부르지
공민왕을 따라 피난 온 노국공주가 머물며
기도 했던 곳
sbs방송국에서 취재를 왔다 응진전으로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말을 참 이쁘게하는 그녀에게 양보했다
사실 떨여 이야기를 제대로 못하겠지만
언제 방송에 나가나요
프로그램 제목이 뭔가요 물으니
화요일 저녁 생생정보에 나갈 방송분이란다
응진전에 한참을 머물며
갈망했던
가을 소리와 가을 빛깔과 더불어
따라온 침묵으로 인해 풀지 못한 마지막
내 이야기가 묵언으로 정리 되는 곳이었다
내려 놓는다는 것과
혼자라는 것과
홀로이기를 바라는 것과
고요를 품을 수 있는 것과
슬픔을 안을 수 있는 것과
취재하시는 분께 인사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안내려 가십니까?
아직 찍을 것이 남아 있단다
청량산의 금탑봉을 깃점으로 왼쪽 길을 따라 걷다보면
직각의 바위벽 밑에 굴이 하나 있다 이굴이
김생굴이다
김생이라는 사람이 10년간 이곳에서 공부를 했으며
그래서
당대에 유명한 명필가가 되었단다
저 멀리서 염불소리가 들인다
끝없이 이어지는 가을 빛
저번에 문이 잠겨 마시지 못한 구정차를 마실 수 있었다
산꾼의 집엔 이런 글귀가 있다 모든이가 주인이라고
주인장의 마음이 보인다
구정차는 찬바람이 이는 쌀쌀한 가을 날씨에 딱 맞는 온도와
달달한 달콤한 맛을 지니고 있다
저녁공양을 하고
산사의 어둠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 한다
온전하게 휴식을 한 것 같다
담 날 일어나니 가을비가 내린다
가을과 겨울의 경계에서 겨울을 재촉하는 비다
청량사에 몇번을 왔지만
올때마다 비가 내린다
어제 저녁공양을 하면서
수암스님께서
낼 뭘 할것인가 여쭙길래
다시 산행 할계획이라고 하니
축융봉으로 올라가 보란다
네
대답은 했지만
검색을 하니 청량산과 완전 다른 산줄기라 담에 올라 보기로 했다
집에 와서 축융봉을 알아보니
왜 그렇게 여러번 스님께서 축융봉을 권했는지 알것 같았다
금탑봉이 호위하는 응진전과 청량사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아주 호방한 전망을 보여주는 산
담에 꼭 꼭 올라 볼 것을 약속해본다
어제 오르지 못한 자소봉으로 가려고 했었는데
계획은 무산되고 하기야 처음부터 마음 내키는대로 한 일이니
계획이라고 할 게 뭐 있나
템플스테이 국장님의 요청으로
템플 오신분들과 함께 요가를 배웠다
그녀에게
나와 한 방에서 동침을 한 그녀는 재주가 참 많았다
요가 선생으로 12년을 수련했고
앞을 보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마음의 동작으로
여러해 요가 자원봉사 일을 했단다
지금은 어깨 탈골로 잠시 쉬고 있는 중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려고 했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늦은 결혼을 했으며
아이는 갖지 않고 둘이서 오손도손 살계획이라고
처음 남편되는 분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의 향이 너무도 자기와 닮아
새로운 가정을 꾸몄다고
남편분은 고건축일을 하고 있단다
남편분과 통화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서방님 서방님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존칭을 쓰며 대화를 하는 모습에
참 고운 사람이라고 느꼈다
내가 처음 그녀를 봤을때 느꼈던
그 알수 없는 맑음이 몸에 저절로 베인 사람이라 그렇게 느껴졌었나보다
영이 맑은 사람
그래서 선몽이 현실이 될때가 많단다
차한잔 사겠다며 그녀를 안심당으로 데려갔다
주말이라 차 공양간이 꽤 분주하다
솔바람차를 시키니
오늘 같은 날은 국화차가 좋다며
국화차를 권한다
저번처럼 아마 비가 오는 날이라서
따스한 기운이 감돌도록 한 보살님의 배려 같다
언니
그녀가 나를 부른다
난 나도 모르게 그녀를 아우라고 불렀다
어느순간말이다
그녀가 하는 말이 이렇다
언니는 자기 자신을 덜 사랑하는 것 같아요
며칠보니
그렇게 느꼈단다
지금의 모습 그대로 사랑하란다
참 잘보네
잘 봤어
그래 고마워
지금보다는 더 나자신을 사랑하마
정말 고마워
공중전화 부스에서 옆지기씨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는데
비행기 타고 멀리 가 있는 지라 마음으로만
주섬주섬 짐을 챙겨 아우와 설선당을 나섰다
담을 기약하며
템플 국장님과도 많은 대화를 했다
내면의 마음 소리를 보였을 만큼
가을비가 살포시 내리는 청량사 경내를 다시 한 번 돌았다
운무가 내려 앉은 산사의 풍경은 몽환의 무릉도원같기도 하다
바람소리 파고들 때
빗소리 머금은 염불소리가 청량사를 달굴 때
조용히 말없이 발길을 돌렸다
다시 일상으로
세속의 연으로 끈을 묶는다
내 삶에 충실하되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한다는 사실과
파닥인 날개짓의 굴레가 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은
업보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한결 청량한 마음으로
불씨하나 손에 꼭 쥐고 내려왔다
나에게 이런 귀한 선물을 허락한 옆지기씨가 고맙다
당신덕분에
올 가을 찬란한 보물을 만들고 왔습니다
언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귀한 사람
흰 눈 함박 날리는 날에
같은 하늘 아래서 볼까요?
그녀에게서 날아온 메시지가 날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전해준다
"방송 잘 봤어요"
정작 난 방송을 보지 못했다
아쉬웠지만
지난 추억의 그림자같은 영상을 다시 뒤져 봐야겠다
그녀에게서 다시 메일이 왔다
12월에 고양어울림에서 그림 전시회를 한다고
청량사에서 만난 그녀들도 초대 했으니
다같이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전해왔다
하루밤 본인집에서 묵게 할테니
꼭 시간 만들어 보란다
절집에서 먹었던 건강음식을 다시 맛보게 해주겠다나
참 좋은 인연
또 다시 참 좋은 인연이다
첫댓글 나마스테~피오르님!!반갑습니다.아주 좋은 체험을 하셨군요..가슴에 와닿는 애틋한 삶의 이야기가 너무 감동이었습니다.저도 기회가 되면 청량사에서 체험 하고 싶네요..한국의색색이물든 가을 단풍 잘 감상했습니다.감사합니다..다음 기회에도 네팔에서 뵙기를 기대합니다..
가끔은 이렇게 오래된 묵은 때를 씻으려 절집을 찾습니다내안의 작은 공명의 소리가 가슴으로 전해지며내 안의 아주 작은 써레질 같은 파종의 파장이 전해지기도 하지요모래성같은 생각의 잡념이 서서히 집념의 시간을 만드는 고찰의 성찰참 행복해지는 그 날들이 아른아른 와르르 내 앞으로 밀려 들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피오르님!반가워요..잔잔한 피아노의선율이흐르는 배경음악과 함께 가을의 조용한 선사를 감상하는 동안 너무 행복했습니다..정열은 강이나 바다와 가장 비슷하다~아픈 것은 소리를 내지만 깊은 것은 침묵을 지킨다~~가슴에 와닿는군요..멋진 체험담을 아주 조용하고 재미나게 마음에 와닿게 해주는 글이었습니다.잘 감상했습니다..감사합니다...
내 자리가 어딘지분명하게 일깨우는 시간앞에 감히 무릎 꿇어도 노여웁거나 슬프지 않은나를 나를 초연의 길로 인도해주는 절집사랑하지 않을래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아~히말라야가 그립 듯 고찰에서의 그 시간들이 그리워지는
첫댓글 나마스테~피오르님!!반갑습니다.아주 좋은 체험을 하셨군요..가슴에 와닿는 애틋한 삶의 이야기가 너무 감동이었습니다.저도 기회가 되면 청량사에서 체험 하고 싶네요..한국의색색이물든 가을 단풍 잘 감상했습니다.감사합니다..다음 기회에도 네팔에서 뵙기를 기대합니다..
가끔은 이렇게 오래된 묵은 때를 씻으려 절집을 찾습니다
내안의 작은 공명의 소리가 가슴으로 전해지며
내 안의 아주 작은 써레질 같은 파종의 파장이 전해지기도 하지요
모래성같은 생각의 잡념이 서서히 집념의 시간을 만드는 고찰의 성찰
참 행복해지는 그 날들이 아른아른 와르르 내 앞으로 밀려 들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피오르님!반가워요..잔잔한 피아노의선율이흐르는 배경음악과 함께 가을의 조용한 선사를 감상하는 동안 너무 행복했습니다..정열은 강이나 바다와 가장 비슷하다~아픈 것은 소리를 내지만 깊은 것은 침묵을 지킨다~~가슴에 와닿는군요..멋진 체험담을 아주 조용하고 재미나게 마음에 와닿게 해주는 글이었습니다.잘 감상했습니다..감사합니다...
내 자리가 어딘지
분명하게 일깨우는 시간앞에 감히 무릎 꿇어도 노여웁거나 슬프지 않은
나를 나를 초연의 길로 인도해주는 절집
사랑하지 않을래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아~히말라야가 그립 듯 고찰에서의 그 시간들이 그리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