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뭔가 신청하고 계획할 때 단번에 결정을 못 하고 망설이는 편인데 책책책 모집 글을 보고 이건 꼭 가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참가모집 글의 단어 하나하나가 꼭 신청해야 한다고 저를 끌어당겼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몇 년을 흘려보내고 올해는 꼭 가고 싶은 마음에 연차를 사용해 신청했습니다. 뜻있게 실천하고자 하는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다는데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방향 없이 달리기만 했던 길을 멈추고 숨고르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4일을 잘 누리고 왔습니다. 가을이 매년 짧아지고 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그 계절을 충분히 만끽하기도 전에 겨울을 맞았습니다. 이번 가을은 책책책 참여로 청명한 가을하늘을 맘껏 누렸습니다. 평소엔 잘 바라보지 않았던 해와 달, 별도 잘 들여다보았습니다. 걸어본 지 오래된 산길을 충분히 걷다 왔습니다. 참 좋은 계절 가을을 제대로 누리고 왔습니다.
【배움】
하고싶어서 시작한 일이 사회복지였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경력에, 오랫동안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그냥 열심히만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안에 진심과 중심이 부족했고 초심마저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동료들과 복지요결도 여러번 읽고 다양한 교육들을 다니며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을 채우고자 했었는데 지식만 채우고 있었습니다. 머리로는 ‘그래, 그렇지’ ‘이렇게 하는게 맞지’ ‘이렇게 해야지’ 알면서도 그 실천이 없었습니다. 현장에서 제가 채우고자 했던 그 결핍은 바른 실천이 부족한 것이 원이이었지 싶습니다
하루의 마무리 전 『복지소학』을 읽으며 함께 배웠습니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이름을 바르게 하고 개념이나 실체를 밝혀 그 일의 기준을 세운다는 ‘정명’을 통해 우리 현장에 얼마나 많은 어휘들이 의미없이 사용되어지고 있는지 돌아봐졌습니다.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걸언’ 노인에게는 특히 더 걸언이 필요함을 배웠습니다. 돌본다 보호한다 하지 않고 약한만큼만 거들어 드리고 살아계시는 한 당신을 돌보시게 하고 ‘어른다움’을 세워드리는 것이 필요하다 배웠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노인에게 더 걸언하고 걸언하여 인격과 관계를 잃지 않게 해야한다는 것을 복지소학을 통해 배웠습니다.
사람을 대하며 때에 맞게 신중하게 말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함에 몸과 마음을 단속하는 ‘언행’은 우리일이 스스로가 도구가 되어 하는 일이기에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중요함을 다시 느꼈습니다. 상대방에게 보여지는 나의 그 언행에서 당신을 존중한다는 것이 보여질 것 같습니다.
복지소학의 배움도 좋았지만 걷기 중간중간 쉬어갈 때 김세진 선생님의 1분 강의도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글을 통한 배움보다 사람을 통한 배움이 더 즐겁고 기억에 남습니다.
【감사】
사회사업 바르게 하고자 하는 동료들을 얻었습니다. 반짝반짝 별빛같던 선한 눈빛을 가진 동료들을 얻었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어떤 이야기든 잘 들어주고 잘 내어주던 진심이 있는 동료들을 얻었습니다. 3박 4일 한 사람을 알아가기엔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지만 선한 그 눈빛 하나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사람책, 종이책, 산책' 만들고 이끌어주시는 김세진 선생님, 첫날부터 다리 불편해진 동료들 배려해 다음날 일정 변경해주시고 맛있는 곳, 좋은 곳 데려가주시려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지리산 잘 누렸습니다. 선생님을 만난 것도 좋은 동료들을 연결시켜주시는 것에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새벽녁 추위속에서 해돋이 기다리다 말없이 서로를 껴안아주고, 구름 위를 함께 걸으며 서로의 생각을 잘 내어주고 잘 들어주던 7기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연차내고 7기에 합류하셔서 기록을 맡아주신 미모의 조은정 선생님, 일행중 누군가 미끄러지면 달려와 봐주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기록 뿐만 아니라 이번 7기의 산행 부대장님 같았어요(대장님은 김세진 선생님)
운전을 맡아주시며 중간중간 저희를 찾아 홀로 산을 올라오신 박상빈 선생님, 다리 아픈 선생님들 계속 신경써주시고 괜찮냐 물어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엄청 든든했답니다~!
항상 누군가를 배려하고 계셨던 권신희 선생님, 산을 쉽게 잘 오르시면서도 동갑내기라 친해지고 싶다고 뒤에 있는 저에게 먼저 다가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배려가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으셔서 ‘배려신’이라 별칭을 붙여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책책책 7기 명언제조기인 반달눈 미소의 박주이 선생님, 다리가 아픈 동지여서 그리고 침대 메이트로 선생님과 얘기 나눈 시간이 많았던거 같아요. 선생님의 밝고 긍정적이었던 에너지에 다리 아픈것도 잊고 힘들지 않게 걸었어요. 가장 막내였지만 선생님의 생각과 실천은 어리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나이를 초월한 친구가 생겼어요. 고맙습니다~!
남다른 감성의 소유자이신 시인 윤외숙 선생님, 다리가 아프시면서도 전혀 티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그 모습이 선생님 본연의 모습 그대로인거 같았습니다. 어디에도 구애 받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나아가시는 것 같았어요. 자정 가까운 시간 함께 둘러앉아 선생님 시를 들을때 잠시 잃어버렸던 감성이 돌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 .
사회사업 잘 해보고 싶은 마음과 열정이 가득한 정세진 선생님, 공부할때도 질문할때도 많은 생각과 고민속에서 하는구나 그 깊이가 살짝 느껴졌어요. 제자가 될지 펜이 될지 그 차이에 대해 설명하던게 기억나요. 제가 느꼈을 때 정세진 선생님은 김세진 선생님의 제자가 될 것 같습니다. ^^
예쁜 목소리로 윤외숙 선생님의 시를 낭독해주던 조미리 선생님, 선생님과는 작년부터 인연이 되어 알고 지냈지만 이번에 선생님을 더 잘 알게 되었어요. 조곤조곤 말하는 아나운서 목소리가 선생님의 외향성을 가리고 있지만~ 엄청 밝고 적극적이시란걸 알았습니다~ 선생님 자리에서 고민하며 잘하고 싶어하고, 잘 하고 싶은만큼 배우고 채워가려 노력하는 선생님을 동료로 만난것에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지금도 충분히 훌륭한 사회사업가라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아낌없이 지원해주시는 중부재단 너무 고맙습니다. 저도 기관에서 힘들고 지칠때면 중부재단 프로그램을 참여하며 치유받고 성장했던 사회복지사 중 한명으로 중부재단을 많이 애정합니다. 출발하는날 아침 박수정 팀장님이 보내주신 응원 문자도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미소지으며 힘찬 발걸음으로 기차에 올랐습니다.
마지막으로 고급지고 정성스런 간식 전해주셨던 책책책 6기 선배님들~ 감사했습니다.
응원와주셨던 책책책 선배님들 이연신 선생님, 김별 선생님, 남유진 선생님과 내리사랑이라고 후배들 간식(음료) 지원해주신 선배님들(김영습선생님과 김경연 선생님, 남유진 선생님까지)
이렇게 모든 분들이 있었기에 부족함 없이 잘 누리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소망】
책책책을 통해 뜻 있게 실천하고자 하는 좋은 동료들을 얻었기에 그 동료가 교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복지소학에서 배웠듯 덕스러운 일은 서로 권하고, 허물과 실수는 바로 잡아주고, 예로써 서로 사귀고, 어려울 때 서로 도와주는 교우가 되길 소망합니다.
늦었지만 사회사업 뜻 있게 바르게 잘 하고 싶습니다. 사례관리업무 실천사례 100편 읽기를 함께하고 있는데 의미 있는 실천을 기록으로 남기는 선생님들을 보며, 기록이 실천을 성찰하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느꼈습니다 또 그 기록이 실천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조금씩이라도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램을 갖어봅니다. 몇 년 뒤에는 글쓰는 사회복지사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첫댓글 멋진 작가님으로 활약하니느냐고, 우리의 웃는 모습이 예쁘게 담겼는데, 선생님이 사진 속에 없어서 아쉬워요. 하지만, 제 마음 속에 선생님이 있답니다.
26일만을 기다리며...보고 싶어요.
군포를 지켜주시는 선생님 반가웠습니다
이야기할 시간이 짧아 아쉬웠어요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가 남았으면 합니다
글쓰는 사회복지사 지선주 선생님 응원합니다
지선주 선생님 덕분에 책책책 기록이 풍성해졌습니다. 사진을 찍는 작가의 마음이 고우니 지작가님 사진은 아름답습니다. 작가가 무슨 마음으로 찍었는지 알겠습니다. 동료를 찍느라 자신의 사진이 별로 없으니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다음에는 제가 찍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