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 동남쪽 잠베지강과 림포포강 사이에 가면 짐바브웨(Zimbabwe)라는 아주 가난하고 골치 아픈 나라가 있습니다.
정치 사회적으로 엉망이 되다 보니 돈의 가치가 엄청나게 떨어져 버렸죠.. 물가 상승률이 올해 벌써 2.200.000%라고 하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평균 수명이 35세이고 5명중 1명은 기아로 쓰러져 죽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십억(億),백억하면 그래도 방귀께나 꿴다는 축에 들어 가는데 이동네 가면 코흘리개 동네 꼬맹이도 모두 수십,수백억대들입니다.
어지간한 돈은 바람에 날려 다녀도 아무도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가는 똥개도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시장에 갈려고 하면 비닐봉투가 필요합니다. 뭐 때문이냐고요... 돈을 담아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도데체 얼마나 심각하길래 그럴까.. 한번 물건을 사 볼까요..
계란 세개에 100,000,000,000(1,000억)달러....낱개로는 350억달러.. 숫자로 표시하면 계란 1개=35,000,000,000달러
점심이라도 한그릇 할려면 돈을 이렇게 싸들고 가야 합니다. - 아저씨 국밥 한그릇 주세요.. 돈 여기 있어요..!

시원한 맥주라도 한잔 하려면... 이~만큼 필요 하지요. 얼마냐구요?
600억 달러 입니다.

배고파 아이들 빵이라도 사 줄려고 하면 .. 또 이렇게 1000억 달러 정도를 낑낑거리며 보듬고 가야 합니다.

지갑에는 수천억 달러씩 넣어 다니는 것은 예사입니다..
지갑이 빵빵하여 보기에는 우선 좋습니다.

밥맛도 없고 하여 아주 간단하게 식사 한 그릇 하고 나서 영수증을 받았습니다. 허걱..! 밥값이 1,200,000,000(12억) 달러 나왔네요..!!

차에도 돈 천지 입니다. 대강 던져 놓아도 돈 들고 튀는 강도는 별로 없습니다.. 무거운 돈보다 빵 한조각 들고 튀는 것이 낫습니다.

야.. 꼬마야 이리와 돈 줄게, 심부름 좀 해 다오... 20만 달러짜리 거금(?)을 가지고 애를 불러 세웁니다. 지나가는 꼬마가 돈 색깔을 보고 픽 웃습니다. 이 돈으로는 눈깔사탕 값도 안됩니다.

워낙에 돈 가치가 없다보니 달러로 바꿀려고 하면 저울로 대강 무게를 달아 바꿉니다. 미화 1달러는 짐바브 달러로 약 64,000,000,000달러이니 잔돈으로 미화 달러 좀 바꾸려면 경운기나 용달로 실어와야 합니다.

이런 짐바브웨가 돈 찍어낼 종이도 모자라고 하여 8월 1일부터 화폐개혁을 단행하였습니다. 그 폭이 어마어마 합니다. 무려 10,000,000,000(백만)달러를 1달러로 100만분의 1로 까내려 버린 것입니다. 어제까지 100만원짜리가 오늘부터 1원짜리로 바꿔 버린 것입니다. 이런 개혁의 효과가 또 얼마나 갈지 모릅니다.
우리나라도 10,000짜리 동그라미 4개에서 이제 50,000권을 거쳐 100,000원권이 발행됩니다. 동그라미가 5개나 됩니다. 조금 선진국의 냄새와는 거리가 더 멀어지는 느낌입니다. 아마 머지않아 우리도 동그라미 서너개는 추려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짐바브는 화폐개혁으로 이제 돈을 포대기에 넣어 들고 다니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편, 없는 살림이지만 돈을 주머니에 빵빵하게 넣고 다닐때의 기분과 지금은 어떨까 상상해 보지만 약간의 아쉬운 기분이 들것도 같습니다.
짐바브... 이 나라에는 세계 3대 폭포중의 하나인 아름다운 빅토리아 폭포가 있고 온갖 야생 동물들이 뛰노는 곳입니다.
하루 빨리 정치 경제가 안정되어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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