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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마지막날인 5월 31일 토요일, 경동고교 분당•용인•광주지역 동창회에서 개최하는 주왕산산행에 참가하였다. 날씨가 좋은데다 산행거리가 길지 않아서 쾌적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또한 다행히도 경동동문산악회의 동지들(정병기와 부인, 유한준, 오창환, 김정호, 박승욱, 김주홍과 부인)과 함께 모여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촬영시각을 적은 사진을 올려본다.(단, 마지막의 인물사진 종합판은 촬영시각을 기록하지 않음)
5월 31일, 아침 일찍 출발하여 분당가기 정말 싫다. 귀챠니즘이 밀려 온다. 그러나 김주홍군과 산행하자고 굳게 약속을 한지라 6시에 겨우 집을 나선다. 동네에서 김밥 두 줄을 사고 시내버스에 승차, 이게 또 답답한 노릇이다. 양재역에 가야 하는데 우선 도곡동까지 곧게 가는 버스가 있어 탔더니 만만디이다. 도곡터널 지나서 내리니 시간은 이미 6시 45분, 할 수 없이 택시를 잡아타고 양재역에 간다. 거기서 대절버스를 타고 분당으로 가는데 출발예정이 45분인데 조금 늦은 것이다. 다행히 떠나지 않은 버스에 탑승하니 동문들로 버스 안이 꽉 찬다. 분당산행이 인기가 있다는 증거이다. 오늘 버스는 4대나 된다고 하니 작년의 3대에서 더욱 발전된 모습이다. 양재역을 떠난 버스는 7시 20분 쯤 분당중앙공원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에 임하는 24기 동기들은 그 수가 너무나 적다. 부인들까지 7-8명, 작년 5월26일 치악산 때의 많은 숫자(15-6명)가 그립다.
7시반이 좀 지나 4대의 버스는 분당 중앙공원을 출발하였다. 치악휴게소에서 잠시 쉰다음 안동의 독립기념관에서 또 잠시 쉰다.(천안에만 독립기념관이 있는 줄 알았는데 안동에도 규모가 작지만 있었다.) 쉬는 동안 기념관 내부를 간단히 관람한다. 놀랄만한 사실로 '안동지방이 항일운동가를 가장 많이 배출하였다'라는 글을 보았다. 시인 이육사선생이 안동출신이고 독립운동가라는 이야길 들었는데 이 지방의 특질인가 보다. 줏대가 있는 사람이라야 독립운동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고 그때의 여기 사람들이 그랬을 것 같다.
12시 30분이 조금 지나 드디어 주왕산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잠시 여느 때처럼 이종소 동기의 부인 신묘애여사의 지휘로 스트렛칭을 겸한 준비운동을 하고 산으로 향했다. (신여사는 감탄할 만큼 슬림한 몸매와 미모를 지닌 에어로빅의 대가로서 경동인의 산행 전에는 언제나 이렇게 운동요법을 베푼다.)
오랜만에 와보는 주왕산이지만 아기자기한 경치는 늘 아름답다. 주왕산엔 벌써 네번째인데 주봉에 오르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오늘도 그쪽으로는 가지 않으니 주봉산행은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하겠다.
12시 45분 산행이 시작된다. 풀코스를 A코스, 단축코스를 C코스로 명명했는데 우리 팀은 A코스를 가기로 했다.
12시 54분 탐방안내소 도착.
바로 앞의 대전사에서 2,000원씩 입장료를 받고 있다. 산에만 간다고 해도 피해 갈 방법이 없다. 정병기회원 왈, '개 쉐이들'. 국립공원 입장료도 폐지되었으니 절 입장료도 폐지하던지 절에 갈 사람에게서만 받으면 안 되는지 안타깝다.(대신 65세 이상 되시는 선배님들은 무료이니 다행이라고나 할까?)
12시 56분 A코스와 C코스 갈림길에 도착, 우리는 좌로 90도 돌아서 A코스(풀코스)로 오른다. 오르막이 곧 시작된다.
약간은 힘이 드는 언덕길이지만 그렇게 힘을 뺄 정도는 아니다.
13시 25분 쯤 병풍바위가 잘 보이는 언덕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박승욱회원(29기)이 도착하지 않아 걱정인데 늦게서야 나타난다. 배급받은 김밥을 먹는데 사제로 밥을 싸 온 회원(유한준 외)들이 있어 반찬을 나누어 먹었다. 주최측의 싹쓸이 대장들(맨 후미에서 쳐진 사람을 돌보는 대장들)이 오는데 우리가 제일 뒤쳐졌다고 해서 14시가 안되어 짐을 싸서 떠났다. 그러나 조금 올라가다 보니 많은 동문들이 식사를 하고 있어 안심하고 천천히 장군봉으로 오른다. 그런데 박승욱회원이 다시 보이지 않아 걱정이 된다.
14시 19분 해발 685m의 장군봉에 도착하였다.
박승욱회원은 싹쓸이 대장들에게 맡기기로 하고 다음 봉우리로 향한다.(결국 박회원은 중도에서 싹쓸이 한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동반 하산하였다. 맞춤산행의 다행인 점이기도 하고 비극이기도 하다. 한북정맥종주 같았으면 우리가 끝까지 이끌었을 터이니 말이다.)
제법 가파르고 긴 구배가 잡힌 경사길을 힘들게 올라 다음 봉우리에 도착하였다. 14시 40분경이다. 잠시 쉰다. 박승욱회원을 손전화로 불러보나 불통이다.
15시 29분 금은광이 삼거리 도착, 금은광이 봉우리로는 입산금지라서 오늘의 오름은 여기서 끝이다. 너무나 쉽게 닥아 온 고생끝, 행복시작이다.
우측으로 90도 정도 돌아서 내리막길로 계속 내려오니 16시 08분. 입구에서 주방천을 따라서 내원마을로 난 길과 합류한다. 여기서 부터는 힘 안들이고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서 제3폭포, 제2폭포, 제1폭포를 감상하면 된다.
16시 10분경 제3폭포에 도착.
제3폭포를 보며 사진을 찍었다. 폭포 아래 개울에서 과일을 먹고 탁족을 하는데 전체 산행대장인 25기 박우철 동문이 내려오면서 후미가 바로 뒤에 오니 우리 보고도 하산을 권한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내려오며 제2폭포, 제1폭포, 학소대, 대전사 절집과 탑 등을 구경하며 내려온다. 3층 석탐 기단에 새겨진 무인상이 인상적이라서 카메라로 찰칵.
17시 50분이 조금 안되어 회식장소인 솔밭식당에 도착하니 먹고 마시는 잔치가 벌써 한창이다. 토종 닭도리탕과 더덕막걸리, 소주가 기다리고 있었다. 분당동문회의 호의로 포식을 한다. 닭고기가 뱃속으로...
16시 40분을 떠나는 시간으로 잡았으나 조금 지체하여 19시에 주왕산 주차장을 4대의 버스가 떠났다.
버스안은 다시 한번 소주가 지배하는 해방구가 된다. 각자의 소개 겸 개그와 진지한 발언이 계속되는데 A매치 축구경기 대 욜단 전이 펼쳐진다. 긴 싸움끝에 2:2로 마무리되니 한숨쉬는 소리들이 들리고 술마시는 속도도 빨라지는 듯하다. 장장 4시간 반동안 무료로 무제한 공급되는 소주로 인해, 그 생명의 물을 우정의 잔에 담아 실컷 마시고 흠뻑 취해서 아전인수의 수렁에 빠진 동문의 큰목소리도 출현한다.(술과 안주가 너무 흔한 것이 흠이다.) 그래도 별 사고없이 죽전휴게소에 도착하니 11시 반이 넘었다. 서울 갈 사람들은 모두 3호차에 가득 탄 다음 양재역으로 고고싱. 나는 양재역 지나고 다음 스톱인 강남역에서 하차, 거기서 제기동행 (144번) 버스에 승차할 수 있었다.
아침 5시부터 일어나서 설쳐 댄 긴 하루가 그렇게 갔다. 그럼 오늘의 수확은 무엇이었던가? 닭고기와 우정과 경치라고 풀어 본다.
뱃속엔 토종닭을 토막 내어 고추장에 붉게 버무린 솔밭식당의 닭도리탕, 가슴속엔 분당 동문들이 베풀어 준 짙은 우정, 그리고 머릿속엔 주왕산의 아기자기한 폭포들과 우람한 암봉들의 이미지가 비디오테입처럼 선명하게 새겨지니 몸과 마음이 배부르다. (그런데말입니다. 아 놔! 이 넘의 배는 왜 이렇게 튀어 나오는 겨?)
묏'山 '자를 닮은 바위
병풍바위의 멋진 모습
또 하나의 바위도 멋지다.
장군봉 오른 다음에 오른 봉우리
녹색의 정원속에서 노닐다.
안내판사진을 포토샵으로 펴고 확대해 보니...
이정표와 야생화(천남성)
제3폭포
으슥한 곳에 있는 제2폭포
주방천을 따라 내려오며 볼 수 있는 제1폭포. 다들 아시겠지만 오창환회원과 정병기회원
학소대옆의 비경
시루봉
xx바위인데...
철쭉철은 지났지만 수달래 해설판은 그대로...
바위위에 핀 야생화(기린초)
대전사 담장에 핀 모란꽃 : 김영랑시인 지나간 먼 5월에 읊었으되, '모란이 피기까지는 난 기다리고 있을래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대전사 지붕과 어울어지는 기암의 모습 : 그림엽서 같다.
인물종합 선물셋트 |
첫댓글 힘들여 편집을 하시니 더 보기 좋네요....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