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94>
홍천 은행나무숲 다녀오다
심영희
어제는 홍천 은행나무 숲을 다녀왔다. 춘천에서 두 시간도 넘게 걸린다. 홍천 내면은 홍천 동쪽 끝자락에 있어 굽은 산길을 자동차들이 오르내린다. 새삼 강원도는 왜 이렇게 산이 많고 높으며, 그 옛날 사람들은 이런 산속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홍천군 내면 광원리 686-2번지가 그 현장이다.
개인이 은행나무 2,000여 그루를 심어 30년을 가꾸었으며, 매년 시월 한달만 민간인에게 개방하는 이곳은 영서와 영북을 이어주는 도로가 있어 양쪽에서 밀려든 차량들이 길 한쪽으로 수 백대는 될 것 같은 차랑 행렬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관광버스도 보인다. 다리 입구에는 마을에서 그룹별로 운영하는 식당이며 판매점이 있어 은행나무를 심은 사람 턱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똑같이 태어나도 빨리 성장하는 사람이 있고 느리게 또는 작은 체구를 유지하는 사람이 있듯이 은행나무도 저마다 달라 노랗게 물든 잎이 있는가 하면 아직 여름을 보내지 못한 듯 녹색 잎을 고집하기도 했고, 성미 급한 은행나무는 잎을 절반쯤 떨궈버리고 앙상한 가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어쨌든 은행나무보다 몰려든 차량과 자유분방하게 입은 관람객의 옷차림과 모습들이 더욱 많은 구경거리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