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2007-06
아 귀 다 툼
박병민목사(새터공동체)
4월의 식목일(植木日)이 지난 지 두 달이 되었다. 한 아이가 자기 크기만한 작은 나무를 고운 흙으로 심고 지나칠 만큼의 물을 주어가며 보살핀다. 아이가 밥을 먹는 것과 같이 나무에게 자주 물을 먹여가며, 어루만지며 마음속에서 커져가는 나무만큼이나 자라주기를 바란다. 여러 날이 지났다. 그런데 나무는 이 아이의 생각하는 그림에 미치지를 못한다. 아니 눈앞의 나무는 더 작아져만 가는데. 옆에 있는 큰 나무는 더욱 더 자란 듯싶다. 아이는 샘이 났다. 큰마음을 먹은 뒤 발걸음 옮겨 나무 양옆을 두발로 지그시 밟고 나무가 빨리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두 손에 모아 나무를 위로 당겨 올렸다. 햇볕에 물이 마를 때마다 물을 주는 것 못지않게 두 손으로 나무를 키워 같다. 그런데 해가 몇 차례 더 떠오르는 사이에 그 나무는 하얗게 늙더니 애늙은이가 되어 곧 죽어갔다.
우리 큰 아이가 올 초에 면소재지에 있는 중학교에 입학을 했다. 학교를 한 달여 다니다가 그전에 초등학교 과정을 점검하는 시험을 보았는데 그 시험에서 소위 이야기하는 전체 첫째라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좋아라 했다. 그리고 그 후에 또 한 달여가 지나서 중학교 과정의 첫 시험을 보았는데 순위에서 뒤로 밀려나게 되었다. 이런 것에 연연되는 나를 보면서 속물은 속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에서처럼 거북이의 한걸음 한걸음은 사람들의 이야기 중에도 없고, 토끼와 같은 요령을 이야기하는 때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거북이의 걸음으로는 제풀에 지쳐서 뒤로 넘어지고 만다. 그러다가 그 무엇까지 뒤따르게 되면 코도 깨어지게 될는지도 모른다. 오래전부터 속성재배니, 온실재배니, 더 나아가서는 부가가치(附加價値)를 만들어나갈 일에 온갖 관심들을 다 쏟는다. 그래서 사람에게 먹을거리를 가져다주는 농업, 수산업, 목축업과 같은 근본(根本)이 되는 1차 산업은 뒷전으로 밀리게 되고, 그러면서 미국과 맺으려고 하는 FTA라는 것에 호의적인 관심들을 내보이고 있다. 미리 뛰어가서 한가로이 낮잠을 자거나 다른 놀이를 즐기면서 뒤에서 몸을 싣고 걸어오는 거북이의 힘겨움을 여유의 시선으로 바라보려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느 날 초등학생 아이들이 보는 영어책을 보게 되었다. 그곳에서 보게 된 미국말을 한 가지 빌리자면, 그런 말이 있었다. “all but Tom”(톰을 제외하고 모두)라는 말이란다. 왠지 이 말은 따돌리는 말 같아서 좋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all together”(모두 함께)라는 말이 좋아진다. 공존공생(共存共生)의 말로 여겨진다. 나만 알거나 겨우 유유상종(類類相從)하는 무리들이 있는가하면, 요즈음은 공멸(共滅)을 우려하여서인지? 자연이니, 천연이니, 생태니, 친환경이니, 지구온난화니 그러한 말이 차츰 대두되어간다. 머지않아 성서의 이야기 같이 곧 토끼가 거북이처럼 되고, 거북이 토끼처럼 되는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되리라”(마태복음 20:16). 나는 그것도 부족하게 생각 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이상향(理想鄕)이 아닌 실현되는 세상을 갈구해 본다. “늑대가 새끼양과 어울리고, 표범이 수염소와 함께 뒹굴며, 새끼사자와 송아지가 함께 풀을 뜯으리니,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암소와 곰이 친구가 되어, 그 새끼들이 함께 뒹글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리라. 젖먹이가 살모사의 굴에서 장난하고, 젖뗀 어린 아기가 독사의 굴에 겁 없이 손을 넣으리라”(이사야 11:6-8 -공독번역성서)
공동체 이야기
박 선생님의 회갑연
2000년 5월에 공동체에 오셔서 가족이 되신 박 선생님께서 2007년 6월 10일에 회갑을 맞으셨다. 우리 공동체에 오셔서 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대다수가 오랫동안 지금 것 같이 해오 신 가운데, 그전의 몇 분들은 우리들 곁에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달리해서 지금은 박 선생님이 제일 오랜 동안 계신 어른이시다. 선생님께 축하를 드리고 그동안 줄곧 선생님을 도와 손과 발이 되어준 무래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그 당일에 형제분들이 찾아오실 것을 생각해서 우리들은 전날에 치아가 좋지 않은 선생님께서 드시고 싶어 하시는 삼계탕을 함께 나누었다. 6월 10일 주일예배를 선생님 친척 분들 가운데 몇몇과 함께 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예배 후에 형제분들이 준비해 오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었다. 그 자리에서도 박 선생님 곁에서 모든 것을 함께한 무래를 그렇게들 고마워 하셨다. 그러면서 함께 노래를 하며 정겨워하는 모습을 뵈면서 가족애의 아름다움을 접할 수 있었다. 형제들 더 나아가서는 조카와 손자손녀들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마음과 관심을 이어가는 바로 그 어른들을 뵈면 여럿이 서로 함께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다. 한편으로 공동체에서 연세가 가장 많으신 선생님은 그러한 광경을 보고 옆에서 눈물을 글썽이더라는 그런 이야기를 처로부터 듣고 마음이 쓰였다. 모든 것을 파한 후에 박 선생님과 연세가 많으신 선생님이 함께 밖의 바람을 쏘이러 마을에 다녀오셨다.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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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김정화
박소웅
박정임
라홍채
최성재
최영애
정무래
박종만
박병민.진선미.한솔.진솔
* 2007년 5월 26일에 금산공설운동장에서 대한적십자사금산군지구협의회가 주체한 노인과 장애인 모임에 새터공동체 식구들이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 2007년 5월 29일에 대전엑스과학공원에서 한밭사랑과 수자원공사 주최로「사랑나눔한마당」모임이 있었는데 공동체식구들이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금산읍교회 김철우 목사님께서 수고하여 주셨습니다.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주식회사EG(이광형).정무래.최영애.라홍채.박종만.추부제일교회(박대승).금산푸드뱅크.김기홍.양오석.박선희.이병덕.대전충남지방통계청.채윤기(박현실).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15인).대전성남교회중등부(김영균외12인).대덕교회(이중삼.백종학.정진일).김포중앙교회여전도회.진명구.금성교회.강천식.대전성남교회.이원교회.세광교회.대덕교회.그리스도의집.금산주부클럽(4인).신건태.김종택.김명심.살림교회(박상용외11인).진주문교회여전도회(손영대외12인).최선희.대전노회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