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태조의 창업(創業)
태조(太祖)의 선(先)은 전주인(全州人)이니 성은 이(李)요 휘는 단(旦)이니 초휘는 성계(成桂)라 태조의 아버지 환조(桓祖)가 북(北)으로 들어가 원(元)에 벼슬하여 만호(萬戶)가 되고 죽음에 태조가 아버지를 이어 또 만호가 되고 고려에 벼슬하여 여러 번 군공(軍功)을 세웠다.
고려 말에 국운이 쇠약하여지고 남의 나라 도적이 침입하여 수습하지 못할 때 태조 남으로 운봉(雲峯)까지 들어 온 일본 해구 아기발도(阿亓拔都)를 쳐 사로잡고 북으로 원의 납합출(納哈出)과 여진 삼선삼개(三善三介)를 쳐 사로잡고 안으로 간신들을 주육 하여 내외군권이 다 이태조에게 돌아오고 또 일번으로 무학선사(舞鶴禪師)의 해몽(解夢)설과 또 일반 민간의 유행하는 목자득국(木子得國)이라는 유언(流言)을 들은 민심은 턱없이 미신(迷信)을 좋아하여 돌아오는 고로 이것이 곧 천의(天意)요 인심이라 하였다.
일변 두려워하며 일변 돌아오기 시작하여 내외권세가 다 태조에게 붙이고 또 왕실에 폐왕 우와 창의 문제로 명국의 간섭이 생기고 하는 통에 태조 또 명국의 비위를 거스리지 않고 또 그의 요구를 순종하여 아무도 태조를 거역할 사람이 없었다. 이에 그의 신하 남언(南*) 조인옥(趙仁沃) 정도전(鄭道傳) 배극염(裵克廉) 등의 추대(推戴)로 송도(松都) 수창궁(壽昌宮)에서 즉위식(卽位式)을 거행하고 고려를 대신하여 왕이 되니 이가 곧 조선개국의 태조이다.
국호를 아직 정치 않고 고려라 그냥 칭하다가 그 후에 고쳐 조선이라 하다. 고려는 고구려를 이어 건국함을 의미함으로 고려라 칭하였거니와 이제 조선이라 함은 무슨 뜻인가 태조 사실 고려를 대신하여 일어났으니 그대로 고려라 칭함이 합당하거늘 고쳐 조선이라 함은 무슨 다른 뜻이 있는 듯하다. 조선이라 하면 예전 단군 때 나라를 의미함이니 그때 국경이 북으로 오소리 흑룡강 남으로 대해까지니 아마 이 넓은 지역을 연상하고 다시 조선이라 칭한 듯하다.
일반 민심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남경 곧 한양(漢陽)으로 도읍을 옮기려고 심덕부(沈德符)로 하여금 성(城)을 쌓고 정도전으로 하여금 종묘와 궁궐을 정하고 도읍을 남경으로 옮기였더니 일반민심이 구도(舊都)를 생각하고 옮기기를 즐겨하지 않음으로 도로 송도로 갔다가 그 아들 태종(太宗) 때 완전히 옮기었다. 한양에 도읍을 정하기는 무학선사의 정함이라 한다. 처음에는 동문 밖 지금 청량리 근처로 정하였다가 서으로 십리를 가서 정하라하여 지금 왕십리(往十里)란 이름이 생기었다. 북으로 고악(高岳)을 짊어지고 남으로 대하(大河)를 안고 문명 행복을 담뿍 실은 아름다운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