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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여러분 새해 福 많이 받으셨나요?
새해가 되기 며칠 전, 우리은행 팬 게시판에서 '우리은행의 탈꼴찌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대로, 1위는 '김은혜 선수의 슛 밸런스 부활'이었습니다.
그만큼 우리은행의 '3점 슈터' 김은혜 선수에 대한 우리은행 팬 분들의 애정과 관심, 그리고 기대는 상당합니다.
이러한 팬 여러분들의 김은혜 선수에 대한 애정과 관심, 기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부족한 필력이지만,
김은혜 선수의 3점 플레이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우리은행 팀에 있어 김은혜 선수가 가져야 할 위치에 대해 써 보고자 합니다.
졸필을 읽으신 많은 팬 분들의 푸짐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2001년도 신입생 시절부터 한빛은행 - 우리은행을 묵묵히 지켜온 김은혜 선수는 오래 전부터 우리은행을 대표하는 3점 슈터로 팬 분들 머릿 속에 각인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김은혜 선수의 그동안의 3점 기록은, 부상 때문에 8게임밖에 출장하지 못한 지난 시즌을 빼고는 준수합니다. 다음 표를 보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우리은행 농구를 본격적으로 본 것은 07겨울 시즌이었는데, 이 때 기록을 보면 3점 성공 총갯수 47개 성공확률 36.2%로 준수한 기록입니다. 그 이후 지난 시즌 직전까지의 세 시즌을 보면 김은혜 선수는 30%가 넘는 3점 적중률을 보여왔고, 갯수 또한 팀에서 수위입니다.
물론, 김은혜 선수가 3점이 좋았던 지지난 시즌까지, 즉 2009-2010 리그 때까지 팀에 김계령 선수라는, 상대 수비 2~3명을 자동적으로 '불러들이는' 플레이어가 있었다는 것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은행 시절의 김계령 선수는 상대팀에서 결코 일대일로 막을 수 없었던,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였습니다. 그러기에 상대팀의 수비는 자연스레 김계령 선수에게 몰리게 되었고, 이에 김은혜 선수가 와이드 오픈을 맞는 상황이 많아졌던 것입니다. 즉 쉽게 말씀드리자면, 당시의 김은혜 선수는 지난 시즌, 이번 시즌보다 3점을 쏠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한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김은혜 선수의 슈팅 능력을 폄하해서는 안 됩니다. 박건연 - 정태균 감독님이 왜 김은혜 선수에게 와이드 오픈을 많이 만들어 주라고 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비시즌 수많은 훈련과 연습 경기를 통해 감독님들은 김은혜 선수를 팀의 3점 슈터로 '인정' 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팀에서 김은혜 선수는 팀의 가장 믿을만한 3점 슈터로 검증, 증명된 것입니다. 실제로도 투 핸드 슛에 있어 릴리즈가 좋은 모습을 많이 봤고요.
이러한 김은혜 선수는 지난 2010-2011 시즌 초반에 춘천에서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이렇게 부상으로 시즌 - 아웃 될 때까지 김은혜 선수는 8경기를 뛰었고, 3점슛은 45개를 쏘아 13개를 링에 넣었습니다. 3점 슛률은 28.9%. 김계령 선수가 있을 때보다 못한 확률이지만 시즌 초반에 많은 슈터 선수들이 감을 잡기 힘들어 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결코 나쁜 기록이 아닙니다.
그리고, 8경기에서 3점을 45번 시도했다는 것은 한 경기 당 5개가 넘는 3점슛 시도 갯수인데 이로 보아 당시 팀에서 3점슛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김은혜 선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김은혜 선수는 상대 수비가 타이트하게 붙어도 자신있게 쏘는 모습이었는데 이것이 바로 팀의 중심 3점 슈터의 본 모습이었다 생각합니다.
이렇게 몇 년 간 우리은행에서 준수한 3점 플레이를 보여 준 김은혜 선수, 이번 시즌 전 경기 출장을 목표로 야심차게 코트로 돌아왔는데 3점 기록은 어떨까요? 17게임에서 3점 시도 58개에 11개 성공, 성공률 19%......김은혜 선수의 팬 분들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김은혜 선수는 박건연 감독님이 우리은행에 계실 때부터 '허슬농구'에 집중했습니다. 기록 상의 리바운드 갯수에서는 성장세가 그렇게 잘 보이지는 않으나, 우리은행의 농구를 몇 년 간 꾸준히 보아 오신 분들이라면 김은혜 선수의 '허슬 농구'가 결코 말 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김은혜 선수를 안타깝게 보는 많은 팬 분들의 생각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번 시즌 초반부터 우리은행이 김은혜 선수에게 요구했던 '4번화(파워포워드 화(化))'는 그 전의 김은혜 선수의 득점 플레이와 기록을 근거로 하였을 때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옷을 입힌 것입니다.
이번 시즌 여러 경기에서 4번으로 출장했던 김은혜 선수의 모습을 보면, '어색한 옷'을 입은 선수가 받는 고충(苦衷)에 대해 잘 알 수 있습니다. 로우 포스트 수비? 예전에 비해 노력을 많이 한 모습이지만 배혜윤 선수가 보여주는 4번 수비 플레이보다는 많이 불안합니다. 아무리 몸싸움 횟수와 강도를 일시적으로 높인다 하더라도 프로 입문 때부터 로우-포스트 플레이를 훈련, 실행했던 상대 팀 주전 4번 선수들을 김은혜 선수가 팀에서 바라는 것 만큼 잘 막아 낼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팀에서 자신에게 경기 전에 부여했던 플레이가 잘 안 되어 버리면, 코트 위에서 사기와 의욕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공격 플레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공부든, 운동이든 기량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실전에서의 마인드 또한 이들 못지 않게 중요한데 어울리지 않는, 상대 동(同) 포지션 선수에게 밀리는 수비 플레이에서 마인드가 무너져 버리면 다른 플레이를 할 때 자기의 원래 기량의 반도 펼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상이 벌어짐을 저는 학창 시절 농구를 하면서(동네 길거리 농구) 직접 느껴 봤고, 춘천에서 적지 않게 봐 왔습니다.
그 일례로, 12월 10일 춘천에서의 KDB 생명 전에서의 4쿼터의 상황을 들 수 있습니다. 당시 김영주 감독님은 4쿼터 내내 조은주 선수에게 로우-포스트 일대일로 공격을 하게 했습니다. 조은주 선수를 일대일로 막은 수비수가 김은혜 선수였기에 김영주 감독님은 자신이 가장 믿는 일대일 루트를 안심하고 쓸 수 있었던 것입니다. 결과는? 우리은행은 조은주 선수의 활약으로 인해 38분을 이기고도 나머지 2분을 져 연패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신정자 선수의 리그 정상급의 포인트-포워드 플레이와 김진영 선수의 결정적인 사이드 3점도 이에 한 몫 했지만 조은주 선수의 김은혜 선수를 상대로 한 4쿼터 집중 일대일에 의한 득점, 자유투가 가장 큰 몫을 했습니다.
만약, 이 경기에서 김은혜 선수가 위축되지 않고 제 포지션에서 마음껏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우리은행은 KDB 생명에게 3승째를 수확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춘천에서의 이번 시즌 두 번째 팡파레도 그 때 들을 수 있었을 테고요.
김은혜 선수를 계속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4번 자리로 배치하여 현재와 같이 출전 시간이 극히 제한되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는 것은 매우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가장 잠재력 높고 가능성 넘치는, 그리고 과거부터 증명되어 온 '3점 슈터' 선수를 쓰지 않는 상황이 되 버리니까요.
현재의 우리은행의 3점슛 플레이를 살펴보면 고개가 갸우뚱해 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조혜진 감독대행님의 말씀대로, 임영희 선수를 제외하고 선수들이 외곽 슛 쏘기를 주저하고, 피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입니다. 이에 가끔 김은경 선수가 초반에 출장해 1~2개의 외곽슛 시도와 성공으로 후배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고 있기는 하나, 김은경 선수의 출장 시간과 몸 상태로 보았을 때 강한 임팩트는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듯이 박빙의 승부처에서 3점 슛 성공은 자기 팀에는 평소 때보다 몇 배 이상의 상승 효과를, 상대 팀에게는 몇 배 이상의 당황스러움을 줍니다. 승부처에서 3점슛의 성공률이 높은 신한은행, KDB 생명이 나란히 1,2위에 랭크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는 확연히 증명됩니다.
이러할진대, 앞으로 승부처에서 3점을 자신있게 쏘는 선수가 임영희 선수밖에 없어진다면 우리은행은 탈꼴찌를 위한 승수 쌓기가 어려워집니다. 임영희 선수 외에도 전문 '3점 슈터'가 승부처에 코트 위에 있어야 합니다. 이에 가장 알맞은 선수는 다름아닌 김은혜 선수입니다.
조혜진 감독대행님은 여러 인터뷰에서 '역시 고참 선수들이 모범을 보여야 후배 선수들이 덩달아 상승세로 따라온다.'라 했습니다. 김은혜 선수는 우리은행에서 '투고', 서열 2위의 '프랜차이즈 스타'입니다. 조혜진 감독대행님 다음으로 팀에 오래 몸담은 선수가 또한 김은혜 선수이고요. 좀 더 표현하자면 김은혜 선수는 11년 간 우리은행팀과 고락(苦樂)을 같이해 온 진정한 '우리은행의 고참' 선수라 할 수 있습니다.
최고참인 임영희 선수나,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채 출전 시간이 제한되는 김은경 선수 두 명만으로는 조혜진 감독대행님이 바라는 '고참들부터 모범을 보이는 농구'을 완벽히 수행할 수 없습니다. 한 두 명이 더 필요한데 김은혜 선수는 위에서 언급한 팀 경력, 보여왔던 기량으로 보아 이에 적격입니다. 이렇게 김은혜 선수가 코트에서 임영희 - 김은경 선수와 더불어 좋은 플레이를 보여 준다면 어린 후배 선수들의 사기와 파이팅은 과장 조금 섞어 하늘을 찌를 듯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김은혜 선수가 후배 선수들에게 보일 수 있는 가장 좋은 플레이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제가 앞에서 그렇게도 강조한 '3점 슈터'의 모습입니다. 저를 비롯해 많은 우리은행 팬 분들은, 더 이상 선수들의 과감한 3점 플레이 기피 현상을 보고 싶지 않으며, 김은혜 선수의 포지션 상실에 의한 플레이 고충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여러 팬 분들께서 지적해 주신 김은혜 선수의 슛 밸런스 문제입니다. 김은혜 선수가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아무리 잠재력이 높고 원래 기량이 좋긴 하나, 현재 어중간한 포지션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슛 밸런스가 흐트러져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조혜진 감독대행님은 김은혜 선수의 슛 밸런스를 찾아주기 위해 팀 내에서 많은 노력을 하실 것이나, 제가 한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공격 시 김은혜 선수에게 와이드 오픈을 만들어 주기 위한 확실한 패턴을 만들어서 실행해야 합니다.
최근 남자 농구에서 튼튼히 1위를 지키고 있는 원주 동부의 플레이를 보면, 승부처에서 로우-포스트에 자리잡고 있던 빅맨, 즉 김주성 선수와 로드 밴슨 선수가 하이-포스트 또는 윙으로 나와 와이드 오픈 3점슛을 노리는 박지현 - 윤호영 - 황진원 - 안재욱 선수를 맡는 상대 수비수들에게 기가 막힌 스크린을 걸어 주는 플레이를 합니다. 이는 강동희 감독님의 패턴인데 아주 잘 먹히는 패턴임은 원주 동부의 외곽슛 성공 기록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은행에서도 이런 패턴이 필요합니다. 로우-포스트의 양지희 - 배혜윤, 혹은 이정현 선수가 김은혜 선수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지점에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김은혜 선수를 밑는 상대 수비수 혹은 지역 수비 체제 하에서 그 지점을 맡는 상대 수비수에게 이중 스크린을 걸어주고 김은혜 선수를 그 지점으로 대쉬, 와이드 오픈에서 확률 높은 슛을 쏘게 하는 것입니다. 김은혜 선수가 이렇게 실전에서 와이드 오픈 기회가 많이 나 자신있게 슛을 많이 던지다 보면, 슛 밸런스는 자연스레 회복될 수 있습니다.
슛 밸런스를 잃은 선수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전에서 슛을 많이 성공시켜 그 선수 스스로가 자신감을 느끼게 하고, 자신의 슛 플레이에 신이 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혜진 감독대행님께서는 이를 잘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임진년 새해는 흑룡(黑龍)의 해라 합니다. 흑룡은 힘차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전설 속의 동물이지요. 이런 흑룡과 마찬가지로 우리은행 프랜차이즈 '3점 슈터' 김은혜 선수도 하루빨리 팀에서 자신의 포지션과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잠재력, 슛 밸런스를 찾아 코트에서 마음껏 날아다녔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김은혜 선수의 힘찬 부활을 다시 한 번 기대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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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애정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잘봤습니다^^;
신세계로 이적합시다. 대신 연봉은 좀 많이 깍이겠고, 김지윤이 있다는 가정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