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우리집 건너 마을에 사는 김진환과 서천에 사는 김해근 친구의 오일간의 온 몸을 다해 도와 준 눈물나게 고마운 빡쎈 도움을 받아 오백평 밭에 오년생 블루베리 250주를 식재했었다.
김해근은 오랜 고딩 교육쌤 직장을 정년퇴직하고 자기는 노가다 체질이어서 그까잇꺼 암껏두 아니라고 큰소리 탕탕 치며 룰루랄라 캠핑오는 것처럼 도착했고 김진환은 서울시 공무원 정년퇴직 후 무주가 좋다고 내려 와 제2의 신나는 인생 농촌생활을 멋지게 즐기는 중이었는데 어쩜 고맙게도 우리 옆동네에 살게 되다니 하늘이 도와 준 셈이었다. 아뭏튼 해근 친구의 입담과 진환 친구의 진중함으로 힘들어 입술이 부르터도 웃으며 넷이서 블루베리 밭을 만들어 완성했다.
그 해 겨울과 작년 봄까지 마르지 않게 틈틈이 물을 주며 관리 해 작년 봄 블루베리가 하얀 꽃을 이쁘게 피워주니 얼마나 대견했던지~ 옆에 밭에 진즉에 식재되어 있었던 다른 것들과 같이 오백 주 이상이 꽃을 피우니 참 아름다웠다. 너무 많은 꽃들은 솎아 주며 따서 꽃차를 만들고 맛난 블루베리 과실이 잘 익어가는 것을 머리속에 그려보니 미소가 절로 피어났다. 그러나 자연은 녹록치 않았다. 따뜻한 봄날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는 꽃샘 추위와 서리.우박으로 냉해를 입은 블루베리 꽃들은 힘없이 우수수 다 떨어져 버렸다. 다시 피어 난 꽃들에서 익은 블루베리는 알도 작고 수량도 적어 가족들과 나눠 먹을 정도 뿐이었다.
다시 해가 바뀐 올 해 3월 가지치기 전정을 해주고 4월 봄 겨울을 잘 이겨 낸 블루베리는 앙증맞은 하얀 꽃을 예쁘게 피워 주었고 다행히 올해는 서리가 살짝 지나가 주었다. 연일 봄 날씨가 일찍부터 포근하고 따뜻해서 블루베리 과실이 통통하게 잘 크고 익었다. 6월25일 즈음 수확하는 블루베리를 열흘이나 빨리 15일부터 수확하기 시작했다.
전혀 농약을 치지 않고 백프로 유기농으로 재배한다는 것을 알기에 미리부터 줄을 서는 지인들에게 보내드리면서 처음으로 초딩친구들한테 알렸다.몇몇 친구들이 연락을 주었고 그 친구들이 먹어 보고 주위에 소개 해 주어서 꽤 많은 양을 팔아 주었다. 소득에 이익이 있고 없고를 떠나 노는 땅을 두고 볼 수 없어 가장 맘에 드는 작물을 선택한 결과이고 같이 나눠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알알이 맺힌 과육들이 더 익어가고 있는 요즘 장맛비가 너무 많이 퍼붓는다. 떼까치들과 온갖 새들은 차려 놓은 밥상이라고 시끄럽게 떠들며 아침 저녁으로 우루루 몰려 와 쓸고 가버리고 물러진 과육들은 맥없이 땅에 다 떨어져버리고 만다. 쨈 용도로 좀 더 수확해서 고마운 친구들한테 보내주고 우리 먹을거도 좀 챙겨야 하는데 그마저도 꽝이 되어 버렸다. 아까비~
장맛비 내리는 사이사이 쳐 진 가지들을 잘라 새들이 다 먹어버리기 전 우리 닭들에게도 가져다 먹이며 좌충우돌 블루베리 농사 수확에 지쳐 몸살이 나 끙~ 탈이 난 몸을 추스리며 올해 농사에 대한 소회를 적어 보았다.
고마운 지인.친구들을 가슴 한켠에 간직하며 오락가락 지속되는 장맛비가 이제 그만 멈춰주기를 바라면서..~
2024.7/17.고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