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오기 전부터 계획했었다.
셋의 여행을
하지만 같이 시간을 맞추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그렇다고 그것만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한번은
여수로 계획을 잡았다가 출발 며칠전에 싸이의 물쇼!! 때문에
출발을 할 수 없었다.
물쇼로 인하여 여수에 확진자 수가
어마무시하게 늘었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는 또 며칠을 미루고
.........
........
그렇게 계획만 세우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냥 가자!!!
단지, 가면 하루를 묵을 수 있는 숙소가 있고
밥을 먹을 식당이 있고
걷던지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길이 있으니... 또
좋은 것은 노두길로 인하여 물이 길을 닫으면 우리는 꼼짝없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매력에
경석이의 강력 추천으로 인하여
섬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송공항에서 배를 타고 출발하는데
고래도 아닌 것이, 상어도 아닌 것이
물 위를 포효하다가 들어가는 것을 승민과 나는 봤다.
알고보니 상쾡이라고 한다.
12사도 순례길이라는 신안의 섬길은 고즈녁했다.
더구나 우린 오후에 섬에 들어갔고
물때가 잘 맞지 않아서 노두길에 잠긴 길이 열리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대신, 대기점도 있는 1번부터 5번까지의 기도처는
천천히 걸으면서 한가로운 오후를 보낼 수 있었다.
5번 빌립(행복의 집-장미셀, 부루노, 파코작품) 앞에서 허락하지 않은 길을 가지 못하고 여유를 즐겼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아름다운 노을도 더욱 더 값지게 다가오고... 좋다는 말이 마음속에서 나도 모르게 나왔다. 더 이상 바랄게 없는, 더할 나위 없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푹 쉬고
우리는 자전거를 빌려 타기로 했다.
문제는 대여점이 1번(대기점도항) 앞에 있다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어제 들어오면서 자전거를 빌려 타기로 했는데
소기점도에서 문길이 막혀 대기점도로 오지 못하셨다는 대여점 아저씨를 전화 내용이었다.
그러면 오늘 걸어야 할 나머지 코스도 걸어서 다닐 것인가?
아니면 대여점으로 다시 돌아가(1시간) 렌탈을 해 타고 올것인지를 의논할 때
적극적으로 돌아가더라도 자전거를 빌려타자는 의견이었다.
아침을 먹고 1시간 거리를 걸어가려는데
아이들이 히치하이킹을 하자고 한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커다란 트럭이 천천히 왔고
아이들은 히치하이킹을 했고
자전거를 무사히 빌려 타고 게스트하우스까지 오니 1시간 정도 지났다.
날라 다니는 경석이와
걸음마하는 승민이와 우리는 여기 저기를 들르고 멈추고 사직찍고.
신안군 12사도 순례길은
대기점부터 시작하여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까지 곳곳에 12사도의 기도처가 있다.
그길은 뿌리 깊이 박힌 바닷가 사람들의 무속신앙을
1년이면 고무신 9켤레를 닳아지게 걸으며 전도했던 ***여전도사님의 발자취의 길을 연결시킨 길이란다.
위의 배경은
그 여성전도사가 마지막 세운 교회이며,
그곳은 순례자들에게 쉼터로 개방되었다는데
우리가 갔을 땐, 교회 문만 열려 있었다.
이번 셋 여행이
우리 셋 모두에게 어떤 질문을 줬을까?
궁금하다.
아니면 편안한 쉼!
그것도 좋다.
더할나위 없는 어느 가을날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