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시기
오늘은 전례력으로 한 해가 시작되는 대림 제1주일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오늘부터 4주간 주님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고 재림하실 구세주를 기다리는 대림 시기를 지내게 됩니다. 대림 제1주일은, 주님 성탄 대축일인 12월 25일의 바로 앞 주일을 대림 제4주일로 하여 역으로 계산해 정합니다. ‘대림’(待臨)은 ‘임하시기를 기다린다.’라는 의미인데, 이를 가리키는 라틴어 Adventus [아드벤투스]는 ‘다가옴, 가까워짐, 도착’이라는 뜻을 갖습니다.
역사적으로 대림 시기의 전례와 풍습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4세기 말경 스페인과 갈리아(오늘날 프랑스) 지방에서 주님 성탄 대축일을 앞두고 6주 동안 참회 기간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6세기 이후 로마와 라벤나에서 대림 시기의 전례를 공식적으로 거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도 처음에는 6주간이었으나,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590-604년 재위)은 이를 4주간으로 조정하였습니다.
대림 시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전반부는 대림 제1주일부터 12월 16일까지고, 후반부는 12월 17일부터 24일까지입니다. 전반부에선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종말론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후반부에선 임박한 구세주 탄생을 더욱 깊이 준비하도록 이끕니다. 대림 시기의 각 주일에는 저마다 주요 주제와 전례적 성격이 있습니다. 대림 제1주일은 곧 오실 구세주를 깨어 기다려야 하는 교회의 종말론적 자세를 강조합니다. 제2주일은 구세주 오심에 대비하여 회개하도록 촉구하고, 제3주일은 구세주께서 오실 날이 가까웠으니 기뻐하라고 권고합니다. 마지막 제4주일은 예수님의 탄생 예고와 그분이 누구신지를 밝힙니다.
대림 시기의 미사와 성무일도의 기도문들은 주로 이사야 예언서와 세례자 요한의 설교로 구성됩니다. 그 이유는 이사야서가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어렵고 쓰라린 시기에 백성을 위로하며 메시아의 도래를 약속한 예언서고, 세례자 요한은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서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구세주가 오셨음을 선포하며 신약의 시간을 연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대림 시기에는 제대 주위의 화려함을 피하고, 사제는 회개와 속죄의 뜻으로 자색 제의를 입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대영광송도 노래하지 않는데, 다만 ‘알렐루야’는 그리스도께서 오실 거라는 희망을 담고 있기에 생략하지 않습니다. 이 시기에는 대림초를 켜는데, 대림초를 꾸미는 사철나무는 인간에게 내려질 하느님의 새로운 생명을 뜻하고, 4개의 초는 구세주를 기다려온 구약의 4천 년을 의미합니다. 촛불은 구세주가 어느 정도 가까이 오셨는지 알려주는 표징으로 매주 하나씩 늘려갑니다.
간절함과 설렘, 속죄와 희망이 교차하는 대림 시기, 예수님을 맞이하기에 합당한 그리스도인이 될 것을 새롭게 다짐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도록 합시다.
- 의정부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