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훌 일상을 털어버리자고
혼자서 배낭을 꾸렸다 풀었다 를 몇 번.
그리고 오늘
언니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 통에
배낭을 꾸렸다.
생수 한 통, 초콜릿 하나, 휴지와 여분의 핸폰 배터리가 전부인.
언니가 배낭의 여유 공간을 더 채운다.
찐빵, 만두, 소시지, 사탕, 껌, 매실차, 생수, 온수, 초콜릿, 비스킷, 귤, 쓰레기봉투 등등.
8구간 출발지로 가는 시내버스 승강장까지
짬을 내어 태워다 주고 가면서 못 미더운 듯 뒤돌아보는 형부에게
걱정 말라고 큰소리치고 버스에 올랐다.
도보시작 10시30분.
들머리 데크를 올라 뒤를 돌아보니 눈앞에 바다가 길게 누워있다.
바다빛이 참 순정하다.
산위에 올라
나무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에
몸을 송두리째 맡긴 채 걸어본다.
먼지가 풀썩이는 내 어머니의 마른 손등 같은 길을,
흙속에 살짝 얼음을 숨긴 장난기 많은 악동 같은 길을,
까맣게 타들어간 누군가의 마음 같은 검은 길을,
팍팍한 삶처럼 거친 돌길을...
그 길들을 따라 걷다보니 나도 길이 된다.
때로는 인파속에 묻어서 함께 걷기도하고
때로는 떨어져 홀로 걸어도 본다.
이럴 땐 길이
닫힌 원이 아닌
끝이 맞붙지 않은 선같은 길이라서 참 행복하다.
오랜 세월 제 자리를 지킨 나무와
올망졸망 모여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나무
그리고 천천히 제 몸을 내어주던 뜨꺼지가
가만가만 내게 말을 건네 온다.
삶은 이런 것이라고...
길 옆에 쌓아올린 돌탑을 지나다
불현듯 생각나
누군가의 마음위에 휘청거리는 마음을 얹혀 놓고
위안을 삼아보지만
이내 부질없음을...
바람에 나부끼는 흔적에서 본다.
그럼에도
마주하고 있는 심연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내 걸음은 자꾸만 허방을 딛고 넘어진다.
그런 나를 보고
순정한 바다가
파랗게 속살거린다.
다 던져버리라고...
산바람에 몸을 씻으며
바다 위를 걸어서
내 마음 깊숙한 곳에 도착하니
1시 30분.
허기진 배에 호사를 베풀다. ^^
2012.2.12 언니와 산우에 바닷길을 걷다...-js-
첫댓글 언니는 좋겠어요..ㅎㅎ 언니와 형부 부럽다..^^아름다운 산위의 바닷길 저도 꼭 걸을거에요..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길 왜 이길을 그토록 가기 어려운지 모르겠어요.길 떠났던 진센님이 부러버요. 좋은하루요..^^*~~~~
천천히 걸어요. 저도 모처럼 걸었어요. 언니 형부에게 등떠밀려..ㅎㅎ잘 지내고 있죠?
네 그럼요... 화사해진 모습으로 찾아 뵐게요. ^^
길을 가면서 걸어온 길을 돌아 보고고맙고,감사한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은자신을 지극히 사랑한다는 증거래요....
늘 뒤돌아보면 후회스러운것이 더 많아요. 감사하죠. 부족한 제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 모두에게..
순정한 바다 사진, 예쁜 글, 오랫만에 듣는 이 음악과 감상 잘 했어요.^^*~
그냥 생각없이 끄적끄적 일기를 올렸습니다.ㅎㅎ
지난 여름! 바우길에서 "헌화로산책길" 정기도보 하는날, 서울에서 첫차타고 열심히 갔었는데 ... 그만 강릉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놓치고 나서대신 걸었던 "산우에 바닷길" 생각이 나네요. 혼자서............ 그래도 즐거웠슴다....
혼자서 걷는 것도 나름 매력있지요..
맑고 밝은 일요일,,,,,,평화가 찾아 왔네요,,,,,,푸짐하게^^
네. 이렇게 맑고 고운날 같이 배낭 한 번 꾸려볼래요.^^
첫댓글 언니는 좋겠어요..ㅎㅎ 언니와 형부 부럽다..^^
아름다운 산위의 바닷길 저도 꼭 걸을거에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길 왜 이길을 그토록 가기 어려운지 모르겠어요.
길 떠났던 진센님이 부러버요. 좋은하루요..^^*~~~~
천천히 걸어요. 저도 모처럼 걸었어요. 언니 형부에게 등떠밀려..ㅎㅎ
잘 지내고 있죠?
네 그럼요... 화사해진 모습으로 찾아 뵐게요. ^^
길을 가면서 걸어온 길을 돌아 보고
고맙고,감사한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은
자신을 지극히 사랑한다는 증거래요....
늘 뒤돌아보면 후회스러운것이 더 많아요.
감사하죠. 부족한 제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 모두에게..
순정한 바다 사진, 예쁜 글, 오랫만에 듣는 이 음악과 감상 잘 했어요.^^*~
그냥 생각없이 끄적끄적 일기를 올렸습니다.ㅎㅎ
지난 여름! 바우길에서 "헌화로산책길" 정기도보 하는날,
서울에서 첫차타고 열심히 갔었는데 ... 그만 강릉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놓치고 나서
대신 걸었던 "산우에 바닷길" 생각이 나네요. 혼자서............ 그래도 즐거웠슴다....
혼자서 걷는 것도 나름 매력있지요..
맑고 밝은 일요일,,,,,,평화가 찾아 왔네요,,,,,,푸짐하게^^
네. 이렇게 맑고 고운날 같이 배낭 한 번 꾸려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