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동수 (PGA ‘Class A’ 멤버)
☆ 클리브랜드의 집(zip)그루브 웨지
☆ 타이틀리스트의 스핀 밀드 웨지
“골프백에 2번 아이언이나 3개 이상의 웨지를 가지고 다니는 골퍼와는 내기를 하지 마라”
오늘은 웨지에 대해 몇 가지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지난번에 ‘골프를 잘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웨지샷을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는가’라는 것과 같은 말임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장타자들은 숏게임에 좀 미숙해도 어느 정도 낮은 스코어를 내지만, 웨지샷이 갖추어지지 않고서는 절대 토너먼트에서 우승할 수 없습니다.
비거리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골프기술은 웨지샷이라는 반증입니다. 이번 메르세데스 벤츠 챔피언십이나 소니 오픈에서도 보셨겠지만, 제프 오길비나 잭 존슨 선수의 웨지샷은 정말 탁월합니다. 물론 퍼팅실력이 버디나 이글을 만들어 내지만 그 퍼팅도 웨지샷에 달려 있습니다.
대부분 프로선수들은 3개 이상의 웨지를 갖고 다닙니다. 피칭, 갭, 샌드, 로브 웨지가 그것입니다.
피칭웨지는 로프트가 48~51도, 갭웨지는 51~54도, 샌드웨지는 54~57도, 그리고 로브웨지는 59~62도입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숏게임 전문가이자 골프다이제트 선정 ‘Top 10 Teacher’ 중 하나인 데이브 펠즈의 영향으로 64도 X-웨지도 점점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PGA 필 미켈슨이 X-웨지를 갖고 다니는 대표적인 선수이죠..
이 중에서 로브 웨지는 현대 골프 토너먼트 경향에 부합할 수 있는 빠르고 높은 그린 위에 높고 부드러운 탄도를 그리면서 빨리 공을 세울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클럽입니다. 페어웨이에서도 잘 칠 수 있도록 바운스(Bounce)도 별로 많지 않습니다. 다만 헤드가 무겁고 로프트가 많아 까다로운 클럽이기도 합니다. 특히 초보자나 보기플레이어 수준에서는 자제해야 할 클럽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웨지를 어떻게 조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까요.
■ 로프트 : 현재 피칭과 샌드웨지만 있어서 웨지를 추가하고자 한다면, 웨지 사이의 로프트 차이를 일관성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48도 피칭웨지에 54도 샌드, 그리고 60도 로브웨지(6도의 갭), 또는 48도 피칭웨지, 52도 갭 웨지, 56도 샌드웨지(필자의 경우)를 갖추는 것입니다.
■ 바운스(Bounce) : 이렇게 로프트를 정하고 나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바운스를 생각해야 합니다. 바운스는 클럽헤드의 리딩 에지(Leading Edge)와 플랜지의 뒷면(Back of the flange)과의 차이를 말합니다. 이 차이가 높을수록 바운스가 높고(10~14도), 적을수록 낮다(0~8도) 라고 말합니다. 이 바운스의 개념은 특히 벙커에서 클럽헤드가 모래에 파묻히지 않고 슬라이딩 하게 만드는 중요한 헤드 디자인의 원리 중 하나입니다.
바운스가 클수록 샌드샷, 러프샷은 쉽게 만들어 주지만 페어웨이 잔디가 짧고 단단한 경우에서는 땅을 먼저 치게 만들기 때문에 사용하기가 힘듭니다. 그러나 플레이 하는 코스의 잔디가 부드러운 경우, 러프에서의 칩샷, 그리고 골프의 스윙 궤도가 가파른 경우에 용이합니다.
반대로 바운스가 작을수록 페어웨이나 타이트한(단단한) 라이에서의 샷은 용이하나 벙커나 러프에서의 샷은 고수들이 아닌 경우 미스샷 확률이 높습니다. 골프의 스윙 궤도가 완만할 경우나 그린 주위 프린지에서 칩샷을 할 경우에 용이합니다. 일반적으로 피칭웨지의 바운스가 제일 적으며(웨지 중), 샌드웨지의 바운스가 가장 높고, 로브웨지의 바운스는 이 두 클럽의 중간 정도 위치하게 됩니다.
■ 그루브(Grooves) : 웨지의 기능에 있어서 그루브(Grooves)를 빠트릴 수 없습니다.
웨지클럽은 다른 아이언보다 클럽페이스 표면에 홈을 깊게 파놓음으로 해서 골프 볼에 더 강한 백스핀을 발생시켜 그린의 스피드가 빠른 현대 골프 코스에서 볼을 더 빨리 정지 시킬 수 있으며 다양한 샷 메이킹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이 홈을 그루브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예로 클리브랜드의 집그루브 웨지, 타이틀리스트의 스핀밀드 웨지가 이 그루브의 기능을 최대한 살린 제품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에 바탕해 각 웨지의 유용성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우선 피칭웨지는 탄도가 낮고, 런이 많으며 바람이 많이 불거나 핀과 그린 사이의 공간의 여유가 많을 경우 유용합니다. 샌드웨지는 바운스가 특별히 높지 않은 경우 페어웨이나, 약간의 러프에서 유용하며 탄도도 피칭웨지보다는 높고 스핀도 많이 걸리지요.
로브웨지는 원래 페어웨이용으로 디자인된 클럽(Minimal Bounce)으로 타이트한 라이에서 높고 강한 스핀을 걸리게 만들어 줍니다. 포대 그린이나 빠른 그린에서 유용합니다. 그리고 짧은 벙커샷에서도 좋지요.
웨지가 세 개 이상이 되면 어떤 게 좋을까요.
100야드 이내에서 골프가 사용할 수 있는 샷의 옵션이 많아진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테크닉이나 힘 조절을 하지 않더라도 클럽만 바꿔서 사용함으로써, 훨씬 안정된 어프로치샷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단 각 웨지를 풀 스윙 하였을 경우 날아가는 거리를 꼭 계산해 놓아야 함은 필수입니다.
“골프백에 2번 아이언이나 3개 이상의 웨지를 가지고 다니는 골퍼와는 내기를 하지 마라”는 골프 속담이 있습니다.
2번 아이언을 다룰 수 있는 파워 플레이어나 3개 이상의 웨지를 가지고 다니는 숏게임 전문가와는 내기를 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웨지게임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진정한 싱글에 이르는 첩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