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기밀”The Discloser
한국영화, 장르:범죄,드라마 개봉:2018.01.24
감독:홍기선, 제작:미인픽쳐스
주연:박대익,김정숙,최무성, 관객:213,499명(2018.02.05.현재)
1. 방산비리 폭로와 관련한 내부자 고발
2002년3월, 차세대 전투기 사업명 “F-X사업”의 공군시험평가단 부단장 “조주형” 대령은 국방부 핵심인사가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F-15K을 선택하고 시험평가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제보하였다. 이 제보는 당시 미국 내에서 사실상 단종된 F-15K 선정에 압력을 넣은 사실과 국방부가 평가기준을 조작하려 했다는 사실이 폭로되었다. 그러나 국방부는 조주형 대령을 F-X기종선정 발표직전에 군사기밀 누설 혐의로 기소해 1심에서 징역 3년형, 대법원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형이 확정되었다.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내부 고발자의 용기에 대하여 처벌이 주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다.
2006년, 현역 해군장교인 “김영수” 소령은 육해공군 통합기지인 계룡대 근무지원단 간부들이 9억4천만원을 횡령한 정황을 군 수사기관에 신고하였으나 수사불가와 혐의없음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후 국고 손실을 확인한 후에도 관련자에 대한 징계는 이루어 지지 않았다. MBC-PD수첩 방송(2009년10월)후 재수사가 벌어졌고 현역 해군간부와 군무원 등31명이 사법처리 되었다. 그러나 김영수 소령은 배신자로 낙인 찍혔고, 2011년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훈장이 수여되었지만 스스로 전역을 선택하였을 정도로 심적 부담이 매우 컸다.
2. 영화 “1급기밀”
야전부대 지휘관으로 오랜 근무를 하던 “박대익”(김상경역)중령은 국방부 군수본부 항공부품구매과장으로 발령을 받는다. 군수본부장인 “천장군”(최무성역)의 오른팔인 “남선호”(최귀화역)대령과 동기인 박대익 중령은 천장군의 총애속에 승승장구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천장군과 “강장군”의 골프회동에 초청된 박대익 중령은 인사참모본부장으로부터 즉석에서 대령진급 대상자에 오르는 등 수직 급상승의 날개를 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공군 전투기 파일럿 “강영우”(정일우역) 대위가 경쟁사 부품업자를 대동하여 동석한 자리에서 전투기 부품공급 업체 선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였다. 박대익 중령은 사무실로 돌아간 자리에서 부품구매 서류를 확인하던 중 특정 구매물품에 미국의 에어스타가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에어스타의 “캐서린”(유선역)은 미국방부와 한국의 국방부를 연결하는 로비스트다. 예비역 장성들로 포진되어 있는 방산비리문제는 정관계로 거미줄처럼 퍼져 있어서 한번 터지면 대수술이 불가피한 것이었다. 에어스타의 부품 가운데 어떤 제품은 단종된지 이미 5년이 지난 제품도 있었다. 부품가는 더욱더 가관이었다. 최저 20배에서 최대 420배에 이르는 납품가 부풀리기는 상상할 수 없는 비리 백화점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항공부품구매과 직원들에게 이유를 물어 보았지만 오히려 박중령은 “황주임”(김병철역) 등 직원들로부터 왕따를 당한다. 비리 사실을 폭로하여 국고손실을 막겠다는 정직한 행위였지만 박중령에게 돌아온 것은 비난의 화살이었다.
같은 시기, 강영우 대위가 불량부품으로 얼룩진 전투기로 인하여 추락사고를 당하여 중태에 빠지는 일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진실규명을 외면한 채 남선호 대령을 중심으로 조종사 과실로 사건을 은폐하는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본 박중령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충격을 받는다. 군 검찰수사본부 “정인국”(신승환역) 검사와의 비밀면담에서 이러한 사실을 폭로한 박중령은 보다 구체적인 정황증거와 함께 방산비리를 추적하는 “PD25시”의 “김정숙”(김옥빈역)기자와 접촉한다.
모든 조사가 끝나고 방송에 나갈 무렵 아내와 딸 “시원”(이지원역)의 집을 찾아온 군 검찰단이 박중령의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날마다 협박전화를 일삼고 있다. 결국 아내와 딸은 친정으로 가고 박대익중령은 한직으로 발령받는 등 외로운 전쟁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방송은 중단되고 군 검찰수사과 정인국 또한 외국으로 발령을 받아 전출되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위기는 기회가 된다.박대익 중령과 김정숙 기자는 캐서린의 비서로부터 로비스트 내역을 입수하고 천장군으로 하여금 함정에 걸려 들도록 유도하였다. 예상대로 천장군이 함정에 걸려 들었고 자신의 입으로 비리의 존재가 있었음을 시인하는 우를 범한 것이었다. 결국 이 내용은 MBS전국방송을 타고 만천하에 공개 되었고 방산비리의 실체가 그 모습을 드러 내었다.
영화는 끝이 났다. 현실은 영화와 달리 그 민낯을 아직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그저 의구심만이 여전할 뿐이다. 천장군은 자기 사람들에게 늘 식구라는 말을 하였다. 자기 식구들을 챙기고 보살펴 주는 지극 정성은 믿음이었지만 그 믿음은 잘못된 믿음과 충성이었다. 그리스도인은 이 영화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그리스도인들도 “식구”를 많이 강조한다. “새가족”, “가족”이라는 단어를 어렵지 않게 사용한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가족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용서와 화해와 관용과 배려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듯이 그만큼 용서와 화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교회는 많은 것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빛을 발하기 보다는 어둠을 비출때가 있고 소금맛을 내기 보다는 부패한 냄새가 코를 진동할 때도 있다. 내부 고발자가 나서서 교회를 비판하고 폭로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니다. 진정 회개의 손길과 자성만이 지금의 교회가 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가 아닌가 싶다.